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방한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단 이유로 수출규제 조치 취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는 어렵다”는 우리의 기본입장을 설명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가진 문 대통령의 에스퍼 장관 접견 브리핑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전하고 “더불어 문 대통령은 한미일간 안보협력도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고 이에 에스퍼 장관은 공감을 표했다”고 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관련 이슈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에도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지소미아와 관련해 일본에게 수출 규제조치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문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이 최근 올해 한미 공중연합연습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대한 북측의 반응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상황과 관련 “불과 2년 전만 해도 한반도 상황은 매우 불안정했지만 지금은 대화를 통해 새 국면을 만들어냈다”고 한반도 상황을 평가하자 에스퍼 장관도 “깊이 공감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문 대통령 리더십 덕분에 지금의 평화의 길 걷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구축을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긴밀한 소통 통해 공통의 목표를 이뤄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 그러나 고 대변인은 관심의 초점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자리에는 미국 측에서는 에스퍼 국방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 마크 밀리 합참의장,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 등이 참석했고 우리 측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박한기 합참의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의 추가적 압박이 예상된다는 지적에 “왜 추가적인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가정하는지 모르겠다”며 “마치 지소미아가 완전히 종료가 결정된 것처럼 보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고 아직은 시일 남아있기 때문에 정부도 이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 일주일 정도 시한이 남아있는데, 일본 변화된 입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미연합공중훈련 축소에 대해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 모두 긍정평가를 한 부분에 대해 “북한쪽에서도 입장이 나왔기 때문에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나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다만 훈련 조정 결정이 언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