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 집중돼 외제차 수백여대 피해…300억원 이상 손해액 추정
여주 412.5㎜, 양평 398.5㎜, 광주 392.0㎜…주택침수·도로통제 잇따라
10일까지 100∼200㎜, 많은 곳 300㎜ 더 예보…도, 재난본부 2단계 운영
8일부터 이틀간 경기지역에 평균 23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명피해와 주택침수, 도로통제 등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오는 10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 발생이 우려됨에 따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경기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여주 산북 412.5㎜, 양평 옥천 398.5㎜, 광주 392.0㎜ 등이다. 의왕, 광명, 성남, 과천 등에도 300㎜ 이상의 비가 내렸으며, 누적 평균 강수량은 230.7㎜로 집계됐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군포에는 전날 오후 10시 2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2.5㎜, 성남에는 같은 날 오후 10시 45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0.5㎜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광주에도 전날 오후 11시 14분부터 101.5㎜, 화성 역시 이날 0시 13분부터 107.5㎜의 시우량을 기록한 가운데, 기상청은 9∼10일 이틀간 경기지역에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남부의 경우 많은 곳은 30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비가 요구된다.
경기 연천군 최북단 임진강 필승교 수위는 밤사이 경기북부지역에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오전 8시 현재 3.96m로 다소 낮아졌고, 필승교 수위는 지난 8일 오후 7시 50분께 5.3m를 넘어섰으나 9일 오전 5시 30분부터 하강하는 추세이나,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북한지역에도 강한 비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보돼 관계 당국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4시 27분께 화성시 정남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변 공장의 직원 기숙사로 사용하는 컨테이너가 매몰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굴착기를 동원해 흙을 퍼낸 뒤 오전 8시 11분께 컨테이너 안에서 40대 중국인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국지성 폭우가 9일 서울과 경기 지역을 강타하면서 단 하루 만에 차량 2천여 대가 침수되는 큰 피해가 발생해 손해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에 8일부터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삼성화재[000810] 등 각 손해보험사에 9일 오전에만 2천여 건에 달하는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고 계속 늘고 있다.
이로 인한 손해액은 3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9일 오전 8시 기준 삼성화재에는 전날 폭우와 관련해 500대 이상의 침수 피해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외제차가 200대 이상에 달했다. 이어 오전 10시 기준으로 침수 차량 1천100대에 손해액은 200억원까지 불어났고 피해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서울 지역에 폭우가 집중되다 보니 차량 침수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한 거 같다"면서 "현재 접수된 피해 외제차만 200여 대 이상으로 외제차 관련 피해 추정액만 53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DB손해보험[005830]은 오전 8시 기준 248대가 침수 피해를 접수했으며 이 가운데 85대가 외제차였다. 추정 손해액만 25억여원에 달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주로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폭우 침수 피해 차량이 집중됐다"면서 "울산과 경북에서 차량 침수 피해 접수는 2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현대해상[001450]은 오전 7시 기준 214대가 침수 피해로 접수했다. 경기가 122대, 서울이 84대, 인천이 8대였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오늘 새벽에만 100여 대 침수 피해 접수를 했고 지금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면서 "기존 지역들보다 고가 차량이 많아 손해액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