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이재명에 무언의 압박? “나부터 내려놓겠다” 불출마 선언
‘팬덤 정치’ 비판 일축…정청래 “민주당 기본 가치, 당원권 강화돼야”
기저에 선거 패배 책임론 두고 脫계파·민주주의 회복 등 내걸 듯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8월 28일에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치른다. 이번 전대에 당대표 출마 후보군으로 이재명 의원을 포함해 하마평 인물만 10여 명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불출마 선언을 한 전해철 의원을 제외한 다선 이광재, 이인영, 홍영표 등과 재선 의원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전재수가 있다. 특히 세대교체론에 힘입어 초선인 이탄희와 김해영을 비롯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김부겸 전 의원도 사실 하마평 대상임에도 스스로 정치 은퇴 선언한 바 있어 아직까진 후보군에 오르내리진 않고 있다. 최근 ‘민주당 당대표 적임자’를 묻는 여론조사에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당권 경선에 핵심은 '이재명이냐 아니냐'이다.
당내선 선거평가, 간담회, 성명 등을 통해 지난 연이은 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불출마 할 것을 촉구하는 가운데 선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 의원 출마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오늘 오후부터 민주당 국회의원 전부 대상으로 워크숍이 1박 2일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당권을 둔 논의가 깊게 다뤄져 경선 룰이나 출마 가닥 등이 좁혀질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이 중헌가’…선거 책임·탈계파·민주당 전통 가치 등 내걸 듯
당대표 출마 후보자들은 제각기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핵심 포인트를 내걸고 당권 도전에 임할 것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앞선 선거 패배의 대한 책임을 비롯하여 그 과정에서 드러난 민주당 내 쇄신 포인트인 탈계파·민주주의 회복 등이 가장 두드러지는 가치가 될 것이 전망이다.
정통 민주당 최대 모임인 ‘민주주의4.0’ 소속 홍영표 의원은 “당대표 안나가는 게 상식적이다”라며 이 의원을 겨냥한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바 있으며, 소신파 박용진 의원과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인 이탄희 의원 역시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후보가 지선에서 인천 계양을 출마 했다”며 “성찰 필요하다”고 ‘이재명 후퇴론’을 제기했다.
민주당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증하듯 다양한 색깔의 의원들이 ‘선거 책임론’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소신파 김해영 전 의원도 22일 SNS를 통해 지역위원장직에서 퇴진 선언을 했다.
그는 “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겪었다. 제가 맡고 있는 연제구도 구청장과 시의원 선거에서 모두 졌다”며 “지역위원장으로서 부족했음을 통감하고,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직접적인 이 의원의 불출마 촉구에 대한 표현은 없었지만 선거 책임에 목소리를 더했다.
세대교체론에 우선순위를 둔 후보군도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우광재·좌희정으로 불린 故노무현 전 대통령 핵심 참모 이광재 의원은 지난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전해철·홍영표 등 불출마하고 강훈식·전재수·김한규 등 젊은 층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70~80년생 신진 세력에 기회를 주는 것이 민주당의 분열을 막을 방안이다”라고 강조했다. ‘팬덤’과 ‘계파’엔 반대 입장을 내놨다.
한편, ‘쓴소리’를 맡고 있는 당내 20대 여성 상징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n번방’ 성범죄 사건을 통해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 박 전 비대위원장은 ‘개혁의 딸’이라는 팬덤층을 확보하며 공동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까지 주도하게 된다. 이후 당내 미운털이 박혀 강성 지지층에게 고소·고발도 당하지만 일약 당대표 후보 순위권 물망에 올랐다.
정치평론가 등 전문가 일각은 박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 여론의 지지가 중요한 자리인 만큼 어떤 다선 의원보다 당대표로서의 가능성이 크다고 점친다.
이외 ‘처럼회’ 소속이자 지난 서울시장 경선에서 포기 선언을 하고 ‘검수완박’ 입법에 주력했던 박주민 의원은 당시 대선 책임에도 지선에 출마하는 송영길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선거 책임론’을 대두시킬 것이 관측된다. 앞서 20년 당대표 경선에 이낙연 전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에 이어 출마한 바 있다.
또한 선거 책임론을 뒤집어 쓴 이 의원의 출마 선언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면 질수록 유력 후보들은 출마 선언으로 우위를 발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친문이자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훈 의원은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출마해야겠다. 조만간 정리해서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한때 친노 수장이자 친호남계 정청래 의원도 지난 21일 언론 단독 인터뷰를 통해 “당원한테 지지받는 당대표가 돼야 한다”며 출마 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