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공간 줄이고 고객 힐링 공간 및 동선 확 넓혀 … ‘리테일 테라피’ 경험 제공해 차별화
‘자연’을 콘셉트로 한 파격적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 … 최대 규모 ‘실내 조경 공간’ 꾸며
모든 층에서 자연 채광 받도록 설계 … 12m 인공 폭포와 실내 녹색 공원 등 조성
‘큐레이션’ 방식으로 매장 배치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 천연 잔디에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들이 있다. <사진=김미현 기자>
▲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 천연 잔디에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들이 있다. <사진=김미현 기자>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기존 백화점과 달리 새로운 것이 많아 좋다. 굳이 살 것이 없어도 자주 놀러 올 것 같다. 집도 가까운데 휴식 취하고 싶을 때마다 올 것이다.” (박희정·40)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선보인 ‘더현대 서울’은 서울 백화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4~25일 사전 개장으로 고객과 만난 더현대 서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첫날뿐 아니라 둘째 날도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첫날 방문객들이) 기대한 만큼 왔다. 개장 시작과 마감 시간뿐 아니라 점심시간에도 많이 오셨다”라며 “지역 맘까페 분들과 부동산 쪽에서도 많이 왔다. 둘째 날이 더 많이 붐비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개점을 예고하며, ‘파격’과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을 차별화했다고 설명하며 기대감을 키워왔다.

더현대 서울을 직접 방문해보니, 이름에서부터 '백화점'을 지운만큼 기존 백화점과 다른 것이 많았다. 우선 기존 백화점과 달리 천장이 모두 유리로 제작돼 1층에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느낌을 받았다.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보이드)으로 모든 층에서 햇살이 들어왔다. 

또 고객이 이동하는 길 너비가 다른 백화점 점포보다 2~3배가량 넓은 8m에 달했다. 유모차 8대 정도가 동시에 다닐 수 있는 크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을 고객들에게 개방감을 주면서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싶어 동선 너비를 넓혔다”라고 설명했다. 

각 층마다 벤치 등의 휴식 공간도 굉장히 많았다. 남녀노소 담소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편하게 쉬는 모습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매장 구성 방식도 기존과 다르다. 각 브랜드를 여성·남성 패션 등 상품군 별로 모으지 않고, 모든 층을 각 테마에 맞춰 배치했다.  

사람들이 가장 북적인 곳은 높이 12m의 인공 폭포 등이 조성된 1층 ‘워터폴 가든’과 5층에 자리잡은 1000평대 규모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였다. 이곳에서는 휴대전화 사진기를 들고 촬영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이 도심 속 자연주의를 컨셉으로 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경험을 제공해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 들어맞았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더현대 서울은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을 내세운 만큼 상품 판매 공간을 의미하는 ‘매장 면적’을 줄였다. 관계자는 '고객들이 편히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고객 동선(動線)도 넓힌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미현 기자>
▲ 더현대 서울은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을 내세운 만큼 상품 판매 공간을 의미하는 ‘매장 면적’을 줄였다. 관계자는 "고객들이 편히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고객 동선(動線)도 넓힌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미현 기자>

 

이처럼 더현대 서울이 조경과 휴게 공간, 넓은 동선에 무게를 둔 것은 현재 오프라인 백화점의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이다. 비대면 온라인 소비가 가속화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백화점이 전통적인 쇼핑 공간으로만 인식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관계자는 “만남의 장소, 다양한 생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거점이 미래 오프라인매장의 쇼핑 패턴이 될 것이다”라며 “그래서 전체 영업면적 가운데 상품 판매 공간을 51%로 줄였다. 이러면 영업 연 매출액이 2000억원 정도 손해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속 경영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더현대 서울은 지하 7층~지상 8층 규모로, 영업 면적만 8만 9100㎡(2만 7000평)에 달한다. 하지만 영업 면적 대비 매장 면적 비중은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평균(65%)보다 30%(14%포인트)가량 낮게 구성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을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방침이다’라며 “여의도 상권의 입지적 강점과 편리한 교통망을 이용하면 서울과 수도권 전 지역 고객까지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고 광역교통망 구축까지 마무리되면 성장세도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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