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달 시인'으로 이름난 권대웅 도서출판 '마음의숲' 대표가 4.15총선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윤미향 전 ‘일본군성노예제 문재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응원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권대웅 시인은 29일 페이스북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선출되어 요즘 봉하마을, 현충원 김대중 묘역 참배 등 행보를 하는 그녀의 모습이 뉴스에 비춰질 때마다 울컥울컥 목이 미어 온다. 잘됐어! 잘됐으면! 잘될거야! 잘할거야! 가슴에 이 말들이 울컥울컥 올라온다”면서 윤미향씨에 대한 오래 전 기억을 털어놨다.

권 시인은 “춥고 바람부는 어느 겨울날,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혼자 일본대사관 앞에서 할머니들에게 저지른 일본군위안부 만행을 외치던 애띈 그녀 모습이 떠오른다”며 “남편 옥바라지를 하고 있을 때였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에 언급된 그녀의 남편은 김삼석씨(현재 수원시민신문 발행인)다. 김삼석씨는 여동생과 함께 김영삼 정권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지금의 국가정보원)가 프락치를 이용하고, 고문 등 가혹행위를 통해 만들어낸 공안사건인 이른바 ‘남매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돼 4년동안 옥살이를 했다.

권 시인은 “그녀가 어린 딸을 키우며 혼자 벌고 혼자 옥바라지를 하고 혼자 외쳤던 그 가난의 날들을 나는 기억한다, ‘삼석이가 재산세 신고를 했는데, 2018년 7만4000원, 2019년 7만2000원이더라고’ 며칠 전 그녀와 함께 만난 남편이 웃으면서 말했다”며 “7만4천 원어치 고기 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권 시인은 “김삼석. 스물네 살의 청년이었던 그와 나는 스물여섯 살에 만나 명동성당청년연합회에서 몇 년을 뒹글었다. 청년미사, 김수환 추기경님, 명동성당 교육관 단체방, 농활, 6월항쟁, 조성만, 명동성당 앞 골목 후미진 술집에 구겨앉아 울며 부르던 노래들이 떠오른다”며 “맑고 명랑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삼석이는 글을 참 잘썼다”고 회상했다.

권 시인은 “남편 옥바라지를 하던 그녀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나온다. 삼석아! 이제 그대가 뒷바라지를 하라. 그녀가 국회로 갔으면 좋겠다”며 “가난하고 힘들어도 더 가난하고 힘든 할머니들을 위해 청춘을 바쳤던 집념의 그녀”라고 윤미향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30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수요일이면 할머니들을 위해 일본대사관 앞에 서던 그녀. 어느새 동일 주제로 세계 최장기 시위를 기록하며 전세계 만방에 할머니들과 소녀상과 일제강점기 일본군위안부 만행을 알린 감동의 그녀.”

권 시인은 “그녀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7번으로 선출됐다. 누군들 그런 삶이 없었겠냐마는 처연했던 생 앞에서도 더 낮았고 더 가난했고 더 한 길만 걸었던 그녀가 더 아름다울 수 있기를 빈다”며 “따뜻하고 밝고 환한 나의 모든 달기운를 모아 응원한다. 감개무량이다. 울컥울컥 마음에 깊이 사무치는 느낌이 그지없다”고 거듭 윤미향 후보의 당선을 기원했다.

한편 권대웅 시인은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달을 쓰고 그리는 ‘달 시인’으로 유명하다. 주요 작품으로 <당신이 사는 달>,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나는 누가 살다 간 여름일까> 등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범여권 비례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23일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 34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했다.

한편 다음달 치러지는 4·15 총선에 총 41개 정당이 참여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등록된 정당 51개 중 41개가 지역구나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에 모두 참여한 정당은 15개이고, 지역구 선거에만 참여한 정당은 6개, 비례대표 선거에만 참여한 정당은 20개다. 지역구 후보는 1천118명, 비례대표 후보는 312명으로 집계됐다.

지역구 후보자의 공통기호는 의석수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이 1번을 배정받은 데 이어 미래통합당 2번, 민생당 3번, 미래한국당 4번, 더불어시민당 5번, 정의당 6번 등으로 6개 정당이 전국 통일 기호로 부여받았다.

전국 통일 기호는 '지역구 의석 5개 또는 직전 선거 득표율 3%' 기준을 만족해야 받을 수 있다.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 용지에는 기호 1번과 2번인 민주당과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아 기호 3번인 민생당이 첫 칸을 차지했고, 이어 미래한국당(4번), 시민당(5번), 정의당(6번) 순으로 기재된다.

정의당 이후로는 국회의원 의석수 및 지난 선거 득표율을 기준으로 우리공화당, 민중당, 한국경제당, 의석수가 1석으로 동일해 추첨을 통해 기호를 부여받은 국민의당, 친박신당, 열린민주당 등 순으로 배치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경우 지역구 투표용지에서는 맨 위 칸에,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대표용 정당인 시민당은 정당투표용지의 세 번째 칸에 각각 위치하게 된다.

통합당과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경우에는 지역구 투표지와 정당투표지 모두에서 두 번째 칸을 배정받는다.

국민의당은 정당투표용지의 8번째 칸에, 친여(親與) 비례정당을 표방하는 열린민주는 10번째 칸에 각각 위치하게 된다.

이 외에도 코리아(기호 13번), 가자!평화인권당(기호 14번), 가자환경당(기호 15번), 국가혁명배당금당(기호 16번), 국민새정당(기호 17번) 등이 뒤를 잇는다. 노동당은 기호 22번, 녹색당은 기호 23번, 미래당은 기호 26번을 각각 받았다.

비례대표 선거 참여 정당이 35곳으로 확정되면서 정당투표용지는 48.1cm 길이로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에 따르면 정당 수가 23개를 넘어가면 기표란 높이는 1cm로 유지하되 구분 칸을 0.2㎝(기존 0.3cm)로, 용지 위아래 여백을 6.3cm(기존 6.5cm)로 각각 줄인다.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정당투표용지가 투표지분류기에 넣을 수 있는 길이(34.9cm)를 넘어서면서 100% 수개표가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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