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대표, ‘조국 사태’, 성 비위 사건, LH 등 논란에 사과
“’조국 사태’ 청년들에게 좌절감 줘”
“공정·정의 원칙 스스로 지켰는지 고민해야”
친문 강성 지지층 “송영길 사퇴” 들끓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 보고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델리민주 캡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 보고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델리민주 캡쳐>

 

[폴리뉴스 김상원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권력형 성 비위 사건, 부동산 문제 등 문제가 됐던 사안을 두고 반성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민주당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송 대표의 쇄신 행보로 보인다. 그러나 당 의원들에 이어 친문 강성 지지층이 “송영길 사퇴”를 외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조 전 장관의 자서전 발간으로 시작된 민주당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평가된다.

송 대표는 이날 지난 25일부터 일주일간 전국에 현장 부스와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해 '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실시했고 2일 국회에서 결과 보고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 언행 불일치 문제를 국민들이 지적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조국 전 장관 자녀 입시 관련, 오거돈·박원순 전 시장 권력형 성 비위 사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논란 등에 사과했다.

송영길 “조국 자녀 문제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준 사건”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 송 대표는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관련 문제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며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신과 자녀들의 문제에 그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사죄했다.

또한 그는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인맥으로 서로 품앗이하듯 스펙 쌓기 해주는 것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성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나라가 되도록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조 전 장관의 자서전은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한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거돈·박원순 전 시장의 성 비위에 대해선 “다시 한번 당 대표로서 공식적으로 피해자와 가족,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권력형 성 비위 사건에 단호히 대처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무책임함으로 피해자와 국민에게 깊은 상처와 실망을 남긴 점 두고두고 속죄하여도 부족하다”며 반성했다. 또한 “이와 관련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강조했다.

이어 송 대표는 문제로 지적된 ‘내로남불’, 언행불일치 문제 해결을 위해 “본인 및 직계 가족의 입시와 취업 비리, 부동산 투기, 성추행 연루자는 즉각 출당 조치하고 무혐의 확정 이전까지 복당 금지 등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의 사과에 민주당 홈페이지는 비판의 글들이 쏟아졌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쳐>
▲ 송 대표의 사과에 민주당 홈페이지는 비판의 글들이 쏟아졌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쳐>

 

‘조국 사태’ 사과에 강성 친문 지지층 “송영길 사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날 조 전 장관 관련 반성의 입장을 밝히자 당 내부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사태 관련한 부분은 민주당이 사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미 조 전 장관은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사과했다. 민주당이 이걸 나서서 사과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도 지난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 전 장관이 재판을 받는 사건 내용을 보면 10여년 전 민간인 시절의 일이다”라며 “당이 대신 나서서 사과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친문 강성 지지층 또한 “송영길 사퇴”를 주장하며 반발했다.

민주당 홈페이지 정책제안게시판에는 “당 대표 탄핵 방법을 당헌·당규에 제정해 달라”, “송 대표는 곧 문재인 대통령도 부정할 것”, “송 대표 때문에 다음 대선이 불투명하다” 등 과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에도 송 대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날 송 대표의 기자회견 영상에서 가장 추천 수를 많이 받은 댓글은 “송 대표는 지지자들까지 등돌리게 할 모양이다”라며 “조 전 장관 수호의 의지로 거리를 꽉 채운 민심이 만든 180석임을 잊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또한 “민심 경청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무능하게 사과만 하는 꼴”, “송 대표의 행보는 마치 국민의힘 대표 같다”, “왜 당원들 동의도 없이 조 전 장관에 대해 사과하느냐” 등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날 페이스북에서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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