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3일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3일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김만흠 진행자 라임, 옵티머스 처럼, 사모펀드가 부도나는 경우는 어느 정도 비중인가?

황장수 올해 들어서 8월 말까지 160여개 펀드의 환매연기가 발생했고, 8월에만 24개라고 한다. 박근혜 정권까지만 해도 사모펀드 환매연기는 하나도 없었는데, 2018년부터 시작됐다. 2015년 사모펀드하고 자산운용사에 대한 기준을 확 낮췄는데, 그전에는 아무나 할 수 없었다. 지금은 펀드회사, 즉 자산운용사가 240개쯤 있고, 운용하는 펀드가 13,000개 정도다. 이중에 펀드로 보면 한 300개, 자산운용사로 보면 20개가 추가로 사고가 날 것 같다고 한다. 기준을 낮추었다고 직접 부도사태로 이어진 것은 아니고, 이번에 보면 수탁사, 예탁결제원, 금감원 이런 장치가 하나도 작동을 안 했다. 관리 감독, 운영의 문제가 별 건으로 있다는 이야기다.

김만흠 진행자 라임, 옵티머스 같은 경우가 여러 가지 사고 중의 하나인지, 아니면 뭔가 정치적인 의혹 같은 게 있어서 쉽게 이런 사태까지 간 건지 전제가 다를 것 같아서, 통계를 물어봤다. 진행과정 전반은 우리가 다룰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정치적으로 몇 개 관련된 대목을 중심으로 얘기 해보겠다. 강기정 수석 논란에다가 그쪽 행정관 출신 문제가 있고, 문서에 이 사람 저 사람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역으로 라임 관련해서 검사들한테 향응 제공했는데 본 건 수사검사에 포함된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황장수 사실 본질은 펀드를 빙자한 사기고, 라임하고 옵티머스는 진짜 악질이다. 하다 보니까 투자를 잘못해서 예를 들어 외국 상품에 투자를 했는데 상품의 성격을 잘 몰랐다거나 할 수는 있다. 남의 돈 모아 다른 데 투자해서 큰 돈을 불려주겠다는 것이고, 공모가 아닌 사모펀드를 하는 건 이자가 좀 더 높기 때문이다.

라임의 경우 상품이 수두룩하게 중층 구조를 이루면서 생긴다. 김봉현이 있고, 원종균 사장과 이종필 부사장이 나오는데 이들은 돈을 모아주는 거고, 그걸 받아서 움직이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고 보인다. 관련된 큰 덩치들이 낸 사고는 언론이 보도도 안 하는 것 같은데, 작은 역할에 불과한 김봉현이 검찰이 유착됐니, 정치가 유착됐니 하고 있다. 옵티머스 경우에는 이혁진은 아무 것도 아니고, 김재현이나 윤석호 변호사, 이진아 변호사 이름이 나오는데 이들이 처음부터 한 덩어리로 그냥 빼먹은 거다. 라임은 사고액수가 1조 6천억이고 옵티머스는 5,151억이니까 라임이 옵티머스보다 3배가 큰데, 라임은 복잡하게 얽힌 여러 명의 투자자들이 중심이고 경영자는 껍데기들인 반면, 옵티머스는 경영자가 핵심이고 그들이 돈을 다 빼돌렸다는 데 차이가 있다.

차재원 황 소장이 말씀하신 것 중 제가 아는 것과 좀 다른 부분이 있다. 일단 사모펀드가 이렇게 큰 문제가 된 결정적인 이유는, 2015년 창조경제를 한다고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자체를 확 푼 거다. 금융규제 철폐 차원에서, 예를 들면 최소 투자금액이 5억인데 1억으로 낮췄고 자기자본 기준도 내려줬다. 금융당국 스스로가 사실 사모펀드에 대해서 마음의 빗장을 열었던 거다.

또 하나는, 사실 투자한 사람들 상당수는 라임이나 옵티머스를 보고 투자한 게 아니다. 판매처인 NH투자증권이라든지 일반 시중은행을 믿고 투자한 거다. 피해자들은 판매 창구에서 위험이 있다는 걸 제대로 설명을 안 했다고 주장하고, 그래서 라임 같은 경우 펀드를 팔았던 회사들한테 ‘다 물어줘라’ 이렇게 된 거다. 판매회사들은 할 수없이 주긴 주는데, 주고 나면 옵티머스나 라임한테 구상권을 청구할 거다.

문제는 상당수 투자자들이 판매사의 말만 믿고, 옵티머스나 라임의 실체를 모르고 들어갔다는 것인데, 그러면 NH투자증권이나 시중은행들은 뭘 믿고 이런 부실 투자펀드 상품을 팔았을까. ‘뭔가 있는 거 아닌가’라는 건데, 예를 들면 옵티머스 같은 경우는 고문 중의 한 사람이 이헌재다. 옵티머스 한창일 때 금감원장이 최홍식라고, 이헌재 사단의 한 사람이다. 금융계의 이헌재 사단들이 이헌재 고문이 관계된 회사니까 건드리지 않았다고 보는 거다. 그리고 옵티머스의 또 다른 고문이 채동욱이다. 채동욱은 옵티머스가 투자하려는 경기도 물류단지와 관련해서 이재명을 만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체적으로 판매사들에게 정치권이나 고위직의 압력과 개입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고, 이런 사고가 날 정도면 뭔가 리스크에 대한 보장이 없으면 쉽지 않은 것이라, 사람들이 권력형 게이트라고 보는 거다. 그런데 김봉현이 강기정한테 돈 줬다고 했다가, 그건 사실 ‘윤석열의 한 방을 위해 강기정 잡아야 한다’는 검사들 부탁을 받고 한 것처럼 말을 바꿔버렸다. 검찰이 정권에게 맞서기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는 식으로 말이 바뀐 거다. 이걸 갖고 추미애가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이것도 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홍형식 금감원에 미스테리쇼핑이라는 것이 있는데, 1년에 한두번씩 투자자나 예금자 신분으로 암행 감찰하여 자문하고, 계약하는 전 과정을 창구에 있는 사람들은 모르게 조사한다. 창구직원들은 상품의 성격과 리스크를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지 교육을 받을 뿐 아니라, 이런 걸 상담하는 사람들은 베테랑들이다. 그런데 1~2명도 아니고, 집단적으로 위험한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 그래서 이 상품들의 판매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의혹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판매되는 과정에서 뭔가 석연찮은 프로세스가 있었다고 보인다.

김능구 이번에 라임, 옵티머스 같은 경우는 개미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봤다. 사실상 국민 전체가 손실을 본 거다. 차제에 규제개혁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국민들과 정치권이 확실하게 각성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사모펀드는 위험한 만큼 엄격한 기준이 있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공개로 49명까지 모집하는 건데, 그건 스스로 책임지고 하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개미들이 함부로 투자할 수 없도록 한 최소 투자기준 5억을 1억으로 낮춘다. 펀드를 설계하고 운용하고 책임지는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 기준 60억 이상을 10억으로 낮춘다. 금융위원회가 2015년도에 그렇게 했다. 그 결과 2014년도에 10곳에 불과했던 사모펀드회사는 2019년도에 217개, 20배나 증가했다. 규제를 완화하는 그때 이미 부실의 씨앗이 잉태됐다는 거다.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생긴 신생 자산운용사, 사모펀드가 시장에서 자리 잡으려면,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처가 필요하고, 공공기관 등에서 투자가 들어와야 된다. 자산운용사와 판매처인 금융기관, 그리고 투자하는 공공기관 이들 3자속에서 소액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게 되는데, 이 구조가 이뤄지려면 누군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미국에서 일어난 금융대란을 두고 권력형 비리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런 문제가 생기면 그 뒤에 권력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그동안의 학습을 통해 아는 거다. 그러니까 실제든 아니든 간에 누가 있다는 이야기가 처음에는 루머처럼 돌다가, 대형 금융사에서 판매하고 하니까 이게 나라에서 하는 모양이다, 보전이 되는 모양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다들 참여한 거다.

알앤서치가 10월 19일에서 20일 조사를 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되는데, 이게 금융사기냐 권력형게이트냐를 물어봤는데 ‘금융사기다’라는 게 26.2%, ‘권력형게이트다’가 52%다. 참고로 이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는 45%로 다른 조사와 비슷한 경향인데, 특검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65%가 나왔다. 홍 소장님이 늘 이야기한대로 60% 이상이 되면 그 여론은 힘을 받는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보수는 말할 것도 없고, 중도진보, 중도보수까지 중도 성향이 모두 다 ‘권력형 비리’고 ‘특검이 필요하다’고 나타난 거다.

김만흠 진행자 황 소장은 일찍부터 연말에 가면 이 문제가 터질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던 것 같다. 권력형으로 생각했는가?

황장수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모습이다. 옵티머스 같은 경우 설립할 때 금감원 직원들이 자본금 모자라는 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다 가르쳐줬다고 하더라. 공신력을 더해주기 위해 전파진흥원 같은 데서 748억을 투자 해줬다. 나중에 보면 마사회 등이 80억을 더했다. 이렇게 공신력이 생기면 은행 창구에 갖다 파는데, 보통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상품을 설계해서 은행에 들고 가면 사기꾼 대하듯이 투자처나 관련 증거를 요구한다. 그런데 농협 같은 경우에는 제안한지 3일 만에, NH투자증권 대표실에서 승인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상품에 대한 설계 분석도, 수학적인 검증도 안 하고 해준 거다. 대신증권 같은 경우에는 라임펀드 판매를 반포 센터장에게만 열어주었다고 한다. 공범으로 구속됐고, 신한투자증권에서도 간부 한 명이 구속됐다. 짜고 치는 거다. 그렇게 은행에서 이 상품을 팔게 되면 은행 직원들 권유로 나이 드신 분들이 사모펀드, 공모펀드 구분도 못 한 채 투자하게 된다.

투자된 돈은 중간에 수탁사를 정해서 넣어놓고 운용사의 운용지시를 처리하게 되어 있다. 옵티머스는 공사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 했는데 그게 전부 위조였다. 서류가 제대로 됐는가를 예탁결제원이 감정하고 보관 하는데 그것도 넘어갔다. 문제가 생기니까 금감원이 조사를 하러 갔는데, 라임 같은 경우는 그 조사 중에도 현금 유출이 있었다고 한다. 김봉현이 들고 있던 현금이 조사 중에 빼낸 거라고 한다. 이렇게 빼낸 돈으로 코스닥 회사들 주가조작 해서 투자자 돈을 메우려는 시도도 있었는데, 이게 뜻대로 안 되니까 펀드를 새로 만들어서 그 돈으로 앞에 거 메꾸는 폰지 사기로 들어간 거다. 그러니까 감시 구조는 완전히 눈을 감고 있었고, 은행은 위에서 내리 찍어서 팔았고, 그 다음에 공신력을 빌기 위해 공공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차재원 여러 의혹이 있지만, 현 단계에서 권력형 게이트라고 단정 짓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첫째 김봉현이 강기정한테 돈을 줬다고 했다. 이강세란 사람에게 부탁했는데, 이강세는 일요일에 청와대 들어가서 5천만원 현금으로 줬다 하는데, 이건 좀 현실적이지 않다. 혹자는 일요일에 차로 들어가면 일일이 안 봤을 거란 이야기도 하지만, 검찰이 보겠다는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협조하라고 했으니 아마 곧 밝혀질 거다.

그리고 관계된 사람들을 보면, 권력 차원에서 조직적인 힘의 행사가 있었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 수 있는지 저는 의문이다. 예를 들면 금감원의 감시 문제는 이번에 구속된 청와대 전 행정관, 금감원에서 파견된 이 친구가 사실 다 해줬다는 거다. 실무적 단위에서 상당히 도움을 준 것 같은데, 개그맨 김한석이 투자할 때 봐주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제시했던 명함이 금감원 파견 행정관이다. 그리고 옵티머스와 관련해서는 이진아 변호사,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전 행정관인데, 그 정도 체급으로 은행, 고위직들을 그렇게 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생각에 은행은 수수료를 목적으로 실적을 올리는 차원에서 캠페인을 했던 걸로 알고 있다.

황장수 이진아는 공범이다. 그냥 공범이 아니라 빼돌린 돈을 가지고 있고, 옵티머스의 윤석호하고 둘이 주역이다. 나이가 36세인가 밖에 안 됐는데 서울시의 고문변호사, 국정원의 법률자문, 농어촌공사의 사외이사이고, 농어촌공사의 돈 20억도 당겨갔다. 30대 중반의 변호사 경력밖에 없는 사람을 민정수석실의 행정관이 되었다. 누가 넣었나?

차재원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제가 추론한 바로는, 이진아가 국정원 댓글 사건 때 변호인단에 들어가 있었다. 김남국하고 이강철하고 같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 그 때 연을 맺었던 것 같다. 그 보다 은행 고위직들에게는 누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아까 제가 얘기했던 이헌재 사단이란 얘기다. 고위급 관료를 만나보니까, 이번에는 진짜 이헌재 사단이 근절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만큼 아직도 암암리에 그 사람들이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거다.

김만흠 진행자 그러니까 권력형보다는 금융 마피아의 개입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건가?

차재원 저는 그게 좀 더 타당성 있어 보인다. 지금 나오는 이름들이 현직이 아니라 전직이고 그 영향력에서 나온 거란 이야기가 많다. 지난번 정무위 국감 때 그런 얘기가 있었다. 농협 같은 경우, 대표가 메모를 줬는데 실무자는 그걸 압력으로 느낀 거고, 대표는 그냥 한 번 만나보라는 이야기였다는 식으로, 자기들끼리도 말이 헷갈리고 있다. 그러니까 펀드를 판매하는 내부 시스템과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80년대, 90년대도 아닌데, 5년마다 정권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책임을 지고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특히 밑의 실무 단위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김능구 제가 어제 이개호 농수산위원장 인터뷰를 했는데, 마사회하고 농어촌공사가 수십억을 투자하면서 근로자 복지비를 전용해서 했다고 개탄하더라. 방어해야 되는 여당 위원장 입장 아니냐고 물으니, 이거는 말이 안 되는 일이고 철저하게 파헤칠 거라고 말씀했다.

우리가 금융기관을 경험해봐서 알지만, 그 사람들은 정말 귀찮을 정도로 철저하게 따지고, 천만 원짜리 대출을 받더라도 수십 장 각서를 쓰게 만든다. 그런데 이 사건들의 과정에서는 검증 기능이 전혀 작동을 안 했다. 판매처인 금융사와 자산매입을 담당하는 수탁은행, 그 사무처리를 체크하는 예탁결제원, 그리고 금감원 등이 전혀 기능을 못했다. 기준을 완화한 것은 자산운용사가 생겨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 거지만, 그것이 운용될 때 작동해야 되는 검증 프로세스에 이상이 생긴 거다. 저는 이것은 몇몇 실무진이 만들어낼 수 없다고 본다. 김봉현이 처음에 검찰이나 재판에서 여당 의원들 이야기 했다가, 서한에서는 야당 연루설, 검찰 연루설을 이야기 했다. 그래서 이럴 때 쓰라고 특검을 만든 거 아닌가 생각한다. 권력형 비리냐 아니냐를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피해자가 전 국민한테 퍼져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정리를 하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방적인 정리로는 아마 이해하고 넘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김만흠 진행자 특검으로 가야 된다는 이야긴데, 여당에서도 특검론을 일부 수용 가능할 것 같은가?

김능구 아까 말씀드린 여론조사를 보면 진보에서도 52.8%가 특검 찬성이다. 중도를 봐도 중도보수가 75%, 중도진보가 65%다. 물론 여당이 지금은 반대다. 상시특검인 공수처부터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형식 금융사기보다는 권력형 비리라는 응답이 훨씬 더 높게 나왔다고 했다. 국민들이 생각할 때 국민들은 사모펀드는 아니어도 유사한 금전거래, 금융거래, 이런 것들을 일상적으로 하고 산다. 사적인 거래나 일반 금융거래에서도 그렇게 철저하게 관리되는 금융시스템이, 이 사건에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거다. 특히 중도층이 진보나 보수보다도 더 비판적인 의견으로 나오는데, 대통령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저희들 조사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중도에서 제일 낮게 나온다. 뭐냐 하면 이 문제에 제일 이해관계가 크고 관심이 많은 층이, 아까 개미 투자자라고 했지만 제가 볼 때는 중도층, 중산층들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억지로 넘어가면 현 정부에 대한 중도층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아직 결정적으로 여론이 무너지는 현상은 보이지 않지만, 이런 사건이 누적되면 정권 말에 가서 큰 부담이 된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대통령 지지율을 물을 때 보수보다도 중도가 더 비판적으로 나온다는 건 일정 부분 중도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된다.

차재원 ‘은행이 얼마나 까다롭게 심사하는데’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 이 사건에서 은행은 자신의 돈을 빌려주는 게 아니고 중도에서 판매를 하는 거다. 쉽게 말해서 이 투자리스크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지는 거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펀드 판매사한테 금융위가 다 보상해줘라 했는데, 지금은 말을 안 하고 있지만 판매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관치금융이라고 해서 아마 소송을 제기할 거고,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할 거다.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판매 수수료라는 큰 떡이 보였던 거다. 그리고 자기들 돈이 나가는 것이 아니고 설사 손실이 난다고 해도 투자자들 문제라고 생각을 한 거다. 예를 들어 옵티머스 같은 경우, 공공 매출 채권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자체로 그건 누구나 탐이 나는 상품이다. 물론 꼼꼼하게 심사하고 설명해야 되지만 자신들이 대출할 때의 그런 엄격함과는 다르다는 거다.

김만흠 진행자 관련해서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윤석열 총장과의 힘겨루기 차원으로 한정된 것인가, 아니면 이번 사건하고 직접 연관이 있다고 보는가? 오늘 대검 국감에서 윤석열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상당히 긴 시간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서 부당 또는 위법의 소지까지 있다고 얘기했다.

차재원 저는 일종의 국면전환이라고 본다. 제가 권력형 게이트로 단정 짓기 어렵다고 한 것은 야당이 그런 프레임 짜는 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보는 건데, 마찬가지로 추미애가 수사지휘권 발동한 건 결국 검피유착, 검찰하고 언론이 유착한 그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검찰하고 피고인하고 유착했다는 프레임을 만든 거다. 사실 검찰개혁이란 측면에서 보면 검찰은 기존의 행태를 그대로 하고 있고, 공수처는 아직 발족도 못 하고 있다, 이런 사건으로 인해서 공수처를 하자는 명분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추미애가 수사지휘권 발동한 것 자체가 여권이 만들고 있는 프레임이란 생각이 드는 거다.

저는 너무 과했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윤석열 이름이 거명됐다고 하지만 그건 피의자의 이야기고, 1박 2일인가 감찰 조사를 해서 ‘향응받은 것 같다’, ‘야당인사 수사 덮었다’는 부분 때문에 수사지휘권 발동한 거다. 이런 식의 수사지휘권 발동이라고 하면, 앞으로 주요 사건에 피의자가 검찰총장 이름만 대면 검찰총장 지휘권을 무력화시킨다는 건데, 그건 말이 안 된다. 두 번째 이 수사지휘권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위임돼 있는 검찰권력에 대한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 방식으로, 수사지휘권은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70년 동안 딱 한 번 밖에 작동이 안 됐던 수사지휘권을, 이번 정권 들어와서 남발하는 모습을 보면, 결국 검찰개혁의 실체라는 것이 검찰을 정권의 파수견으로 만드는 것밖에 더 되느냐 하는, 국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거다. 세 번째는 제가 생각했을 때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은 수사에 손 떼라 했으면, 똑같이 이성윤한테도 손 떼라고 해야 된다. 이성윤하고 서울 남부지검에서 한 수사 자체가 잘못 됐다면 그 수사 지휘라인을 바꿔야 한다. 남부지검장은 사의 표명을 했지만, 특임검사를 임명하든지, 특별수사본부를 만들든지, 법무부가 특검을 하자 할 수는 없으니까 별도의 수사체계를 만들어야 이게 말이 맞는 거다.

김능구 수사지휘권을 역대 세 번째, 추미애 장관이 두 번째 했는데, 그럼 그동안은 왜 그렇게 안 했는가? 할 필요가 없었다. 정권이 검찰총장을 자기 심복으로 임명하고, 검사 출신의 법무부 장관이 그 위에 있어서 대통령부터 혼연일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사지휘권 발동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민주정부가 들어서면서 노무현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구현하려다 보니까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때 강정구 교수 불구속 수사 때문으로 기억하는데 최초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김종빈 검찰총장이 받아들이고 사표를 낸다. 그래서 지난번에도 추미애가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을 때 윤석열 총장이 사표를 내냐 안 내냐에 언론의 관심이 전부 다 가 있었다. 이번에는 진중권이 수사지휘권이 개똥이 됐다고 표현할 정도로, 사실 차 교수가 지적한대로 국면전환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야당이나 일부 검찰 쪽에서는 라임수사 하지 말라는 사인이고, 그래서 남부지검장도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실제로 권력형 비리라고 가정한다면 정권 입장에서는 엄청난 거다. 무언가 태클을 걸든지 일단 전환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본인도 궁색하지만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지 않을 수 없었고, 여당이나 청와대도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이런 거다. 그런데 이렇게 국면전환을 하더라도, 라임, 옵티머스는 우리 대통령제에서 늘 겪었던 임기 말년의 권력형 비리 사건의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이 이야기한대로 정면돌파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특임검사라든지 특별수사본부를 임명했어야 되는데,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추미애 검찰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한테 맡기겠다는 거는 약간은 방향 착오다.

차재원 지금 여론조사 결과도 특검해야 된다 하고, 국민의힘도 특검을 하자고 얘기하고 있지만, 제가 봤을 때 여권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자기들 입장에선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국면을 나름대로 전환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특검 받는다는 그 자체가 추미애의 지휘권 자체를 부정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무엇보다 공수처가 있다. 공수처가 상설특검으로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비리를 조사하겠다는 것인데, 공수처가 출범을 안 했다 뿐이지 법적으로 살아있는 기관인데, 이 상황에서 특검을 용인하면 공수처를 만든 명분 자체가 다 날아간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이번에 국감 끝나고 나면 법을 바꿔서라도 공수처를 출범시키려 할 거다.

그런 상황이라면 저는 국민의힘이 정치적 역발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 장의 추천권을 갖고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러면 자기 입맛에 안 맞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좀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람을 공수처장으로 만들 수 있다. 사실 특검을 한다고 하더라도 배수로 추천해서 대통령이 한 명을 낙점하는 형태라면, 어차피 그 사람도 야당의 입맛에 맞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면 이참에 공수처장 추천권을 행사해서, 딱 여당 입맛에 맞는 사람은 무조건 반대고, 국민들이 봤을 때 저 정도는 되겠다 하는 사람을 앉혀서 공수처의 1호 사건으로 이걸 하자. 그렇게 해서 권력형 비리를 밝혀내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정국 주도권을 쥐는 것이고, 만약에 그것이 아니고 진짜 유야무야 가면, ‘봐라, 공수처 이거 정권의 도구밖에 더 되는가’, 공격할 수 있는 ‘꽃놀이패’라는 거다.

김능구 특검을 처음 제기해서 합의된 적이 없다. 해야 될 특검은 여론이 60%를 넘어서면서 국정에 영향을 주고 여야 모두가 그걸 받을 수밖에 없게 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특검에 아마 목숨을 걸 거다.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고 하는데 제가 볼 때 라임, 옵티머스 건에서는 올인을 할 거다. 정권과 여당 쪽에서도 공수처 가동시키면서 특검을 받는 식으로 무언가 정치적인 타협을 할 수밖에 없을 거다. 우리 역대 대통령들이 마지막에는 결국 맞을 매는 맞고 넘어갔었다.

황장수 특검은 옵티머스나 라임 2개로는 어려울 거다. 그런데 지금 대기하고 있는 게 수두룩하다. 환매중단이 됐다는 건 내줄 돈이 없다는 건데, 차례대로 몇 개 더 터지면 관리능력에 한계가 올 것이고, 그러면서 이게 특검으로 가든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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