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정치욕구가 ‘온건 김부겸’에 쏠려. ‘일반국민여론조사’ 비율 확대 여부와 연동돼 
현행 룰대로라면 2020년 전대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처럼 ‘어대명’으로 흐를 가능성

사진 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른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
▲ 사진 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른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민주당 의원과 함께  양강구도를 보였다. 그러나 김 전 총리가 당대표로 적합하다는 지지층의 분포가 집권여당의 지지기반과 겹친다는 점에서 ‘찻잔 속의 태풍’이 될지 아니면 야권 판도를 뒤흔들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11~13일 실시한 민주당 대표 적합도 조사(쿠키뉴스 의뢰)에서 이 의원 28.8%, 김 전 총리 21.6%로 이 의원이 김 전 총리에 7.2%p 격차로 앞서며 양강구도를 나타냈다. 이 둘을 제외하면 정세균 전 총리 등 다른 경쟁자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 김 전 총리는 연령대별로  60대 이상(이재명 16.8% 대 김부겸 30.9%), 지역별로 대구/경북(23.1% 대 41.1%)에서, 지지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9.8% 대 30.2%),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16.9% 대 27.2%)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층(7.5% 대 35.7%) 등에서 이 의원에 뚜렷하게 앞섰다. 이들 계층들은 집권세력 핵심 지지기반이다.

반대로 이 의원은 40대(이재명 37.9% 대 김부겸 14.9%) 등 50대 이하 세대에서는 이 의원 지지도가 호남권(38.0% 대 17.2%), 민주당 지지층(55.3% 대 10.3%). 윤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층(55.8% 대 10.2%), 진보층(42.6% 대 16.4%) 등 야권 핵심 지지기반에서 김 전 총리에 확고한 우위를 나타냈다(유선 전화RDD 전화면접(15.1%)과 무선전화RDD 자동응답방식(84.9%)를 병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7일 실시한 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 조사(뉴스토마토 의뢰)에서 이재명 의원 32.1%, 김부겸 전 총리 26.3%로 5.8%p 오차범위 내 격차로 1위를 다퉜다. 우상호 의원(4.5%), 홍영표 의원(2.3%), 설훈 의원(2.3%), 이광재 전 의원(2.0%), 이인영 의원(2.0%), 전해철 의원(1.5%) 등의 지지율은 5% 미만에서 형성됐다.

민주당 대표 경쟁구도가 양강구도를 형성했지만 야권 지지기반에서는 이 의원, 여권 지지기반에서는 김 전 총리 지지로 몰리는 현상은 비슷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의원 적합도가 67.7%로 70%선에 근접했고 김 전 총리는 11.9%였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김 전 총리 40.0%로 이 의원 7.1%였다(무전전화(100%)RDD 자동응답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조사결과는 여권 지지층 중 상당수가 민주당 전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과 함께 김 전 총리를 통해 야당에게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치적 해석 또한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먼저 여권 지지층의 김 전 총리 지지는 ‘윤석열 정부와의 협치’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대선 경쟁자였던 이 의원이 당권을 장악할 경우 윤석열 정부와 거대야당이 충돌할 것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에 ‘온건한 지도부’가 들어서길 바라는 욕구가 김 전 총리로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이번 조사는 △대의원 40% △권리당원 45%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가 반영되는 현행 전당대회 룰로는 민심을 담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했다. 현재 룰대로 전대가 치러지면 김 전 총리는 높은 민심지지도에도 불구하고 출마가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이번 전대에서 이들 여권지지층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룰의 적용 여부가 민주당 전대 ‘흥행’의 핵심요소로 부상하게끔 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민심 반영을 위해 룰 변경은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상과 이어진 국민의힘 전대 이준석 대표의 탄생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반영 50%가 결정적이었다. ‘진영’의 관점에서는 상대진영의 힘으로 당 대표를 선출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그 결과를 보면 ‘진영의 힘 확대’를 낳았다는 점을 외면하기 어렵다.

우상호 비대위는 조만간 전당대회 룰 개정을 통해 여권 지지층의 민심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여권 지지층 민심 반영이 낮을 경우 김 전 총리를 통해 드러난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가라앉으면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다. 2020년 전대 당시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 주도했듯 이번 전대에서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의 틀에 갇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심 반영비율이 높아질 경우 민주당 전대는 미지의 태풍 앞에 노출될 수 있다. 김 전 총리 당대표 지지율로 드러난 이들 민심이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김 전 총리 출마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지지후보를 창출할 개연성도 있다.

또 이들이 원하는 정치적 욕구가 ‘윤석열 정부와 협치’에 있다. 따라서 여권 지지층의 민심을 수용하는 전대 룰 개정 여부는 민주당 전대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으로선 상대 진영의 민심을 끌어안을 경우 이번 전대는 내부적 진통을 크게 할 개연성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대 흥행’을 가르는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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