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 정치를 하는 이유 "어쩔 수 없이 낙오된 분들과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보수의 가치야말로 약자에게 더 큰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어"
"저에게 그러한 소명을 불러 일으켜 준 사람은 역시 우리 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인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순천향대에서 명예 사회복지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이날 수여식에서 김승우 총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입법 활동과 헌신적인 봉사 활동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오신 나경원 전 대표님께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답사에 나선 나경원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정치를 왜 하냐고 물으면 늘 대답하는 말이 ‘어쩔 수 없이 낙오된 분들과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것" 이라며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의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장애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분의 장애와 장애물을 걷어 드리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고 그것이 복지국가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전 대표는 "보수의 가치야말로 이 사회의 약자에게 더 큰 당당한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 길을 가고 있다"고 전제하고 "저에게 그러한 소중한 소명을 불러일으켜 준 사람은 역시 우리 딸"이라며 "딸을 낳고, 기르면서 제게 다가온 현실들은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가기에는 제도의 변화는 물론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20년 정치하면서 수많은 상을 받기도 하고 각종 선거에 당선되기도 했지만 오늘같이 기쁘기도하고 무겁기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은 내게 밥먹는 일과 똑 같다"고 강조하고 "밥먹는 일상을 더 잘 챙기리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학위를 무겁고 소중히 여기겠다"고 밝혔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나경원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지냈으며, 특히 국회 저출산고령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장애인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약자와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국회 활동을 주도했다. 

한편 2013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서 전 세계 지적장애인의 문화체육 축제라고 하는 '동계 스페셜올림픽'을 평창에 유치해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같은 해 제16차 IPC 집행위원으로 선출돼 개발도상국과 함께하는 패럴림픽 운동인 '스포츠 유스캠프'를 개최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인 함께 어울리는통합사회 구축에 기여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동작구을에서 출마했으나 ,낙선한데 이어 지난해 국민의힘 당 대표경선에서 이준석 당시 후보에서 패배한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서 있다. 

 

<이하 나경원 전 대표 답사 전문>

영예로운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해주신 서교일 순천향대이사장님, 김승우 총장님, 박두순 대학원장님께 먼저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폭염속에 먼 걸음 해주신 고흥길 전 장관님, 김용직 회장님으로 비롯한 내빈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정치인으로서 정치를 왜 하냐고 물으면 늘 대답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낙오된 분들과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였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의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장애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장애와 장애물을 걷어 드리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고 그것이 복지국가로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포퓰리즘성 나눠주기 예산을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보수의 가치야말로 이 사회의 약자에게 더 큰 당당한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 길을 가고 있습니다. 갈 수록 우리 사회의 약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전통적 분류의 약자는 물론 급변하는 국제, 사회환경은 어쩌면 우리 모두를 잠재적 약자, 또는 일시적 약자, 상황적 약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엊그제 맥도날드 키오스크 매장에서 결국 주문을 못하고 눈물지으며 발길을 돌렸다는 어르신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잘 할 수 있을까를 다시금 생각했고, 이런 현실에서 정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그러한 소중한 소명을 불러 일으켜 준 사람은 역시 우리 딸입니다.

우리 딸을 낳고, 기르면서 제게 다가온 현실들은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가기에는 제도의 변화는 물론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아이의 입학을 거부하는 학교측의 입장을 보면서 제도의 개선을, 아이를 차별과 동정의 시선으로 두번씩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인식의 개선을 꿈꾸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국회에서 입법으로, 정책으로, 예산으로, 장애 조기발견, 조기치료부터 특수교육, 평생교육, 고등교육 그리고 고용, 주거, 장애노인 복지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어느 상임위에 있는 저에게 보고를 오는 부처나 기관은 자신들의 장애정책등을 점검하고 보고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변화를 시작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노력으로 장애인고용공단이사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NGO활동 등 사회활동을 통하여 인식개선에 기여하기로 했습니다.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최는 17만명의 관객이 참여하는 등 그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불루마라톤, 뮤직앤아트페스티벌 모두 행복한 기억이고 소중한 자산입니다. IPC집행위원으로 태권도를 패럴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게 역할을 한 것 역시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많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는 정은혜작가가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한 것도 그를 반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길에 함께 동참해주시리라 생각하며 다음과 같은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장애인 등 약자에 대한 정책은 비장애인이 그들에게 베풀어주는 시혜가 아닙니다. 장애인을 포함한 약자들 역시 우리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헌법상 권리가 있습니다. 그들이 모두 최소한의 존엄성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 그것이 약자들을 위한 정책입니다. 결국 그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음에 우리는 우리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둘째 , 우리가 제도를 설계하고 집행할 때 우리는 우리의 시각이 아닌 그들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딸이 초등학교 때 우리 아이가 늘 불평하던 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아이들이 자꾸 운동화를 신겨줘’ 그 때는 교실에서 실내화를 신던 시절입니다. 하교시 운동화를 갈아신는데 선생님께서 딸아이를 도와주라고 하셨다고 유나도 충분히 혼자 할 수 있는 운동화 갈아신는 것을 친구들이 도와주려 한다는 것이지요. 유나가 원하는 것은 운동화 갈아신는 것을 지켜보았다가 함께 천천히 버스정류장까지 걷는 것인데요. 한마디로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필요한 것을 해주자는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그 출발점은 바로 기다려주는 것부터라고 봅니다.

셋째, 이제 그들을 한번만 봅시다. 장애인을 만나면 두번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직 드물기 때문이죠. 때로는 동정으로, 때로는 차별적 시선으로 봅니다. 얼굴이 둥근 사람도, 갸름한 사람도, 키가 큰 사람도 작은 사람도 모두 우리 구성원입니다. 그런 시각에서 장애인을 한번만 봅시다.

오늘 이자리에 서면서 참 영예롭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20년 정치하면서 수많은 상을 받기도 하고 각종 선거에 당선되기도 했지만 오늘같이 기쁘기도하고 무겁기도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늘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은 내게 밥먹는 일과 똑 같다고. . . 이제 밥먹는 일상을 더 잘 챙기리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학위의 무게를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혼자가면 빨리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갑니다.

함께 하면 우리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게더 위 캔!

​*** 제가 주최한 최초의 음악캠프인 사랑나눔위캔의 음악캠프 참가자로서 그 재능을 인정받아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애국가를 연주한 박모세군이 축가를 불러주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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