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호영 정면돌파’ 선택...‘공정’ 내건 尹·국민의힘 ‘조국시즌2’ 역풍 위기

2022.04.18 02:54:43

국민의힘, 지방선거 ‘조국시즌2’ 될까 전전긍긍...이준석 “정호영 엄밀한 평가해야”
尹 "정호영. 국회 청문회 지켜볼 것... 조국과 다르다. 범법 없으면 돼"
진중권 “조국시즌2 국힘편....조국의 길 갈 듯, 결말도 비슷”
민주당 “尹, 40년 친구 구하려다 민심잃어, 정호영 지명 철회하라”
교수단체 “文정권보다 한 차원 높은 도덕성, 국민 공동과제...정호영 자진사퇴하라”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들의 의대 편입학과 아들 병역 과정에서 제기된 ‘아빠찬스’ 특혜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하고 나섰다.

정 후보자는 17일 오후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위법적 행위나 부당한 팩트는 없다”고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단언컨대 자녀들 문제에 있어 저의 직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행위도 없었고 가능하지도 않았다”며 “(자녀들의)병역처리 과정이나 의대 편입 과정은 최대한 공정한 과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돼 객관적인 결과를 얻었고 공정성에 의심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마치 조국 전 장관이 법무장관 후보자 신분으로 자녀들의 특혜 의혹에 정면 반박하고 나선 당시의 기자회견을 다시 보는 듯했다. ‘조국판박이’ '조국시즌2'라는 비난에도 정호영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반박하면서 복지부장관 후보자 사퇴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여론은 더욱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은 40년지기에 복지부 장관을 주기 위해 제대로 된 검증도 하지 않아 자신이 내세운 ‘공정’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 아니냐며 ‘윤석열판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석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범법 행위 전혀 없어"... '정호영, 조국과 다르다"

윤석열 당선인은 정 후보자의 기자회견을 앞둔 17일 오전 “부정의 팩트(사실)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밝혔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배 대변인은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조민 씨는) 명확한 학력 위변조 사건이 국민 앞에 확인됐는데, 정 후보자의 많은 의혹이 과연 그에 준하는 범법 행위가 있었는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며 “지금까지 (정호영 후보자가) 해명한 바로는 (범법 행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례가 다르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입장은 비록 여론이 악화일로임에도 불구하고 "정 후보자는 조국과 다르다"며 조 후보자 감싸기를 하고 있다. 정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식과 정서'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법'을 기준으로 두둔하는 입장에 서며 사퇴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는 정 후보자에 대해 문제는 있지만 일단 ‘국회 청문회까지는 가겠다’는 입장이다.

배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후보자 본인이 여러 보도를 통해 매우 떳떳한 입장으로 소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며 "국회에서 ‘검증의 시간’이 이뤄질 때까지 잘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 후보자가 ‘아빠 찬스’ 의혹으로 사퇴할 경우 의혹이 제기되는 한덕수 총리 후보자나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도 집중 포화를 맞아 줄사퇴 압박을 받아 1기 내각이 휘청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정 후보자 기자회견에도 의혹은 해소되지 못하고 오히려 윤 당선인을 향한 ‘불공정과 내로남불의 민심 역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호영 카드'를 계속 안고간다면 ‘공정’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출발부터 민심을 역행하고 문재인 정권을 정권교체 시킨 ‘불공정’의 상징이 된 ‘조국 내로남불’의 어두운 그림자가 덧씌워질 수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사태 심각... 지방선거에 ‘조국시즌2’ 될까 우려
이준석 “정호영, 국회 청문회 당 소속 의원들 엄밀한 평가해야”

윤 당선인과 달리, 당장 6.1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은 '정호영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국민의힘 판 조국 시즌2’가 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윤 당선인 국정운영 기대 여론이 50%선을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정호영 악재’가 계속간다면 윤석열 당선의 명분인 ‘공정’은 한 순간에 사라지고 ‘조국 불공정과 내로남불 시즌2’로 민심의 거센 역풍을 받아 지방선거에 최대 악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호영 악재'로 인해 민심을 잃어버린다면,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여론 조차 등에 업지 못해 결국 민주당의 사생결단으로 몰아붙이는 ‘검수완박’ 강행을 막아내지 못할 경우 윤 당선인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올 가능성도 있다. 

그로인해 '성역없는 수사'를 해왔던 검찰총장 출신인 윤 당선인을 선택하고 기대했던 '권력형 비리 수사'가 물건너 간다면 尹지지층은 완전히 돌아설 것이다. 또한 김오수 총장의 사퇴와 검찰들의 집단저항, 진보-보수를 떠난 검수완박 비판 여론에도 검찰의 생존이 걸린 '수사권'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윤 당선인의 기반인 '검찰'이 등을 돌릴 것이다. 

뿐만아니라 '정호영 지키기'에 힘을 빼다가 정작 민주당의 청문회 칼날이 집중될 한덕수 총리, 한동훈 법무장관, 원희룡 국통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방어력도 약화될 공산마저 있다. 윤 정부 첫 출범부터 내각 구성이 제대로 되지 못한다면 이후 국정은 심각한 난맥상을 예고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정 후보자에 대한 ‘부실 검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윤 당선인이 내세운 '공정'은 '인사'에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검증에서 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40년지기 정 후보자는 지명일(10일) 하루 전날인 9일 에서야 인수위에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검증을 단 하루만에 끝내고 장관 지명자로 발표했다는 것은 철저한 검증을 하지 않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공정’을 내세운 윤석열 인수위에서 문 정권의 ‘조국 불공정 사태’를 몰고왔던 ‘자녀 특혜 의혹’(아빠 찬스)을 걸러내지 않은 부실 검증 결과가 드러난 것이다.

출범 한달도 채 남지 않은 현재 국민의힘은 정호영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고, 인수위에도 심각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대표는 “엄밀한 평가”를 강조하며 정 후보자를 두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고등학교에서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응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국회 청문회를 하게 되면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이 입법부 소속으로 매우 엄밀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자와 관련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개인적 해명을 한다고 하니 우선 그것을 직접 보고 당에서 내일 최고위원회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7일 정 후보자의 해명 기자회견 후 여론을 보고 18일 최고위원회에서 정 후보자 문제에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17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조국 사태 때 ‘내로남불, 불공정’이라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2030세대가 분노하고, 정권교체가 되었다. 공정을 바라는 민심이 우리를 선택한 것인데 새 정부가 시작되기도 전에 조국과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더 커지기 전에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하든지, 하루라도 빨리 이 상황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 후보자 의혹에) 실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국민정서법’에 어긋난다면 걱정이 된다"며 "국민들의 우려를 정 후보자에게 전달하고 국민들을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도 "당내에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후보자는 정리하고 가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의원들도 의견을 모아서 인수위에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진중권 “조국의 길을 가기로 한 듯 결말도 비슷하지 않을까”
민주당 “尹, 조국처럼 압수수색 하라...尹당선인 공정이 무엇인가”

정 후보자의 17일 해명성 기자회견에도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누구보다 ‘조국 내로남불 사태’를 맹렬히 비판해왔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즈아(가자), 조국 시즌 2, 국힘(국민의힘) 편”이라는 짧은 글을 올리며 비판한데 이어 정 후보자 기자회견 후에도 ‘조국의 길’이라고 비난을 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나중에 누구처럼 '마음의 빚을 졌다'고 하겠지"라고 문 대통령을 빚대어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국이 해명한 바로는 부정의 팩트가 있었나? 조국도 '불법은 없습니다'라고 했지요"라며 "(정 후보자가) 조국의 길을 가기로 한 듯 결말도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해명 기자회견에 대해 이날 신용현 대변인 브리핑에서 “정호영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의혹의 핵심은 ‘게임의 법칙, 룰’을 누가 만들었냐는 것”이라며 “핵심 논점에서 벗어난 자기합리화, 입증책임을 국민과 국회, 언론으로 돌리는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만든 건 ‘공정’이란 단어일 것”이라며 “불법, 위법, 부당행위가 아니면 공정한 것인지, 윤석열 당선인의 공정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총장 윤석열의 공정과 대통령 윤석열의 공정은 다른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호영 후보자는 대통령 당선인의 40년지기 친구라는 것 외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어야 할 그 어떤 하등의 이유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며 “친구를 구하려다 민심을 잃는다. 소탐대실하지 말고 정호영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윤 당선인이 만약 지금 검찰총장이었다면, 이 정도 의혹 제기면 진작에 정호영 지명자의 자택과 경북대학교 병원에 전방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겠느냐”며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 측은 조국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용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호영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윤석열 당선인이 결자해지해야 마땅하나 이제는 본인이 나서서 두둔하고 있다”며 “위법이 있는지 없는지는 그때처럼 수사도 해보고 압수수색도 먼저 해보라”고 조 전 장관 압수수색을 빚대어 비판했다.

교수단체 “국민이 쉽게 납득 못해...용기있고 명예로운 자진사퇴하라”
시민단체 "복지장관 경험과 전문성 부족... 지명 철회"

한편, 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이하 정교모)은 기자회견 전날인 16일 입장문을 내고 “정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에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정교모는 "우리 국민은 적어도 문재인 정권보다 높은 수준의 자기 절제와 투명성을 갖추고,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들로 정부를 구성해달라는 염원으로 대선에서 3.9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을 심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임 정권보다 한 차원 높은 도덕성을 갖고, 품격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은 국민 공동 과제인데 정호영 후보자의 소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불법성 여부와 별개로 그러한 사실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관해 많은 국민이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억울함이 있다 하더라도 대의를 보고 한 발 물러서서 신 정권의 순조로운 출발에 같이 힘을 보탤 것을 정호영 후보자에게 부탁하며, 용기있고 명예로운 자진사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의 도덕성 문제 뿐만아니라 복지부 장관으로서 전문성 부족도 지적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양극화, 구조적 불평등, 돌봄 공백의 해소라는 시대적 소명에 대응하기 위한 경험과 전문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보건의료를 넘어 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 연금개혁 문제에 지명자가 어떤 이해와 식견을 가졌는지 아는 바가 없다"며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성찰이 보이지 않는 인사에게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를 맡기기에는 당면한 사회적 위기가 너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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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60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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