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인인증서는 화이트리스트, 우리에게 못 준다고 하니까 우리도 공인인증서 못 줘”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김준형 신임 국립외교원장은 27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로 한미동맹이 흔들렸다는 일부 주장에 “동맹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동맹에 대한 자신감이 없나? 66년의 동맹이 일본 지소미아 공인인증서 하나 때문에 흔들린다고?”라고 반문했다.

김준형 원장은 이날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와 실망”을 거듭 밝히고 있는데 대해 야당이 “한미동맹 해체”라며 정부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지소미아 협정에 대해 “미국이 한·미·일 동맹을 묶기 위한, 특히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종의 인프라”라며 “많은 주한미군 역대 사령관들이 ‘이것은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가는 입구’라고 했고 그 다음 추진됐던 게 악사(ACSA)라고 군수지원협정이다. 그러니까 일본과 우리가 군수장비나 실탄, 탄약 같은 것을 교환하는 동맹으로 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종료 결정에 대해 “지소미아는 일종의 (동맹 신뢰의) 공인인증서다. 우리가 공인인증서를 만들어 인터넷 금융 거래 할 때마다 사용하고 신분 증명을 위해 1년마다 갱신하지 않나?”라며 “일본의 공인인증서는 화이트리스트다. 그전에는 우리에게 줬지만 이제 공인인증서 못 준다고 하니까 우리도 공인인증서 못 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지소미아 재연장 가능성에 대해 “북핵 문제도 그렇고 요새 국제정치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가역적이냐 비가역적이냐다”며 “얼마든지 가역적”이라고 일본이 화이트리스 배제조치를 철회하면 한국 정부도 지소미아 재연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번 한일갈등 배경에 대해 “‘미래를 어떻게 살 거냐’ 하는 비전이 다르다. 아베는 중국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 냉전, 대결구조, 특히 미중 충돌 구도를 이용해 군국주의로 돌아가고자 하는 게 미래 비전”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결국 분단체제로 계속 가는 것이고, 북한과 적대해야 되고, 중국과 적대해야 한다”고 미래 비전의 충돌로 봤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과거의 희생자로서 남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미국과 동맹이지만 이 동맹은 안보를 위한 것이지 미래에 중국과 대결을 위한 것이거나 대결 구조로 분단체제를 영속화하는 동맹에는 동의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일본 전략과 한국의 미래 전략이 충돌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국이 너무 부상해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의 적당한 군사협력은 좋지만 전적으로 중국을 적으로 삼는 동맹은 참여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국의 결정에 미국이 반발하는데 대해 “한미협약 같은 것들에 이면에서 우리가 사실상 저항한 것이 꽤 있다. 예를 들어 개성연락사무소도 사실 미국의 반대가 많았다”며 “그런데 전략적 차원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낸 건 굉장한 의미가 있다. 차후에 우리가 다시 지소미아를 하더라도 이게 동맹으로 간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 이번에 확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확실히 경계선이 있는 지소미아’라는 우리 입장을 밝힌 것이기 때문에 차후 포석을 위해서도 저는 잘했다고 본다”며 “결국 한미동맹도 국익에 앞설 수 없다. 사실 건강한 동맹은 서로 비판할 수 있고 서로 안 맞을 때는 경계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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