한나라 "노대통령 사과, 비서실장 해임해야"

청와대 행정관의 아내 살인사건에 대해 한나라당이 '정치 공세로 갈까 말까' 수위 타진에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처음으로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을때에는 단순살해사건으로 간주해 논평을 자제했으나 청와대 행정관 이모씨와 아내의 부부싸움 원인이 '외도' 때문이었고 상대 여자가 청와대 직원이었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보도되면서 한나라당도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격을 서서히 시작하고 있다.

보수언론들도 청와대 기강해이를 문제삼고 나오면서 전면화 시킬 태세다.

한나라당은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과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등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한나라 "사과 한마디 없나. 국민 무시하는 오만의 극치"

이계진 대변인은 22일 "아내를 살해 해 놓고 버젓이 청와대로 출근을 하고, 열린우리당에 전화를 해서 자기가 살해한 아내의 출근까지 확인 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는 청와대 직원이 둘이나 관여되어 있다는 보도도 있다"며 "국가 최고의 권력기관인 청와대 간부가 아내를 살인하고 청와대 내에서 불륜이 진행 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정말 국민에게 큰 충격이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이렇게 끔찍하고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앞에 경위 설명이나 대국민 사과 한마디 없다"며 "군대에서 작은 폭행 사건 하나만 발생해도 지휘관은 줄줄이 문책을 당하고 책임을 지는데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국장이 살인을 저질렀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사과 한마디 없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함의 극치를 보이는 것으로 지탄 받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청와대 간부 살인 사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앞에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또한 직원 관리 책임을 물어 이병완 비서실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이번 사건은 도덕적인 문제를 촉구하는 선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대응 방법에 대해서) 깊이 논의해 보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병완 실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청와대 행정관이 범죄를 저지른다면 청와대의 인적 구조가 얼마나 취약하고, 도덕적 불감증이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청와대가 이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지도 않고 있는데 비서실장 정도는 국민에게 사과해 청와대 기강확립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렇게 청와대비서실의 기강이 극한에까지 도달하게 된데는 청와대 자체적인 시스템에 크나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제 대통령 임기가 2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국민들에게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기 때문에 차제에 청와대의 기강쇄신을 전면적으로 실시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당혹스런 열린당 "비약도 어지간해야지"

반면 이해찬 전 총리 '골프 파문'으로 겨우 한 고비를 넘긴 열린우리당은 또다시 이 사건이 여론을 악화시킬까 숨을 죽이는 분위기다.

사안 자체가 예민해 아예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청와대 행정관의 아내가 열린우리당 당직자이기 때문에 더욱 더 언급을 꺼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단순한 개인적인 사건이다"며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들이 너무 편파적이고 의도적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이 청와대와 무슨 관련이 있겠나"라며 "비약도 어지간해야지 대통령의 사과를 주장하는 것은 살인범을 낳은 엄마에게 책임을 묻는 꼴이다"고 흥분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당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서 할 얘기가 없다"며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더라도 너무 조심스러워서 우리가 주체가 돼서 어떤 행동을 할 수 없다"고 난감해했다.

그는 이어 "사람 목숨을 가지고 공세를 하느냐"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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