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공천 놓고 '홍준표-김재원' 경선룰 갈등...이준석 대표까지
최고위, 현역 10% 감점, 무소속 출마 전력 15% 감점 결정
둘다 해당돼 25% 감점 당하는 홍준표 “공정‧상식에 부합하나”
김재원 “당대표 초안은 35% 감산” 이준석 “덮어씌운다” 공방
국힘 내부 “공정하지 못한 부분…공관위서 룰 재논의 가능성”

23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7년간 당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벌을 받으면서까지 경선을 해야 하나”며 “지도부의 난맥상을 걱정한다”고 적었다. <사진=연합뉴스>
▲ 23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7년간 당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벌을 받으면서까지 경선을 해야 하나”며 “지도부의 난맥상을 걱정한다”고 적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6.1 지방선거 경선룰 페널티를 두고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역 의원에 10% 감점, 5년 이내 무소속 출마했던 적이 있을 경우 15%를 감점하기로 정했다. 그러자 이 두 조건 모두에 해당돼 25% 감점을 받게 된 홍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게다가 이 공천 방식을 정할 때 경쟁 후보가 될 김 최고위원이 참여한 것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나오는 가운데,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당대표 초안대로라면 35% 페널티가 부과될 것을 자신이 줄여 25%가 됐다고 주장했으며 이 대표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홍준표 “무슨 잘못 있다고 벌 받으면서까지 경선하나”

23일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7년간 당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벌을 받으면서까지 경선을 해야 하나”며 “지도부의 난맥상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야당도 아닌 여당 지도부다”라며 “사욕을 버리고 오로지 당과 나라만 생각하는 지도부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22일에도 “지난 대선을 앞두고 당의 방침대로 총선 때 탈당했던 사람들을 대사면하고 모두 입당시킨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사면된 사람들에게 또다시 페널티를 부과한다니. 그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력을 다해 지방선거에 임할 시점에 현역 의원들을 출마하지 못하게 한다니 지방선거는 총선 패자들의 잔치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심판이 자신에게 유리한 룰을 정해두고 선수로 뛰면 승복할 선수가 세상에 어디 있나”며 “1, 2위 격차가 10% 이상 나면 현역은 당연히 컷오프되는 것이 모든 물갈이 공천의 원칙이었는데 그것도 무시하는가. 당 운영이 이상하게 돌아간다”고도 했다.

홍 의원이 말한 ‘심판’은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김재원 최고위원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23일 자신의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이용자가 ‘무소속 출마 감점 사항은 너무 치졸해 어이가 없다. 김재원은 별명다운 행보를 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그런 음험한 술책으로 박근혜 정무수석을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이 저렇게 당했다”고 댓글을 달았다.

김재원 “당대표가 초안 작성” 이준석 “덮어씌운다” 공방

공천룰을 정하는 최고위원 투표가 무기명으로 이뤄진 상황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가져온 초안에서 자신이 감점 비율을 줄였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덮어씌운다”고 반박하며 양측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3일 TBS 라디오에서 “당대표가 갖고 온 초안이 13페이지 정도 된다”며 “탈당 경력자 25% 감산, 징계 경력자 25% 감산, 당원 자격 정지 처분 이상을 받은 징계 경력자 15% 감산, 이런 내용으로 초안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초안대로 갈 경우 홍 의원이 현역 의원 10%, 탈당 경력자 25%로 총 35% 감산된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저는 그 중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어서 25%, 15% 이렇게 해놓은 것이 복잡하니까 그냥 15%로 통일하자고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즉 김 최고위원이 페널티 비율을 줄인 결과, 홍 의원이 받게 될 페널티가 25%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의록도 다 남아있고 회의 참석한 배석자들이 전혀 그런 상황 아니라고 얘기하는 상황”이라면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본인이 대구시장 출마하는 상황에서 여러 오해를 사니까 당대표에게 뒤집어씌우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제가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언론인들께서 취재 과정에서 오해 없길 바라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김어준씨 방송 좀 그만 나가야 한다”면서 “거기서 김어준씨와 짝짜꿍해서 당에 중차대한 공천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홍 의원 반발에 "저는 누차 감산점 등 어떤 형태든 반대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현역 출마에 대한 페널티, 무소속 출마 경력 페널티 등에 다 반대해왔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후 페이스북에 “저는 ‘공천에 불복해 탈당하여 무소속 출마한 경우 최근 5년간에 한정해 해당 행위자로 정하고, 25% 감산점이 너무 과중하니 15%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제가 무슨 새로운 내용을 제시한 것도 아니고 기존 회의자료 내용을 축소조정하자고 제안했고, 이 대표께서 위 사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도 사실”이라고 적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면서 지난 20일 최고위 안건 문서 첫 장을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당의 기획조정국에서 만들어온 공천기획안 초안을 놓고 제가 만들어왔다느니 (김 최고위원이) 이야기 중인데, 회의록에도 제가 거부한 내용과 더불어서 마지막까지 광역단체장에라도 적용을 하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있다”면서 “그때 김재원 최고위원 본인은 ‘아직 (나는) 출마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이해당사자로 보지 말아달라’라는 언급까지 하시면서 논의에 참여하셨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 홍준표 옹호론 “공관위에서 룰 다시 논의할 수도”

정미경 최고위원은 23일 YTN라디오에서 “홍 의원 입장에서는 비판하실 수 있다”며 “최고위에서 의결을 거치면서 나가기는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공관위가 다시 구성되고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 이후에 의견을 듣고 다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처음부터 여지를 남겨놓고 시작한 행위”라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홍준표 의원 같은 경우에는 대선 후보로까지 뛰었던 분이신데 25%나 죄를 지은 것처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저는 의문이 좀 있다”면서 “어차피 이 부분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다시 재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그 최고위원회 결정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누가 봐도 보여진다”면서 “최고위원회의 결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 룰을 정하려면 지방선거 규칙, 심사단 같은 걸 만들어서 했어야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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