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 발표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지지율 격차 유지 여부가 포인트”
“누가 당선되든 미중 갈등 악화...전략적 모호성 유지 어려울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기는 하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할 가능성 역시 상당히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KIEP는 19일 발간한 ‘2020 미 대선 분석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위해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당선을 위한 마지막 허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되며, 바이든 후보가 이를 넘을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 투표 직전까지의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바이든 후보가 향후 2주간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며, 소수 인종과 젊은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성향을 득표로 연결하는 데 성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전에 관계없이 무난히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머뭇거리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뒤처진 여론조사 결과를 만회하여 핵심 경합 주를 중심으로 지지자들의 결집을 득표로 연결시킬 경우 2016년 대선과 같은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0월 4일~17일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평균적으로 8.9%p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7일 5.8%p까지 좁혀졌던 격차는 이달 12일 10.2%p로 벌어졌다가 다시 축소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대선 결과를 좌우할 스윙스테이트 중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빼앗긴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의 표심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기반이었으나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박빙의 승리를 안겼다. 

보고서는 “3개 주 여론조사 결과, 2016년 같은 시기에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후보를 6.8~8.6%p 앞서고 있었으며, 이는 2020년 현재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봤다.

이어 “클린턴 후보의 경우 10월 중순 이후 투표 직전까지 이들 3개 주에서의 지지율 격차가 급속히 좁혀졌으며, 따라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투표일 직전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탈환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당 지지성향의 소수 인종 및 젊은 유권자 표심을 민주당 득표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지금까지 이들 지역의 소수 인종 및 젊은 유권자들의 개혁과 변화의 요구를 포용할 만한 바이든 후보의 확실한 메시지는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젊은 유권자들에게 바이든 후보는 2016년 대선에서의 클린턴 후보와 유사하게 부분적으로나마 기득권층의 인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흑인인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샌더스 상원 의원이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고,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등 민주당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바이든 후보가 고령의 이미지를 지닌 한편 소수인종과 젊은 유권자를 향해 정확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고, 선거 유세에서 계속된 말실수를 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보다 카리스마적인 면에서 뒤떨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뒤처진 여론조사 결과를 만회하기 위해 지지자들의 결집을 촉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중인식을 활용, 코로나19의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고 자신이 중국에 대항할만한 강한 대통령이라는 메시지를 지지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2020년 2/4분기 실질GDP가 전년대비 마이너스 30%를 기록해 2020년 1인당 GDP 증가율이 전년에 비해 하락할 것이 확실시 되는 점은 비록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보고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우편투표 실시의 확대는 상대적으로 민주당 바이든 후보에게 일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박빙을 보였으며 양당 후보가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플로리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주에서의 우편투표율 상승은 민주당 지지층의 높은 우편투표 선호도를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 지지성향의 유권자가 공화당 지지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편투표를 선호하고, 또한 우편투표제가 일시적으로 확대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민주당 득표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는 민주당 지지성향의 유권자라고 해도 2016년과 같이 바이든 후보가 충분한 개혁 성향을 보이지 않을 경우 제3당의 후보를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첫번째 미 대선 TV토론회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첫번째 미 대선 TV토론회 <사진=연합뉴스>

 

“어떤 행정부든 미중 갈등 고조될 것”
“중장기적 시각에서 대외정책 원칙 정립 필요”

한편 보고서는 “2020년 미 대선 결과 전망에 기초할 때 민주당 바이든 신행정부의 출범 가능성이 높으나, 트럼프 제2기 행정부의 출범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어 우리나라로서는 두 가지 경우 모두를 상정하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트럼프 또는 바이든 둘 중 어떤 행정부가 출범하든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단기적으로 부침이 있을 수 있으나 결국 점진적으로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와 같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중장기적 시각에서 국익에 기초하여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외정책의 원칙을 시급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시 대외정책은 큰 변화없이 정책기조가 그대로 이어지겠지만, 중국과의 갈등은 일시적으로 지금보다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어 “미·중 갈등은 패권경쟁의 속성상 중장기적으로 점차 심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도 상소기능이 정지된 반쪽짜리 WTO 다자통상체제에 적합한 대응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대북관계에 대해서는 “대북 관계에 공을 들여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2기 행정부 기간 동안 구체적인 성과 도출을 추진할 수 있으며, 이때 우리의 이해가 반영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개인적 성과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임기 내 미·북 관계가 예상 밖으로 순조롭게 풀릴 수 있으며, 이에 대비하여 우리 정부가 다양한 타협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시에는 “미국의 대중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보다 치밀해지고, 특히 전통적인 우방과의 연합 및 공조를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후보는 대외정책 추진에 있어 미국 단독의 힘보다는 ‘전통 우방과의 공조를 통한 접근이 그 영향력을 배가시킬 수 있으며, 동시에 미국의 부담도 가볍게 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문제에 보다 직접적으로 개입하면서 미국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통해서 미국의 이익을 보다 분명하게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이어 “효과적인 대중 압박과 성과 도출을 위하여 전통적 우방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더욱 빈번하게 미국 중심의 우방국 공조그룹에 우리나라의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바이든 행정부는 국무부 중심의 외교정책을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점진적 접근을 취할 것으로 보여,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미·북 간 관계가 급격히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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