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5월 21일 "대선 D-1년 2022 대선정국 예열, 여야 대선캠프 가동"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송영길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인사청문회 건이 있었고, 부동산 정책 조정이 논의되면서 부동산 특위 위원장도 교체했다. 송영길 당 대표가 처음에 호언한대로 민주 빼고 다 바꾸겠다, 당 중심으로 바꾸겠다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차재원 : 의욕은 높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과거 대통령들과는 달리 30% 이상 지지율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여권 전체적으로는 2007년 트라우마가 있다. 2007년도에 당시 열린우리당이 깨지고 정동영 후보가 만들었던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로 인해 빚어진 당청간 갈등과 분열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갖고 왔다. 현재 친문이다 비문이다 따질 것 없이 2007년 형태로 가선 안 된다는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고, 그래서 원팀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거다.

대통령이 신임 당 지도부와 만나서 ‘유능함은 단합에서 온다’고 했다. 대통령 메시지로는 이례적인데, 그만큼 2007년 트라우마를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거다. 송영길 대표 입장에서도 자신이 당 대표 선거할 때는 나름 강하게 이야기 했지만, 쉽게 치고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미세 조정은 있다. 당장 부동산과 관련해서 재산세 감면 한도를 6억에서 9억으로 올리겠다는 건 기정사실화가 된 것 같고, 양도세, 종부세 기준을 조정하는 부분도 격론이 예상되는데, 그런 식으로 방향을 조금씩 조절해가며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무리 신임 당 대표라고 해도 앞에는 대선국면이 놓여있고, 그러면 신임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감이라는 것은 올해 9월까지다.

김능구 : 9월까지도 아닌 것 같다.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 자기들 말로 50일 남았다고 한다.

차재원 : 사실 송영길 지도 체제가 얼마 안 남은 거고 그래서 힘을 쓸 수 없는 거다.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누군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고 그 사람의 결정과 생각, 대선에 대한 유불리와 전략, 이런 차원에서 당청 관계가 재해석되는 것이지,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의 당청관계를 평가한다는 자체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거다.

김능구 :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이재명 쪽의 판단을 들어봤다. 이재명의 정책기조는 상당히 차별화되어 있는데 그걸 현재 당 지도부에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고, 결국 경선을 예정대로 해서 후보가 됐을 때 차별화 부분을 전면화 하겠다는 거다. 현실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본다.

황장수 : 제가 생각할 때, 송영길 대표 체제 자체 보다는, 이재명 후보를 포함해서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지금 겨우 지지율을 붙들고 버티지만, 다음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과 완벽한 결별을 하지 않고는 여권이 승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앞서 코인 문제도 얘기했지만 최근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 코인의 거래제한과 디지털달러 발행, 테이퍼링까지 심상치 않은 게 많이 나오고 있다. 미국발 변수가 국내 경제에도 주식과 부동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쉽게 모면하기 어려운 퍼펙트스톰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이재명의 기본소득이나 기본주택, 이런 게 다 무의미해질 수도 있고, 여권 스스로 여권이 아닌 것처럼 변신을 해야 대선 승리가 가능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거다. 여권은 지금 눈앞에 있는 관성적인 부분에 매몰되어 있고 전면적인 위기 상황은 생각도 하지 않는, 그래서 적당히 가면 이길 거라고 보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홍형식 : 2007년도 상황과 비교하면 송영길 대표 체제는 굉장히 안정적이고 나은 편이다.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거론됐던 7명을 7용이라 했는데, 저는 그때 분위기를 보수정당 후보와 싸워보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눈 찔러 다 죽인다고 표현했었다. 실제로 내부 경쟁과정에서 지극히 부정적인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현재 민주당의 분위기는 그때와 확연하게 다르다. 후보가 난립하지도 않고, 윤석열이 야권에서 급부상을 했지만 여권의 어느 후보가 나서도 해볼만 하고 이길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이면 당을 관리하는 송영길 대표 체제가, 친문하고 일부 정책적 대립관계가 있기는 해도 그런 부분에 조율만 끝나고 나면, 그렇게 흔들리거나 심각한 갈등관계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대선후보 경선이 이슈인데, 경선관리의 핵심은 시기를 조금 늦추느냐, 안 늦추느냐의 문제다. 사실 이재명 입장에서는 그냥 가면 좋은 거고, 설사 두 달 정도 늦춰진다 해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기간이다. 그래서 송영길 대표가 나서서 조율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상황은 아닌데, 일단 당내 분위기나 여론으로 봐서 합의만 된다면 충분히 늦출 수 있고, 합의가 되지 않아도 어느 후보가 극단적으로 판을 깨는 선택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김능구 : 제가 들은 바로는, 송영길 대표가 성공포럼에 축사자로 참석했다가 이재명 지사한테 물어보니 경선연기론에 대해 당헌당규대로 했으면 한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낙연 전 대표 쪽에서도 경선 연기에 적극적이지 않고 그냥 순리대로 가자는 입장이고, 정세균 전 총리만 조금 적극적이고 김두관하고 회동도 했다. 그래서 지도부도 분란을 자초하고 싶지 않고, 또한 분란이 되는 순간 지도부의 영향력은 끝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

차재원 : 경선 연기는 상당히 중요한 게임의 룰이고,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에 합의가 전제되지 않고 어느 일방의 주장으로 되면 게임 자체가 깨지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 제가 듣기로도 전재수의원이 연기 문제를 던졌지만, 이낙연이나 정세균 계에서 그걸 받아 열심히 옹호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그리고 이재명계에서 단호하게 안 된다고 자르고 나왔고, 송영길 대표도 말씀하신 것처럼 분란을 굳이 만들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는 것 같다. 실제 경선을 늦추는 게 능사는 아니다. 다른 쪽은 열심히 경선하고 있을 때 이미 확정된 후보로서 여러 가지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선출하면 무조건 불리하다는 논리 자체도 문제가 있다.

또한 이재명 입장에서는 자신이 주도하는 대선판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당겨서 본인이 주도권을 쥐는 것을 바랄 거다. 물론 한편으로는 이 생각도 든다. 이재명 입장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일종의 포용력이라고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이재명은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때 ‘이재명이 저런 면도 있네’ 반전을 보여주며 당의 화합과 승리를 위해서 ‘두 달 연기한다’고 던지는 것도, 이재명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는 보진 않는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그렇게 조언했다고도 하는데, 정치적 상상력이 아니라, 전체적인 여권의 단합력을 끌어내기 위해 두 달 늦추는 것이 오히려 자기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봄직하다.

김능구 : 대선 정국의 마지막 아이템으로 개헌 이야기를 해보겠다. 황 소장님이 창당을 했는데 먼저 말씀 부탁한다.

황장수 : ‘혁명21’이라고 현재 당원이 700명 정도, 6개 시도지부에 지역 책임자가 100여 명 있다. 4월 28일에 창당증을 받았다. 당의 강령은 제가 책을 썼던 서민 포퓰리즘 15조가 핵심이다. 평당 700만원 원가로 국가가 아파트를 건설해서 판매하자. 그리고 사교육을 공교육 안에 흡수하고 노인요양 분야까지 B급 교사들을 국가가 100만 명 이상 채용하자. 300만에 육박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내보내고 국가가 50만원, 100만원 정도의 장려금을 줘서 한국사람이 그 자리에서 일하게 하자. 이런 내용들이다.

기득권 세력이 개헌을 한다면 무조건 이원집정부제로 가게 될 거고, 대통령제도 문제가 있지만 이원집정부제 사회에서는 기득권이 더 심화된다고 본다. 개헌이라는 것은 5년, 10년에 걸쳐 충분한 논의를 하고 해야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대선을 앞두고 개헌한다면 재벌들 사주를 받은 기득권을 위한 개헌이 될 것이고, 국군 통수권 등이 문제가 돼서 국가 안보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래서 반대로 결론을 짓고, 국회 토론회를 한다는 6월1일 기자회견 하고, 국민의힘 앞에서 집회를 한다.

김능구 : 개헌이 기득권 심화의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막아야 된다는 이야긴데, 사실 정치권에서는 개헌 준비를 많이 했지만 민심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차재원 : 개헌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국회의장이 김형오 의장이었고, 지금 박병석 의장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그 앞에 정세균 의장, 정의화 의장, 문희상 의장도 인터뷰 할 때마다 개헌 이야기를 했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가장 손해보는 정치세력이 의회 권력이라는 점에서 역대 의장들이 개헌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고, 사실상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도 많다. 2016년도 탄핵 국면도 지켜봤고, 촛불에 나왔던 시민들이 가장 많이 주장했던 주권재민을 실현할 수 있는 권력구조가 뭘까에 대해, 고민은 분명히 필요하다.

저는 사실 개헌론자인데, 지금 상황에서 개헌론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되지도 않을 거라 본다. 개헌을 하려고 하면 새로운 정권을 만든 세력이 초창기에 강력한 대통령의 힘으로 밀어붙여야 될까 말까한 것이지, 유력한 후보들이 나와 있고 내년 3월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개헌을 얘기한다는 그 자체가, 정치적 싸움에 불리하니까 꼼수를 쓰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고, 실제 정치적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 여야 모두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에 목숨 거는 상황에서. 저는 대선 국면까지 개헌의 실체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 이재명 지사 측에서는 개헌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같은 경우는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바가 있고, 정세균 전 총리나 민주주의 4.0 친문 강경파 쪽에서도 개헌에 대해서 불을 지피고 있다. 국민의힘 쪽에서도 몇 분들이 이야기했는데, 대체적으로 시기적으로 당장은 적당하지 않은데 논의는 할 필요가 있고, 실제 실행은 다음 대통령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거다. 결국 주된 의견은 개헌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결정하는 시기는 다음 대통령 초반기에 해야 된다는 것 같다.

홍형식 : 그런 정도의 개헌 논의는 가능하겠지만, 개헌시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냐는 국민정서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근자에는 여론조사도 하지 않을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대상도 아니다. 제가 18대 국회부터 이전 국회와 비교하는 조사를 했는데, 매번 이전 국회보다 못한다는 응답이 나오는데, 아마 현 국회도 마찬가지 평가가 나올 거다. 무슨 이야기냐면, 분권형 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등은 모두 국회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데, 현재 여의도 국회권력의 대표성이 국민들로부터 개헌을 끌어낼만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김능구: 분권형 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내각제는 국회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죠. 

홍형식: 그렇다. 일단 그 합의를 끌어내야 되는데 문제는 국민들이 개헌 문제를 정치인들의 이해관계로 본다는 거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놓고 논해야 되는데, 국민들은 생각도 안 하는 걸 자꾸 끌어내다보니 동의를 얻기 어렵다. 개헌을 제기하는 당은 다음 대선에 그만큼 마이너스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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