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주제 “윤석열 정부 첫 해, 경제 위기 속에 총체적 난국이 우려된다”
홍형식 “어대명 통해 이재명 이슈를 해소시키는 것, 민주당 위해서는 가장 빠르고 적절한 방법”
차재원 “실기하면 돌아오지 못한다는 정치적 절박감과 본인이 상황 돌파할 자신감, 당권 도전 배경”
황장수 “정치방식과 도덕성 문제 등 진지한 논의없는 ‘어대명이 현실’? 민주당 가치에 맞지 않아”
김능구 “경제위기 극복 대안, 당운영 철학과 비전, 통합과 포용 리더십 확인돼야 사법리스크 넘어 성공한 당대표의 길 갈 수 있다”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7월 19일 “윤석열 정부 첫 해, 경제 위기 속에 총체적 난국이 우려된다”는 주제로 정국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좌담회 네 번 째 주제, ‘어대명’과 ‘반명’의 대결이 가시화된 민주당 전당대회, 이재명 출마의 배경과 함께 거대야당의 미래를 위해 선거 과정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김능구 : 민주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 컷오프가 7월 28일이다. 당 대표는 중앙위원 70% 국민 여론조사 30%이고 최고위원은 중앙위원 100%인데, 8월 23일 투표 개시를 해서 8월 28일에 최종 결정된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어대명이냐 아니냐’ 그러니까 ‘이재명 의원이 총대를 매고 당선되야 한다’는 것과,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은 분열될 수밖에 없으니 출마하면 안 된다’는 논쟁이 한 달을 끌어왔다. 이재명은 묵언을 했는데, 묵언 속에서도 알 만한 사람들은 출마할 것 같다고 했고 결국 출마 선언을 했다. 이재명 출마 선언, 어떻게 보셨는지.

차재원 :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데 저는 어대출, 어차피 대표에 출마할 것이라고 봤다. 그 수순대로 가고 있는 것이고, 본인 입장에서는 현 상황에서 당권을 도전하지 않을 경우, 사법리스크의 논란이 있고 대선 패배와 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아마 여기서 실기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정치적 절박감이 상당히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

또 한편으로는 윤석열 정부가 완전히 갈지자 행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당권을 잡으면 충분히 모든 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런 절박감과 자신감 두 개가 엮어지면서 당권에 도전하는 것인데,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거라고 보지만, 완승을 하느냐 신승을 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진로가 좌지우지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2.7.18 [국회사진기자단]
▲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2.7.18 [국회사진기자단]

황장수 : 민주당 친문계 중심의 큰 흐름은 개헌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헌절 날 그 이야기를 했는데, 그 쪽의 정치적 목표는 윤석열 지지율이 좀 더 떨어지면 윤에게 압박을 해서 2024년 총선에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 치르는 쪽으로 몰아갈 거다. 그런데 이재명은 그런 방향에 장애가 되고 있다. 이재명은 스스로 승자독식을 원한다는 측면에서 개헌으로 가는데 도움 될 일이 없다고들 보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 내부에는 의외로 이재명에 대한 반대 세력이 많이 있다.

그래서 이재명이 너무 압도적으로 가거나 또는 후보가 좀 압축이 될 경우에는, 반명이 세력화를 해서 당 대표 게임을 좀 위태위태하게 끌고 갈 수 있다.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친명세력 만큼 ‘야권 지지 성향 국민들의 다수가 여전히 이재명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가’라는 점에 변수가 있다고 본다.

김능구 : 비대위가 정한 컷오프 룰은 당 대표도 중앙위원 100%였다. 그런데 63명이 연판장을 돌려서 비대위 결정을 엎었다. 중앙위원들은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 지자체 의회 의장들과 단체장들이라서, 말하자면 민주당의 선수들인데, 그 중앙위원회하고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게 권리당원이다. 중앙위원회 100%일 때는 이재명도 컷 오프에서 탈락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국민여론조사를 30% 반영하는 것으로 실력 행사를 한 거다. 처음에 이재명 계 의원이 한 20명 남짓 되지 않겠냐 했는데, 63명이 서명을 해서 일단은 한 3분의 1 정도는 친명이라고 볼 수 있다.

설훈 의원 같은 경우 반명 위원이 더 많다고 이야기하는데 상당히 위기감을 느껴서 그랬을 거라고 본다. 컷오프는 보통 결과 발표를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결국 모두 흘러나오기 때문에, 이재명 의원 입장에서는 압도적으로 돼야 한다.

당 대표 선거는 1인 1표다. 그래서 친명계가 모두 이재명 후보를 몰아주면 다른 후보, 예를 들면 박주민 의원 같은 경우는 나눌 게 없다. 현재 제가 듣기로는 강병원 의원이 친문의 지지를 받고 있고, 초선들은 강훈식 의원을 돕고 있다고 한다. 김민석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동교동계 세력과 정세균계의 지지를 갖고 있고, 박용진은 나름의 개인기로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2등으로 나오는데 1등과 뚝 떨어진 2등이고 그것도 30%만 반영되기 때문에 어찌 될지 모른다. 설훈 의원은 김민석과 자기가 단일화해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2위 3위가 누가 될지는 까봐야 안다는 분위기다.

사회여론조사연구소
▲ 사회여론조사연구소

홍형식 : 박용진의 경우 국민여론조사로 20% 수준에서 지지율이 나오는데, 민주당이 역선택을 방지하는 방식이면 그런 지지율이 안 나온다. 김 대표가 분석했듯이 전체적으로 당내 세력 분포에 의해서 컷오프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제가 옛날부터 이야기했는데, 우리나라 역대 정치에서 비판하고 물러가라고 해서 자진해서 물러간 적이 없다. 3김 정치를 그렇게 비판했지만, 대통령 한 번 하고 물러났지 스스로 물러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이재명의 경우 당대표 하겠다는 것 막을 수는 없다. 제가 봐도 어대명이 맞다. 이재명 때문에 민주당에 위기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라리 당대표 이재명이 좋은 평가를 받아 대선을 가든 아니면 그걸로 인해서 정치생명이 끝나든, 결과적으로 이재명 이슈를 해소시키는 방법이 민주당을 위해서는 가장 빠르고 적절하다고 본다.

김능구 :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 출마선언과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공천 학살은 없다고 했다. 당내에서 친명이 아닌 사람들은, 다음 총선에 공천은 없을 것이니 ‘서서 죽으나 앉아서 죽으나 마찬가지’ 식의 비장한 마음을 갖고 있어서, 이재명도 어쩔 수 없이 공천학살은 없다고 천명했다고 하던데, 현재 민주당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나?

차재원 :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예를 들면 당내 혁신은 결국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재명 본인도 민주당 당명 빼고 전부 다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공천 학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계파의 기준에 의해서 자르지 않겠다는 뜻이지 지금 있는 사람들의 정치적 생명을 모두 보존해주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인적 쇄신의 과정에서 당이 말 그대로 두동강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런 위험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현재 의석 수준은 아니라도 최소한 원내 1당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가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지만, 그에 앞서서 제가 생각하는건 사법 리스크다. 황 소장 이야기처럼 현 정권의 검찰이 능력 없다는 생각도 있지만, 제 생각에 검찰은 지금 수사를 일부러 늦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고 난 뒤에 사법 처리를 아주 속도감 있게 진행했을 경우에는 이재명의 위기 플러스 민주당의 위기이고, 때문에 압도적인 여소야대의 관계에서 제1야당을 압박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여권의 이 패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정치 탄압, 정치 보복의 프레임을 갖고 갈텐데, 검찰과 경찰이 여러 가지 증거와 증인들을 내세워서 ‘이재명이 혐의 있는 거 맞네’라는 여론을 만들 경우,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 본인과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정치 보복 프레임을 어떻게 국민들이 믿도록 할 것인가, 그것이 가장 큰 숙제다.

김능구 : 지금 국힘의 당 대표에 대해 경찰 수사도 마무리되기 전에 윤리위원회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를 했는데, 그 문제가 기소가 됐다고 하면 완전히 차원이 다른 거다. 설훈 의원이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국힘과 현 정부 입장에서는 꽃놀이패다’라고 하는데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 아닌가 싶다. 한 번 싸움으로 정리되고 하는 문제가 아니고 끝까지 꽃놀이패로 갖고 가면서 공작할 수 있다는 우려인 것 같은데, 황 소장님의 전망은?

황장수 : 당 대표로 가는 과정에 이재명의 정치 운영 방식 그리고 도덕성 문제 등이 좀 더 진지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그래도 진보니 좌파니 하는 색깔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그 방향에 맞는 사람인가를 평가해야 된다는 거다. 다른 건 몰라도 대장동이나 백현동 등 부동산과 관련한 부분에서 보면 이재명이 이야기하는 서민을 위한 가치가 전부 가식이고 위선일 수 있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토론도 하지 않고 ‘어차피 이재명, 정치는 현실’이라고 가는 게 민주당의 가치에 맞는 것인가? 솔직히 국민의힘이 퇴행적인 것처럼, 민주당도 이런 식으로 간다면 언젠가 국민의힘이 없어질 때 민주당도 같이 없어지는 게 맞다고 본다.

김능구 : 이재명 의원이 요즘 의원회관 방마다 돌아다니며 한 20~30분씩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 대표 출마선언 후 첫 행보로 국립묘지에 가서 DJ의 ‘상인 정신과 선비 정신’을 이야기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해야 되고 이기려면 확장성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좀 갑갑하다는 말을 하고있다고 한다.

황 소장님이 이야기했지만, 어대명이라 할지라도 이번에 TV 토론에서는 다른 후보들이 세게 붙을 거다. 그 부분이 본인의 1차 검증, 심판과 판단의 첫 무대가 되지 않겠나 생각하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더라도 다들 ‘어대명’이라 보는 것은 그것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거다. 그랬을 때는 역사 속에서 민주당이 가져온 역동성이 실제로 상당한 데미지를 받지 않을까, 또한 그것이 어쩌면 탈당의 명분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홍형식 : 그 부분은 동의한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민주당의 가장 큰 개혁 과제는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좁히는 건데, 권리당원을 포함해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실명제를 하는 것이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실제 우리가 조사를 해 보면 언론 등에 댓글 다는 것에 실명제 하라는 여론이 더 높다.

민주당 내부를 보면 사실상 주니어 그룹과 시니어 그룹의 대결이다. 이재명은 주니어 그룹쪽의 지지율이 높은 후보인데, 지금 주니어를 대변할 97 후보가 4명이 나온다. 그래서 저는 게임이 안 된다고 보는데, 그러면 이재명이 됐을 때 민주당이 개혁되느냐라는 관점에서 보면 내 생각에 가능성이 없다. 오히려 댓글 부대. 익명을 전제로 한 권리당원의 활동이 더 강화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됐을 때는 대중정치인을 키워놓지 못한 86세대들은 아마 개헌을 시도하려고 할 거고 그래서 협조도 잘 안 해줄 거다. 이런 당 내 계파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면서 한편으로 당 대표로서 대중한테 본인의 정치를 입증하느냐의 문제인데, 민주당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그 과정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다음 총선까지 시간이 충분히 있다는 점이다. 만약 내년 봄 정도쯤 총선이 있다면 민주당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김능구 : 이재명이 출마 선언하면서 대선과 지선의 패배 책임은 온전히 자기한테 있다, 그 책임을 지기 위해서 출마했다고 했는데.

차재원 : 견강부회라는 말이 딱 떠오르는 장면이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출마한다고 그러는데,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절박함과 자신감 속에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그 선상에 있는 일종의 정치적인 레토릭이다. 아마 지지층들 입장에서도 그렇게 귀담아 듣지는 않았을 거다.

김능구 : 대선 후보가 선거에 지고 나면 보통 운기조식과 같은 시간을 갖고 최소 1년 이후에 다시 나타나고 그랬는데, 이재명은 대선 끝나고 지방선거에 나타났다. 그리고는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다면서 당 대표에 나왔다. 야당 대표는 여당일 때 대표하고는 달라서 야당 전체를 대표하고 책임져야 한다.

우리 정치 역사에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이 있었는데, 이번에 5년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이 사회가 격변하고 있다는 건데, 지지한 후보가 제대로 답을 못해줬을 때는 바로 반대로 돌아선다. 이런 변화 때문에 ‘1년이나 허비할 수 없다,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저는 황 소장님 이야기대로 본인이 대선 과정에서는 그걸 제대로 못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이재명은 현재가 IMF보다 더한 총체적인 경제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나왔다고, 첫 행보인 DJ 묘소에 가서 이야기했다. 당 대표로서, 그에 대한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당을 운영해 나가는 데 있어서 나름대로의 철학, 비전과 노선,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이 확인된다면,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아마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할 수 있을 거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작은 사법 리스크에도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인데, 바로 그 첫 무대인 TV 토론을 함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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