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의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의원들 사퇴 촉구

정의당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
▲ 정의당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

연이은 선거 패배로 위기에 빠진 정의당 내에서 당의 혁신을 위해 비례대표 의원들이 총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돌아선 민심을 잡기 위한 강력한 쇄신안이 필요하다"며 '정의당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를 발의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의원인 류호정 장혜영 강은미 배진교 이은주 의원(비례대표 순번 순) 5명이 일괄 사퇴하고 이 자리를 새로운 인물로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원 총투표'는 당권자(투표권을 가진 당원) 5% 이상의 서명으로 발의할 수 있다. 권고안인 만큼 사퇴에 대한 구속력은 없지만, 총투표가 가결될 경우 비례대표 의원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변인은 "지금 정의당은 위기를 넘어 존폐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024년 총선에서는 더 처참한 결과를 마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며 "비례대표 국회의원 5석의 자리는 우리가 가진 최대의 자원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정의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의원들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 발의 당원총투표 제안문 전문]

당의 생존을 위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총투표를 발의합니다.

정의당은 위기를 넘어 존폐를 논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증폭되는 위기감, 특히 2024년 총선에서는 더 처참한 결과를 마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채 2년도 안 남았습니다. 

정당의 혁신은 국민을 향한 것이어야 합니다. 주권자의 심판을 엄중하게 수용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닿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본질적 혁신이 아닌 습관화 된 혁신, 당 내부의 다짐에 그치는 그만그만한 혁신안으로는 안 됩니다. 민심은 이런 식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대로 가면 우려는 현실이 될 것입니다.

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지도급들의 강력하고 전면적인 인적 쇄신 없이 국민들은 정의당에 눈길조차 주지 않을 것입니다. 당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지방선거 이후 한 달 여 간 당의 각종 회의와 간담회 그리고 당원들의 1인 시위 등을 통해 비례대표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례대표들은 이 요구를 피해가고 있습니다. 

지난 2년, 국민들에게 비례대표는 곧 정의당의 정체성이자 당론이자 이미지였습니다. 의정 활동을 비롯해 언론 등에 공개되는 일거수일투족이 곧 정의당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는 물론 비호감 정당 1위라는 결과를 받아든 지금, 비례대표들은 현 사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당의 위기 원인이 비례대표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민심은 우리 당이 과연 강력할 쇄신을 할 의지가 있는지, 바뀔 여지가 있는지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적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민심은 책임지고 행동하지 않는 정치 세력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5석의 자리는 우리가 가진 최대의 자원입니다. 이 5석을 통해 ‘달라지는 정의당’을 보여주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다음 당직 선거에서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출마할 당의 활동가들을 생각합니다. 새로운 정의당의 모습을 원내와 당이 모두 함께 보여주어야 합니다.

의원단이 자기 평가와 쇄신안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당원 증가, 민생 TF 설치 등은 정의당의 의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했던 일입니다. 지난 2년 동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떠나갔습니다. 그간의 노고에 당의 모두가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지만, 정의당에게는 이제 과거의 나를 버려 내일의 나를 살릴 결단이 필요합니다. 

[당의 운명과 미래를 당의 모두가 결정합시다]

이제 당의 운명과 미래를 당의 모두가 함께 결정합시다. 

정의당은 당원에 의한 정당입니다. 이는 정의당 창당 정신이며 당 운영의 원칙입니다. 백척간두에 서 있는 당의 운명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 발버둥을 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비례대표 5석은 유권자가 아닌 당원에 의해 직을 부여받은 당의 전략적 자산입니다. 이 소중한 자산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것은 지도부만의 몫이 아니라 당원들의 몫이기도 합니다. 이에 <비례대표 사퇴 권고 당원총투표>를 발의합니다. 

전국의 시도당 위원장, 지역위원장, 전국위원, 당대의원 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 무엇보다 이 당을 끝까지 지키고 있는 당원 여러분, 마지막 힘을 내어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정의당이 살아 있다는 믿음을,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당원 여러분들께서 만들어주십시오.

비례의원 사퇴 권고는 진보정당 역사에서 없었던 일은 아닙니다. 2012년 5월, 비례대표 경선 부실 파문으로 내홍을 앓던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후보자 14명 전원의 사퇴 권고안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각 비례대표들에 대한 징계성 사퇴가 아니라, 통합진보당이라는 진보정당의 회생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가 그때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이에 더 이상 국민들에게 외면 받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당원총투표를 발의합니다. 

어떤 방식이 정의당을 진정으로 살릴 방안인지, 당의 모든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인지 고민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비례의원 재신임, 중간평가제 등의 방안도 면밀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잘못하여 미비한 제도를 둘러싼 논쟁, 법리 논쟁으로 빠질 수 있음을 경계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도출된 안이 <정의당 비례대표 사퇴 권고 당원총투표 발의>입니다. 

당헌에 명시된 바 “당원총투표는 당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당의 최고 의사결정 방법”입니다. ‘총사퇴 권고’가 당원총투표로 성사된다면 당원들의 총의가 모아진 이 엄청난 정치적 의미를 이 당의 누구도, 무엇보다 민심이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기다리고 침묵하다 후회만 남을 수 있습니다. 당원 여러분, 우리의 손으로 우리가 자정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집시다. 당의 운명과 미래를 함께 결정합시다. <정의당 비례대표 사퇴 권고 당원총투표 발의>에 여러분의 지혜와 힘을 모아주십시오. 당의 쇄신과 도약의 길을 함께 열어주십시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당원총투표 주문 안] "2022년 대통령선거 및 지방선거 패배의 정치적 책임과 당 쇄신을 위해 정의당의 21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당선자(순번 1∼5번)의 사퇴를 권고한다."

<정의당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 발의 당원 총투표 초동 제안자>

정호진 (발의 대표자 / 전 당 수석대변인), 이민영 (당 비정규노동상담창구 대표), 임명희 (당 전국위원), 임성대 (당 강원도당 위원장), 전교탁 (당 전국위원), 홍주희 (지방선거 계양구의원 출마자), 황환철 (천안시지역위원장)

2022년 7월 5일

※ 당원총투표는 전체 당권자 5% 이상의 연서명으로 발의되며 대표자 증명서가 교부 된 이후 당권자 당원의 서명이 가능합니다. 관련해 당원 서명 등에 대해서는 대표자 증명서 교부 이후에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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