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진상 조사 위해 경북대병원 직접 찾아가 자료 제출 요청
조국 ”더도 덜도 말고 똑같이 해라”
정호영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에 자녀를 못 보내느냐“
윤석열 측 “국회에서 검증할 것…일단 지켜볼 생각”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올라가는 승강기 안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올라가는 승강기 안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윤석열 당선인 첫 내각 정호영 보건복지부 후보자의 자녀들이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편입학 과정에서 ‘아빠 찬스’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윤석열 당선인이 자녀 입시 문제로 불거진 조국 사태에서 ‘공정’으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터라 이번 정 후보자 자녀 문제가 뇌관을 건들어 졌다고 분석되고 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5일 경북대병원을 방문해 진상 조사를 위한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등 만만에 준비로 공세태세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15일 오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후보자 본인이 매우 떳떳한 입장으로 소명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어 일단은 잘 지켜볼 생각“이라며 ”경북대 측에 무리한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라는 의미에서 저희가 철저한 소명자료를 하나하나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호영 자녀, ‘아빠 찬스’로 ‘봉사활동‧논문 공동저자 등재’ 의혹

정 후보자 자녀들이 스펙 중 의혹으로 제기되는 것은 봉사활동 이력이다. 정 후보자는 두 자녀가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2015∼2016년 부원장 직급인 진료처장을 맡고 있었다.

그의 딸은 의대 편입 전형 심사 기록을 통해 2016년 1월 11~15일 및 7월 25~29일 입원 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술평가 중 일부 전형에서 유일한 만점자였다고 알려지기도 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그는 정 후보자가 부원장이었던 2017년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도권 의과대학의 한 관계자는 “의전원이나 의대 편입학 준비생 대다수가 병원 봉사활동을 하는 편이라 경력이 특이한 건 아니다”면서도 “편입학 직전 해는 시험 준비로 가장 바쁜데, 그 시기에만 봉사활동을 한 점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자 측은 “병원의 사회사업실을 통하여 신청하였으며 경북대병원의 경우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연중 상시로 신청이 가능하며, 초단기 신청이 아닌 이상 신청된 이들에게는 모두 자원봉사기회가 부여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의 딸은 합격자 33명 중 최종 27위로 합격 했다.

아들도 2015년 1월 19~23일 및 누나와 같은 시기인 2016년 1월 11~15일과 7월 25~29일 동안 경북대병원 봉사활동으로 스펙을 쌓았다. 총 25건 85시간의 봉사활동을 한 기록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봉사활동 이력과 함께 공동저자로 올린 논문 스펙도 지적된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의대 편입 전에 학부생으론 이례적으로 전자공학회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이름을 올렸고, 주요경력으로 기재했다. 이는 경북대 전자공학과 4학년 시절 참여한 논문으로, 그는 자기기술서에 “의학연구에 뜻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교수님추천으로 프로젝트 초반에 직접 참여했다”고 적었다. 교수 추천으로 합류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이 정 후보자 아들의 학부 성적표를 열람한 결과 의학과 연관이 있다고 볼만한 수강과목은 4년간 51개 중 ‘생물학 1’과 ‘화학 1’, 2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의학 연구에 뜻이 있는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논문 공저 당시 그가 수강하고 있던 학점은 19학점으로 논문 경험이 없는 학부생이 주 40시간을 연구원으로 수행하기엔 어렵다는 해석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사 출신의 한 연구원은 “논문 경험도 없는 학부생이 19학점을 이수하면서 주 40시간을 연구원으로 있고, 성과를 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교수가 과거에도 논문에 학부생을 공동 저자로 올려줬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 학생만 해줬다면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지역인재를 뽑는 특별전형으로 합격한 아들은 대구.경북 소재 대학 졸업자 6명 중 유일한 경북대 출신이다. 나머지는 포항공대 출신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이던 시절 의대에 편입했다.

2017년과 2018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학 과정에 평가위원장은 이종명 학장으로 정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장 당시 병원 이사였고, 경북대 의대 1년 선후배 관계다.

 

정호영 아들 병역문제도 추가로 문제 제기

15일 정 후보자 아들에 관련해서 경북대 편입 입시문제 외에 병역문제가 추가로 제기되었다.

2015년 신체검사 판정결과에 따라 정 후보자 아들은 2019년 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대구지방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앞서 2010년 11월 첫 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선 현역 판정을 받은 걸로 밝혀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10년 11월 처음으로 받은 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서 현역대상 판정을 받았지만, 2015년 11월 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선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4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인 의원은 “보건복지부는 (병역판정) 변동 사유와 관련한 소견서 등 상세 자료를 병무청에 요청했지만 받은 바가 없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후보자 자녀의 편입학 문제가 이미 불거진 상태”라며 “아들 병역 처분에 대한 의혹까지 일지 않으려면 조속히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정 후보자 측의 해명을 촉구했다.

 

민주당 “인사청문 시일까지 기다릴 수 없다…조국 잣대 똑같이 적용해야”

국회 보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의혹을 검증할 자료를 학교 측에 요구하며 학교 측과 간담회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국회 보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의혹을 검증할 자료를 학교 측에 요구하며 학교 측과 간담회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회 복지위‧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은 15일 경북대를 방문해 경북대 의과대학 편입 특별전형이 실시된 4년 동안(2017∼2020년) 정 후보자 자녀 편입학 심사와 관련된 자료와 편입에 합격한 다른 경북대 교수 자녀가 있는지도 대학 측에 요구했다.

복지위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북대에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만 한시적으로 편입을 시행했다. 2018년에는 정호영 후보자가 병원장이다. 그때 갑자기 특별전형이 생기면서 대구·경북 지역 소재 대학 출신이었던 아들이 합격한 것”이라며 정 후보자 자녀들의 ‘아빠 찬스’ 의혹의 가능성을 높였다.

경북대를 방문한 의원들은 경북대병원 본원 앞에서 "정 후보자와 그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일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며 "정 후보자는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고 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러한 의혹들의 사실관계 확인을 인사청문 시일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즉각적인 소명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당선인이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입시 비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검언유착 사건을 조국 전 장관을 수사하던 수준으로 하는지, 측근이라고 감싸고 덮어버리는지 일단 지켜봤으면 한다“며 ”만약 윤 당선인이 조국 전 장관에게 적용했던 잣대를 자신과 측근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나서서 심판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회의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문제 많은 친구 장관의 지명을 속히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달라 그것이 40년 우정을 지키고 인사 참사를 바로잡는 길“이라고 공정의 잣대를 공평하게 두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대학 시절 전부터 알고 지낸 ‘40년 지기’로 잘 알려져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살권수(살아있는 권력 수사) 운운하던 검찰은 왜 정 후보의 집과 경북대 연구실, 의대 병원 등을 즉각적 압수수색하지 않는가”라며 “윤석열 절친이자 장관 후보면 진짜 살아있는 권력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사권을 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눈치를 보는 것인가”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똑같이 해라”며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정호영 ”특혜 없었다“

    윤석열 측 ”공정한 과정 거쳤다…경북대에 소명 자료 철저히 요구“

정 후보자는 15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며 ”특혜는 없었다“며 제기되는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해 항변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들에게 ”아버지가 대학교수라고 그 대학에 자녀를 못 보내면,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에 자녀를 못 보내느냐“고 반문하며 청탁이나 특혜는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자진 사퇴 여부에 대해서 그는 “왜 자꾸 사퇴하라고 그러느냐.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당선인 측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정호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의 시간은 국회에서 이뤄질 때까지 일단은 잘 지켜볼 생각이다. 후보자 본인께서 어제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서 매우 떳떳한 입장으로 본인이 소명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보여주시고 있고 무엇보다도 경북대 측에 무리한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라는 의미에서 저희가 철저한 소명자료를 하나하나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경북대 또한 모든 성적과 일체의 자료들을 제공할 예정이므로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기까지 후보자 본인이 소명하는 내용과 또 현장에서 상세히 설명하는 내용들을 기다려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수위 관계자는 “정 후보자 논란이 어느 정도 소명이 되는 점은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조국이랑 똑같지 않냐’라는 프레임은 깨기 힘들어 보인다. ‘조국과는 다르다’는 걸 증명해내는 건 온전히 정 후보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가볍게 지나가진 않을 것이 전망된다는 취지다.

14일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입장문을 통해 “장관 후보자 자녀의 편입학 과정의 절차적내용적 측면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선발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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