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안철수 출마 선언으로 ‘야권 단일화’ 목소리 
與 개각 이후 출마 움직임 본격화, 野 후보 선언 잇따라  
추-윤 갈등·부동산 실패·코로나 백신 최우선 과제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를 100일 앞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실에서 모니터링 요원들이 각 사이트와 SNS에 올라온 선거 관련 게시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를 100일 앞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실에서 모니터링 요원들이 각 사이트와 SNS에 올라온 선거 관련 게시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4·7보궐선거가 100일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선거가 100일 안에 들어서자 야권에서는 서울·부산지역 모두 후보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여권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사표를 제외하면 비교적 움직임이 적다. 연말연초 개각이 확정되면 출마 시계도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도가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가운데 본격 선거국면으로 들어서면 여야는 ‘안정적 국정운영’과 ‘정권 심판’이라는 구도 속에서 침체된 부동산 시장 대책과 코로나 백신 확보, 추미애-윤석열 갈등 여파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울 전망이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져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번 보궐선거는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야의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관전 포인트 안철수 ‘야권 단일화’
박영선 장관 개각 후 출마 선언 관심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여권에서는 우상호 의원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우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까지 약속하며 서울시장에 의지를 내비쳤다. 

도시 전문가 출신 김진애 의원도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역세권 미드타운, 공익적 재개발 및 재건축 촉진 등을 내세웠다. 여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같이 할 수 있는 여지를 민주당이 모색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우 의원 역시 김 의원의 출마 소식에 “우리는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며 연대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

여권 후보 최대 관심사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여부다. 박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개각을 단행하면, 박 장관도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박주민 의원도 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법무부 장관 사퇴 의사를 밝힌 추미애 장관 역시 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되고는 있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처분 중단 결정으로 문재인 대통령 사과까지 이끈 만큼 출마를 강행할 경우 중도층 표심 이탈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야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변수로 떠올랐다. 애초 대선 직행을 강조해오던 그는 체급을 낮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 실제 안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한길리서치 참조, 서울시 유권자 800명 조사)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를 강조했던만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안 대표의 손을 잡을지 관심이다. 

이미 경선판 예열을 시작한 국민의힘에서는 서울시장에만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의원, 이종구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외에도 안 대표를 제외한 야권 지지율 1위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고, 오세훈 전 시장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야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금태섭 전 의원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미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거론되는 인물들을 놓고 보면 인지도나 중량감 등에서 어느 한쪽으로 크게 기우는 모습은 아니다. 때문에 ‘야권 단일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 등 당 밖 야권 후보들과의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대비하기 위해 경선 룰을 100% 국민경선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현재 당원 투표 20%, 일반 국민경선(여론조사) 80%로 짜인 경선룰을 안 대표 등 외부 후보 참여를 전제로 해 100% 여론조사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면 단일화 논의에 회의적인 모습도 나타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대선 후보급인 안 대표가 탐나는 카드이기는 하지만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윤석열 검찰총장과 여권 내부 갈등이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오르고 있는 만큼 맞대결을 펼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예정된 서울의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4.1%, 민주당 28.6%를 기록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보수의 텃밭’ 부산시장, 박형준 선두 

반면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부산 보궐선거는 야권에서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두각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박 교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7.4%로 이언주 전 의원(13.0%) 보다 앞섰다. 박 교수가 여야 후보를 통틀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박 교수는 15분 내 주거, 문화, 건강이 연결되는 ‘부산형 15분 도시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 교수는 “부산시장 선거만 이기는 후보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에도 도움이 되고 정권 교체에 희망을 주는 후보가 되겠다”고 선거 출마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도 이언주, 박민식, 이진복, 유재중 전 의원 등도 '부산 정치인'임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부산은 여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지역경제 쇠퇴,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인한 ‘정권 심판론’까지 더해 야권의 강세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반면 여권에서는 유력 후보인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선거 움직임이 더딘 상황이다. 김 사무총장은 국회 사무총장직을 내려 놓고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부산의 재건과 발전을 위해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국회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고 부산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구도·출마 명분·정책까지, 야당에 유리”

최근들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1~2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3.8%, 민주당은 29.3%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것은 이 조사가 처음인데, 점차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당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인했다는 평이 있지만, 민주당에 등을 돌린 민심이 일부 국민의힘으로 흡수됐다는 해석이 나와 야당에는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장성철 소장은 29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구도와 출마의 명분, 정책면에 있어서 야당에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구도가 좋다”며 “(서울시장 후보는) 새로운 인물이 아니더라도 비호감도가 낮고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이 가능한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안철수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 가능을 높게 보면서 “국민의힘에는 입당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 소장은 “안 후보는 입당하지 않더라도 경선을 통해서도 ‘나는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입당 하지 않아야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 입당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서울시장이 돼야 향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야권 단일 후보 경선’을 주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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