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인재풀, 낮은 법인세 등 친기업적 정책,
지형적 특성 활용한 22개 클러스트, 디지털 허브화, 스위스 진출기업 동일한 창업지원

스위스 융프라우 모습 <사진=연합뉴스>
▲ 스위스 융프라우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혁신지수 8년 연속 세계 1위, 기업가정신의 질과 생태계를 평가하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 세계 2위, 창업기업의 82%가 1인 기업인 나라, 창업 기업 중 매출액 또는 고용자수가 3년 연속 평균 20% 이상 지속적으로 고성장하는 ‘가젤형 기업’이 많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스위스 진출기업도 국내기업과 동일하게 지원하고, 법인세도 14%로 낮춰 친기업적인 환경조성과 정책 및 일관된 혁신을 추진한,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유럽의 기술 강국 스위스 이야기다.

스위스는 어떻게 스타트업 강국으로 성장했을까?

스위스는 지난 2015년 유로화 대비 환율 하한제 폐지한 뒤 스위스 프랑화 가치가 30% 이상 급등하며 급격한 경제 침체를 겪으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

스타트업 활성화는 디지털 허브화를 위해 기업 및 기관(대학, NGO), 지방정부 등 150여개 회원사들이 모여서 만든 ‘디지털스위스’의 영향이 컸다. 또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현지 기업 뿐 아니라 자금력이 부족해 해외법인 설립이 어려운 스위스 시장 진출 희망 해외 기업들에게 지원한 것도 도움이 됐다. 14%로 낮춘 법인세 세율과 유명 대학 및 연구소, 로펌, 전문가들을 유치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정부 주도가 아닌 지형적 특성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성장한 22개의 클러스터도 도움이 됐다. 대표적인 것이 블록체인 메카로 성장한 ‘크립토 밸리(Crypto Valley, 암호화폐도시)’다. 처음부터 블록체인 클러스터를 표방한 것은 아니었다. 이더리움 등이 들어설 때 빠른 행정지원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후 불과 4년 만에 세계적인 블록체인의 메카가 된 것이다. 시골이었던 이곳은 현재 글로벌 블록체인 회사 300여 개가 들어서면서 블록체인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기업 친화적인 지방정부와 우수한 산업 여건이 스스로 전 세계의 블록체인 기업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면서 인구 3만의 작은 도시에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가 금융 분야 감시가 매우 높은 수준인데 정부의 일관된 혁신 및 블록체인 산업 조성을 위한 친기업적 환경과 정책이 많은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을 스위스로 몰려들게 만든 것이다.

블록체인 <사진=연합뉴스>
▲ 블록체인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특징은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약 4만개의 창업 기업 중 82%가 1인 기업이라는 점이다. 또한 전체 기업 중 약 3.5%는 종업원 수 10명 이상 3년 연속 20% 이상 성장의 ‘고성장 기업’으로 분류되며, 고성장 기업 중 약 400개가 매출액 또는 고용자 수가 3년 연속 평균 20% 이상 지속적으로 고성장하는 ‘가젤형 기업’이라는 점이다. 스위스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그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통계인 것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Swiss VC Report ‘19에 따르면 스위스 스타트업 대상 투자규모는 ‘18년 기준 대비 31.8% 증가한 약 12억 3600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1조 4000억원)이 이루어졌고, 그중에서 ICT 및 핀테크 분야가 전체 자금 규모의 55%를 차지했다. 특히 ’18년 기준 ICT 투자 비중은 ‘15년 19%, ’16년 30%, ‘17년 32%로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산업규모도 전체 GDP의 4.5%, 종사자도 20만명이 넘는 주요 산업으로 성장했다.

취리히공대(9위), 로잔공대(18위) 등 세계 탑 클래스 공과대학과 글로벌 ICT 기업이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어 인재풀이 풍부한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됐다.

취리히 공대가 있는 취리히 전경<사진=연합뉴스>
▲ 취리히 공대가 있는 취리히 전경<사진=연합뉴스>

 

스위스의 혁신성, 확장성, 글로벌도 창업 성장이 기반이 되었다. 웨어러블, AR·VR, 자율주행 등 최신 및 미래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혁신성’ 고기능성 제품의 제조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서비스 또는 종합 솔루션 제공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기반을 넓히는 ‘확장성’ 사업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해외로 나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잡은 점인 ‘글로벌’을 들 수 있다. 스위스 최초의 유니콘 기업 Mindmaze가 글로벌의 좋은 사례다. ‘11년 스위스에서 창립 한 후, 기업의 장기 전략을 고려해 ’14년 AR·VR 시장이 발달한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제품 개발 장소를 옮기는 등 유동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스위스는 각국의 기업가정신의 질과 그 생태계를 평가하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 ‘18년 조사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또한 80개의 평가기준을 토대로 국가 경제의 창의성 및 혁신성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UN 산하기구인 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서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혁신지수(GII)에서 8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스위스 최초 유니콘 기업 마인드메이즈가 AR/VR 기술 기반으로 재활치료를 돕는다. <사진 = 마인드메이즈 홈페이지>
▲ 스위스 최초 유니콘 기업 마인드메이즈가 AR/VR 기술 기반으로 재활치료를 돕는다. <사진 = 마인드메이즈 홈페이지>

 

스위스 창업 활성화에는 디지털 허브화를 위해 기업 및 기관 등이 모여 만든 ‘디지털스위스’, 정부 주도가 아닌 지형적 특성 같은 자연스럽게 성장한 22개의 클러스터, 14%로 낮춘 법인세 세율과 유명 대학 및 연구소, 로펌, 전문가들을 유치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 점, 창업 기업 중 82%가 1인 기업이라는 점, 취리히공대, 로잔공대 등 세계 탑 클래스 공과대학과 글로벌 ICT 기업이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어 풍부한 인재풀을 지녔다는 점 등이다. 무엇보다 일관된 혁신 및 친기업적 환경과 정책이 스위스를 4차 산업혁명의 선두국가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전규열 정치경제 국장/경영학 박사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 전규열 정치경제 국장/경영학 박사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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