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카자흐스탄 우주센터에서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지상 교신 성공
KAI, 2호 위성 개발 주관… 항공기 수출 시 상용 위성 포함한 수출 패키지 딜 추진
한화시스템, 핵심 부품 소형화·경량화… ‘가성비’ 높은 민간 우주개발 현실화

국내 차세대중형위성과 아리랑3 A호 위성 비교. 국내 첫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지난 22일 발사 및 지상 교신에 성공하며 민간주도 우주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사진=한화시스템>
▲ 국내 차세대중형위성과 아리랑3 A호 위성 비교. 국내 첫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지난 22일 발사 및 지상 교신에 성공하며 민간주도 우주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사진=한화시스템>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국내 첫 ‘차세대중형위성’이 지난 22일 발사·교신에 성공하며 민간주도 우주개발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위성 개발 등에 참여하며 민간 우주산업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공동 개발자로 참여한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22일 밤 11시 23분 25초에 국내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위성은 20일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발사체 상단을 제어하는 전기지상지원장비의 급격한 전력상승으로 자동시퀀스가 중지되며 발사가 연기됐다.

이번에 발사와 지상국 교신에 성공한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고도 497.8km 궤도에서 약 6개월간 통신 점검 등 초기 운영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표준 영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흑백 0.5m, 칼라 2m 해상도로 정밀하게 지구를 관측하며 국토‧자원관리와 재해·재난대응 등을 위해 사용된다.

차세대중형위성 개발사업은 가로 1.4m, 세로 1.55m, 높이 2.89m인 500kg급 중형위성 5기를 국내 독자 개발하는 사업이다. 1~2호기를 개발하는 1단계와 3~5호기를 개발하는 2단계로 나누어 추진된다.

사업에는 과학기술정통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농업진흥청, 산림청 등 정부기관 및 국내 60여 개 업체가 개발에 참여한다.

2호 위성의 경우 KAI가 항우연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적용해 개발을 주관한다. 위성 시스템 설계부터 본체 개발, 제작, 조립, 시험 및 발사를 총괄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 1월 발사될 예정이다.

KAI는 “국내 우주산업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표준플랫폼은 동일한 위성 본체 위에 광학·레이더·적외선·초분광기 등 다양한 탑재체를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험용지상장비·위성연결 신호장비 등 재사용이 가능해 비용도 절감된다.

차세대중형위성 2단계 사업은 1단계 사업으로 구축된 500kg급 표준플랫폼을 활용해 우주과학연구·농산림·수자원 감시 등을 위한 위성 3기를 국내에서 개발하는 사업이다.

3호 위성은 한국형발사체에 탑재해 발사체의 위성 발사 기능을 검증하고 우주과학연구용으로 활용된다. 4호는 주기적인 작황 감시 및 농업·식량 안보용으로, 5호는 산림 모니터링·수자원 관리·이상기후 대응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차세대중형위성 3·4호는 2023년에, 5호는 2025년에 발사될 예정이다.

KAI는 지난해 8월 중대형위성 6기를 동시에 조립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우주센터를 건립하는 등 양산을 위한 체계를 마친 상태다.

또한 사업영역을 (초)소형 위성까지 확대하기 위해 KAIST와 소형위성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중·대형위성 역량에 소형·초소형 위성기술을 접목해 위성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번 위성 개발사업을 시작으로 KAI는 뉴스페이스를 선도하기 위한 독자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한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탑재체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관업체와 제휴 관계를 수립하고, 위성관측 데이터를 가공하는 서비스업체와도 전략적 협력관계를 수립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KAI는 국산 항공기 수출 시 상용 위성을 포함한 수출 패키지 딜을 추진 중이다. 항공기와 위성 수출시장은 동일한 경우가 많아, 현재 협의가 진행중인 수출 상담의 연내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 500kg급의 차세대중형위성은 동급 타국 위성 대비 비용과 성능 측면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KAI 관계자는 “항공과 우주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KAI의 큰 장점”이라며 “KAI 독자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확보된 가격 경쟁력으로 위성 수출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KAI는 무인기 분야도 위성 밸류체인에 접목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AI는 위성의 경우 무인기와 같이 관측 및 정찰을 목적으로 지상에서 통제하고, 확보된 영상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위성 밸류체인이 자리 잡는다면 무인기와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시스템은 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개발한 광학 탑재체의 카메라 제어부, 초점면 전자부 등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500㎏급의 위성을 만들기 위해 탑재체를 150㎏으로 소형화·경량화했다.

구체적으로 광학 탑재체의 핵심인 탑재 전자부, 전원 공급부, 카메라 제어부, 초점면 전자부를 업그레이드하며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크기와 무게을 줄이면서도, 해상도와 관측 폭 등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번 위성 발사 성공의 의미는 ‘우주 개발 상업화 가능성 첫 확인’이라는 것이 한화시스템의 설명이다. 회사는 발사체와 탑재체의 크기와 무게를 크게 줄인 것에 주목했다.

1호 위성은 아리랑 3A호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크기를 절반(2.0m×3.8m→1.4m×1.55m)으로 줄였다. 무게도 600㎏(1100㎏→500㎏)가량 가벼워졌다. 최근 세계 우주 개발은 위성을 얼마나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느냐의 경쟁이다. 이 같은 추세의 배경으로는 ‘경제성’이 지목된다.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탑재체를 가볍게 만들어야 발사체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발사 시 더 많은 위성을 실을 수 있게 된다. 1회 발사 비용으로 여러 개 위성을 우주에 내보낼 수 있다.

상업화의 전제 조건은 소형화와 경량화라는 것이다. 한 번에 쏜 여러 개의 위성으로 이른바 ‘군집 위성’을 만들면 위성끼리 연계해 통신 체계를 제공하고 관측 정보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현재 한화시스템은 위성의 소형화·경량화를 지속 진행 중이다. 본체와 탑재체를 더해 100㎏도 안 되는 초소형 SAR(고성능 영상레이더) 위성의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민간 우주 개발 ‘뉴 스페이스’ 성공을 위한 열쇠 가운데 하나로 ‘소형화·경량화’가 주목받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는 “200㎏대 소형 위성 1만3000개를 쏘아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러 소형 위성을 이어 전 세계에 초고속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스타링크’ 계획이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위성의 성능과 가성비를 높이는 데 민간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부가 이끌어가는 우주 개발이 아닌 민간 주도 우주 개발이 첫 발을 뗀 것으로 본다. 이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이번에 우리가 발사에 성공한 차세대 중형위성은 소형 위성으로 가는 중간 단계다. 방 교수는 “우주 개발 사업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대형 위성에서 소형 위성으로 가는 발전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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