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전날 만찬서 '전략공천' 제안…최재형·이진훈 추천
尹 "공정한 원칙 입장" 사실상 거절 의사 밝혀
"구태 보인다면"…당내선 洪 겨냥 비판 발언도
洪 "후보와 한 얘기로 비난…방자하다" 반발

지난해 경선 당시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후보(왼쪽)과 홍준표 의원.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경선 당시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후보(왼쪽)과 홍준표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새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홍준표 의원이 제안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방안에 대해 "공정한 원칙"을 내세우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앞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의 홍 의원을 겨냥한 비판 발언과 이양수 수석대변인의 "정당한 절차를 통한 의사결정" 브리핑에 이어 본인도 선을 그은 것으로, 국민의힘 '원팀' 구성이 또 다시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尹 "공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직접 관여할 생각 없다"

윤 후보는 20일 오전 당사에서 연말정산과 반려동물, 영유아 양육 관련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홍 의원의 공천 제안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공정한 원칙에 따라서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저는 공천 문제에는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관위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공천을) 하는 것을 저는 원칙으로 세워 놨다"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이날 윤 후보 공약 발표에 앞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공천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 훌륭한 분들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추천한다고 무조건 공천이 되는 것은 아니고 합리적 의견 수렴과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洪, 종로에는 최재형 - 대구 중남구엔 이진훈 추천

앞서 전날 윤 후보와 만찬을 마친 홍 의원은 자신의 플랫폼 '청년의 꿈'에 "오늘 저녁 두 시간 반 동안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 요청을 했다. 첫째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둘째 처갓집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윤 후보에게 말했다)"고 전한 홍 의원은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며 조건부 선대위 합류 의사를 밝혔다. 

홍 의원은 두 가지 조건만 적시했지만 이밖에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전략공천으로 해 달라는 요구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이 서울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공천을 요구했고, 곽상도 전 의원이 사퇴한 대구 중남구 지역구엔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지난해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홍 의원 지지 선언을 했다. 경선 때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 전 구청장은 지난 14일 대구 중남구 보선 출마 선언을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영세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걸맞은 행동 해야" 비판

이와 관련해 당내에선 홍 의원의 전략공천 요구가 과도하단 지적이 나온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다. 제가 얼마 전 당의 모든 분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홍준표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권 본부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도자급 인사'를 겨냥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액면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설명, '홍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나'란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시고, 거기에 대해 특별히 보태지 않겠다"고만 밝혔다.

사무총장을 겸임하는 권 본부장은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을지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라며 "사무총장이 안 맡는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것이고,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맡는 것이 객관적·중립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어 "그런 방안으로 갈지 다른 방안으로 갈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洪 "잿밥에만 관심…갈등 수습하기는 커녕 증폭시켜"

권 본부장의 저격성 발언에 홍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를 나서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후보하고 한 얘기를 가지고 나를 비난하느냐. 방자하다"며 "만약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를 했어야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에게 서울 종로구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공천해달라고 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국정운영을) 불안해하니 종로에 최재형 같이 깨끗하고 행정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공천하게 되면 국정 능력을 보완할 수 있다"며 "국정 능력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 중에 그런 사람들이 대선 전면에 나서야지 선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내가 (윤 후보에게) 요청을 한 것인데 그걸 두고 자기들끼리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서 공개적으로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 갈등을 수습하기는 커녕 갈등을 증폭시키는 그런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대선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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