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개입 '전략적 모호성' 버리나, 백악관 공식입장은 정책변화 아냐 
바이든 "미군은 세계역사상 최강, 중국 '미국 안바뀐다' 이해하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볼티모어에서 열린 CNN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방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답변은 대만에 대한 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에도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무력 침략 시 군사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인 상호방위조약의 5조를 거론한 뒤 "(이는) 일본에도, 한국에도, 대만에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당시 대만과는 상호방위조약을 맺지 않아 논란이 됐었다. 미국은 1954년 대만과 군사 개입이 포함된 조약을 맺었으나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하면서 1979년 이 약속이 사라졌다. 당시 대만에 주둔한 미군도 철수했다.

현재 미국은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에 따라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하고 유사시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근거를 두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대만에 대한 군사개입과 관련,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며 중국의 군사행동을 억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높아진다며 전통적 정책을 바꿔 명확성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자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미국 정책 변화를 선언한 게 아니었다며 미국 정책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과 대만의 방위 관계는 대만관계법을 따른다"며 "우리는 그 법률에 따라 계속해서 우리의 책무를 다하고 대만의 자기방어를 지원하며 현상태를 바꾸는 어떠한 일방적 변화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를 했느냐는 물음에 백악관 대변인은 추가 답변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총통실도 자국 입장은 종전과 같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비에르 장 총통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만은 자기방어 의지가 확고하며 대만과의 굳건한 관계를 보여주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구체적 행동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그리고 세계 전부가 우리가 세계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라는 것을 안다"며 "우리가 걱정해야 할 사안은 그들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는 지경까지 갈 때 관여할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다만 우리가 물러나지 않고 견해도 일절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이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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