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가정간편식 시장에 품목 다양화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연장된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패스트푸드점 모습.<사진=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연장된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패스트푸드점 모습.<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속화된 비대면(언택트) 트렌드가 식품업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 간 직접적인 대면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람들은 대형마트・백화점・전통시장 대신 온라인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식당에 가지 않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것이 일상화됐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음식서비스 식품 분야 상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2%가 늘었다.

 

온라인으로 몰린 소비자 잡기 위한 다각화 전략

고객과 대면 접촉을 중심으로 한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매장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매장을 찾지 않고도 고객과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급증한 온라인 매출을 잡기 위해 기업은 직접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자사몰(D2C·Direct to Consumer, 제조사 직접판매)’ 강화에 나섰다. 유통 채널을 다양화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동원그룹은 이달부터 온라인 사업을 효율화하기 위해 동원몰, 온라인 장보기 마켓인 더반찬&, 국내 최대 축산 온라인몰인 금천미트 등을 통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도 지난해 7월 문을 연 공식 온라인몰 ‘CJ더마켓’의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를 지난 11월 재편했다.

또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구독경제'가 식품업계로 확산했다. 최근에는 그 범위가 과자, 빵, 커피, 신선식품 같은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6월 제과업계 최초로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 과자'를 론칭했으며,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도 월간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이 외에 롯데푸드도 이달 공식 온라인몰 ‘롯데푸드몰’에서 ‘이.달.먹(이 달엔 뭐 먹지)’ 구독 서비스 2차 모집을 진행해 음식을 매월 구독 서비스 형태로 배달하고 있다.

29일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관에서 정육 담당자가 영상과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소통하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9일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관에서 정육 담당자가 영상과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소통하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그동안 업계가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할인과 함께 사용하는 핵심 마케팅 방식인 시식 판촉이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업계는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로 눈을 돌렸다.

라이브커머스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장소와 시간 제약없이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위드 코로나시대의 생존전략으로 떠올랐다.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3조 원 대에서 2023년 10조 원 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11억 원에 달하는 총 4만세트를 완판시키며 ‘대박’을 쳤다. 또 지난 17일 롯데홈쇼핑에서는 일동후디스가 수입판매한 100% 천연 감로꿀 ‘아티키 그릭 다크 브라운 포레스트 허니’가 방송 1시간 만에 240% 성과를 냈다.

 

늘어난 내식 수요로 불 붙은 가정간편식 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가정간편식이 주목받자 호텔과 백화점까지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14일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가정간편식 제품을 둘러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가정간편식이 주목받자 호텔과 백화점까지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14일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가정간편식 제품을 둘러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영향으로 각종 푸드코트, 식당들의 영업이 제한되면서 국민들이 가정에서 내식하는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 대부분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던 1~2인 가구들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정간편식(HMR)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 성장이 가속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가정간편식 판매량은 뚜렷하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 CJ제일제당의 올해 1~11월 국ㆍ탕ㆍ찌개류 등 국물요리 제품의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돈카츠ㆍ핫도그ㆍ치킨류 등 튀김류 판매는 31%, 냉동만두와 햇반은 각각 14%, 12% 늘었다.

올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42%나 증가한 5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는 품목 다양화로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기존에 대세였던 라면과 즉석밥, 냉동만두 같은 즉석식품 위주에서 최근 죽·탕·컵밥 같은 식사 대용부터 파스타, 핫도그·빵, 안주류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렇게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업체는 물론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뿐 아니라 호텔, 백화점 등 유통업체와 현대그린푸드 등 단체급식·식자재유통 시장까지 가세하며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단체급식·식자재유통 시장은 환자나 고령층, 영유아 등으로 판매 타깃을 구체화하며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1월 완공된 스마트푸드센터를 통해 '케어식단 3종(라이트식단·저당식단·웰니스식단)'이라는 특화된 서비스를 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고령친화 식품이나 영유아 식자재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론칭한 '노브랜드 버거'의 인기를 유지하면서 HMR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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