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입당부터 ‘당대표 패싱 논란’…잠재된 불만 폭발
"실패한 대통령 만드는일에 일조하지 않겠다"
“윤핵관’ 인사 조치 있어야” 갈등 해결의 조건 제시
尹 “李, 리프레시 했으면…무리하게 압박 않고 소통에 노력하겠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패싱 논란’이 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잠적한 지 3일만에 첫 입장을 밝히며 윤석열 후보를 향해 '윤핵관'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2일 제주 기자간담회와 JTBC 인터뷰를 통해 그간 '익명'으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해온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에 대해 '모욕'이라며 '인사 조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JTBC 뉴스룸 화상 인터뷰에서 윤 후보를 향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했던 말의 울림이 지금의 윤 후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똑같이 말씀드린다. 당 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저는 후보에게 배려를 받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당을 수직적 질서로 관리하는 모습이 관례였다면, 그것을 깨는 것부터가 신선함의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윤핵관 후보 주변에 있으면 선거는 필패.... 실패한 대통령 만드는 일에 일조 않겠다"
"김병준,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말했지만 윤 후보가 마다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에 대해 "다 아시겠지만 여러 명"이라면서 "전반적으로 대처하는 방식이 결국 저에 대한 모욕 주기로 일관하려는 모양새다. 가장 참기 어려운 부분은 '홍보비를 해먹는다'는 식으로 당 대표를 깍아내려 이 사태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다. 저에 대한 굉장한 모욕이고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후보 주변에 있다는 건 선거필패를 의미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윤핵관'에 대해면서 "선의로 일해 보려는 사람은 악의로 씌우고 본인들은 숨어서 익명으로 장난치고 후보 권위를 빌어 호가호위 하는 것"이라며 "저는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까지 일갈했다.
그는 '윤핵관'의 홍보비 모욕 발언에 대해 "윤석열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그런 대화가 나왔다고 알고 있다. 윤 후보가 가장 잘 알 것"이라며 "제가 특정하지는 않겠지만 인사조치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인사조치를 해야 될 것이고, 본인이 깨달아야 되는 사람이라면 깨달아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홍보비는 국민세금이고 선거공영제를 취하고 있다"며 "'돈 해먹으려 한다'는 프레임을 씌우려 한다는 것 자체가 본질적 문제는 회피하고 안 좋은일을 덧씌워 면피하겠단 생각이 있는 것이다. (윤 후보측이) 이러한 부정직한 사고로 선거를 이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윤핵관'을 정리하지 않으면 퇴행에 가까운 선거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가 관례상 계급을 던지고 실무적인 역할을 맡아 희생했다"면서 "제가 그렇게하면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전부 그런 호가호위 지위를 내려놓고 전부 실무를 뛰고 본인 지역구에서 주민들에게 한 표라도 더 받아와야하는데 익명으로 가장 비열하고 유치한 방법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 측 관계자가 '모든 게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니 방송에 나와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며 "이제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하니 태업이라고 해 황당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번 ‘파업’의 시작점이었던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의 이모티콘 '^_^p'에 대해서는 "백기를 든 것"이라며 "'윤핵관', '파리떼', 당신들이 이겼다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귀의 선결조건을 묻는 질문에 “하나를 특정해서 조건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이런 대처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부분이 있다"라며 "당대표가 직접 홍보본부장 맡은 것을 마치 홍보비 해먹으려 한다고 깎아내리려고 한다.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후보 옆에 있다면 필패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제주도에 머무르고 있는 이 대표는 여의도 복귀 시점과 관련해선 "향후 일정을 전부 취소 또는 보류해놓은 상황"이라며 "날짜를 특정해 서울에서 집무할 일정을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윤핵관'에 대해 초강경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김병준 위원장에 대해서는 "상당히 오래 전 부터 김병준 위원장 위주의 '원톱' 체계를 구축해야 된다고 애기 했다"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라는 직위로 김병준 위원장과 병립하는 체계는 오히려 선거의 개선을 무너뜨린다. 김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높이라고 (윤 후보에게) 말했지만 후보가 마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어떤 체계를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 이준석 "윤후보와 상의한 적 없어 이견도 존재하지 않아"
앞서 이 대표는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후 제주시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저는 윤 후보에 어떤 것을 요구한 적도 없고, 윤 후보가 어떤 걸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저희 간의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모욕적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심 관계자발로 언급되는 여러 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그분은 본인의 사리사욕에 충성하는 분 같다. 그분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인데 후보라고 통제가 가능하겠는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대표직 사퇴도 얘기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거 하나하나가 저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이야기를 핵심관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퍼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전언이라고 하는 것들은 부정확할뿐더러 굉장히 의도도 정상이 아닌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면서도 "저한테 물어보신 것이 없기 때문에 제가 의견을 제시하거나, 아무것도 제가 판단할 사안이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의 국회의원이고, 당을 진지하게 걱정하는 분들은 사람을 위해 충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윤핵관’은 누구? 장제원‧장성민 등 거론
‘이준석 패싱’ 논란은 윤 후보가 지난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부터, 또 경선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그러다 최근 김병준 위원장이 선대위에 들어오고 이 대표가 밀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참여가 불투명해지면서 다시 이 대표를 건너뛰어 선대위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1일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윤핵관'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권성동 의원은 확실히 아니고, 장제원 의원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 두 사람을 제외시켰다.
대선 경선 후보였던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에 대해서는 "그분은 최근에 만나보지를 못해서"라며 가능성이 적음을 나타냈다.
권성동 사무총장도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윤석열 측의 핵심 관계자가 누구냐. 사무총장인 나 아니냐"라며 "나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한데 우리 캠프의 핵심 관계자 중에, 특히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이런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3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 사람을 찾아내면 기필코 당에서 축출할 것"이라며 엄중경고했다. 그는 "윤핵관으로 지목 받는 사람은 윤석열 캠프와 무관한데, 그 사람을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라고 하면서 기사를 쓴다"고 특정 매체를 비난하기도 했다.
■ 윤석열 “무리하게 압박하듯 할 생각 없다…순리대로 소통 노력”
윤 후보는 이 대표에 대해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보다 이 대표 스스로가 본래 자리로 돌아오도록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2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의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가지며 고언을 들었다.
신경식 고문은 윤 후보가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두 사람 때문에 우리 당이 여러 가지로 상처를 입고 있다”면서도 “아무리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 대표가 묵고 있다는 곳을 찾아가서 같이 서울로 끌고 올라오면 아마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옥 고문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사뭇 심각해졌다. 그럼에도 신 고문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더니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싫든 좋든 전부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오는 6일 예정된 선대위 발족식부터 제대로 치러지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병준 선대위 상임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 구성을 무한정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압박을 가하진 않지만 소통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스타트업 정책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제주도로 또 옮겨갔다는 말을 들었다”며 “어느 정도 본인도 좀 리프레시를 했으면. 저도 막 무리하게 압박하듯이 사실 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도 전화도 물론 드렸지만 순리대로 풀어가기 위해서 많이 기다렸고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서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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