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정권 때와 비교해 봐라” 불쾌함 표현, 대통령실 송옥렬 논란에 “검증했다, 일단락된 사안”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약식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사진=대통령실 자료사진]
▲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약식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사진=대통령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박순애 교육부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에 대한 지적에 “전 정권에서 지명한 장관 훌륭한 사람 봤나?”라며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 질의응답에서 송 후보자 지명 등을 두고 부실인사, 인사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전부를 통째로 부실인사로 바라보며 비교한 것이다.

인사는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고, 인사에서 반복된 문제들은 사전에 충분히 검증 가능한 것들이 많았다는 지적에는 손가락을 흔들면서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를 해보라.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말한 뒤 추가질문을 받지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인사 지적에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하고 전 정부에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도덕성면에서도 전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을 보면 비교가 될 수 없다”고 문재인 정부의 인사보다 더 잘했다는 입장을 보인바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진행된 기자 약식 질의응답에서 다소 불쾌감을 드러내며 짧게 끝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인사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비판이 타당하지 않다는 윤 대통령 개인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의 송옥렬 후보자 지명과 동시에 성희롱 논란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2014년 9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송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당시 학생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만취 상태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 당시 송 후보자는 학생에 대한 외모 품평을 하면서 여학생에게는 성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 4일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검증 과정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발언 경위 및 구체적 내용 등을 확인했다. 당시 후보자는 참석자들에게 사과했고, 그것으로 일단락된 사안으로 학교의 별도 처분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이 사실을 알면서도 후보자로 지명했음을 알렸다.

이어 “송 후보자는 당시 과오를 인정하고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다 구체적인 설명은 공정거래위원회 인사청문준비팀이 꾸려지는 대로 추가로 이루어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 후보자의 사과로 일단락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송 후보자 지명을 두고 ‘인사검증 부실’이라며 법무부를 통한 인사검증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4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송옥렬 후보자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재직 당시 제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며 “제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취한 채 외모 품평을 하고, 한 여학생에게는 동석한 남학생을 가리켜 ‘얘한테 안기고 싶지 않느냐’, ‘나는 안기고 싶은데’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언론보도 내용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성추행이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라는 내용의 시를 쓴 사람이 대통령실 살림을 맡고 있으니 이정도 성희롱 발언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아무 문제 아니라는 인식인지 황당하다”며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라서 인사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기에는 인사검증의 부실이 너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빈틈없는 발탁이라는 본인의 발언을 철회하고 인사검증 시스템을 개선할 것을 국민께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법무부에 설치한 ‘인사정보관리단’, 대통령실 복두규 인사기획관 등 검찰 출신 인사로 짜인 인사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