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화해와 용서 큰 덕목 배워야” 우상호 “세 번의 선거 패배한 민주당 매우 초라”
이재명 “혹독한 시련 굴하지 않고 인내할 것” 박용진 “반칙·특권없는 민주당의 참모습 되찾을 것” 미묘한 차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2.8.18 (사진출처:연합뉴스)
▲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2.8.18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민주당 정당 역사의 큰 뿌리이자 정신적 지주인 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3주기 추도식이 서울 현충원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에 국립 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리는 추도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인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함께했다.

이 외에도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임채정·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민주당 차기 지도부 박용진 당대표 후보도 참여했다. 이재명 후보는 추도식엔 불참했다.

한편, 꼼수와 혐오, 갈라치기 등으로 갈등만 남은 정치 위기 속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후대들이 그의 정신과 가치를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지 돌아봐야”한다며 직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와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당대표 후보자들도 각자 SNS에 故김 전 대통령을 기리며 13주기를 추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거인의 삶에서 답을 찾겠다”고 남겼고, 박용진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확립한 민주당다움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진표 “김대중식 정치, 비로소 민주주의 말할 자격 얻어”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2.8.18 (사진출처:연합뉴스)
▲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2.8.18 (사진출처:연합뉴스)

8월 18일,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故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13주년이 되는 날이다. 故김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호남 태생의 최초 민주당계 정당 소속 대통령으로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됐다. ‘국민의 정부’가 공식 명칭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추도식 자리에서 故김 전 대통령 업적을 다시금 되새기며 추모사를 남겼다.

김 의장은 “지혜와 용기, 화해와 용서. 김대중式 정치가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비로소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을 얻었다”며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1998년 2월, 대통령 취임식 연단에 선 대통령님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당시를 묘사했다.

김 의장은 ““죄 없는 국민이 당하는 고통을 생각할 때 한없는 아픔과 울분을 금할 수 없다” 그날, 당신은 울먹였다. 그리고, 그 진정성이 온 국민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며 “대통령과 국민이 한마음이 되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우리 국민은 세계 역사에 다시 없을 금 모으기에 나섰다. 세계가 이런 우리 국민에게 감동했고, 세계인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덕분에 우리는 위기의 터널을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혐오의 정치, 남탓하는 정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목숨을 노리던 적까지 용서하던 정치, 김대중式 국민통합의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故김 전 대통령의 명언 “우리에게 외교는 명줄이나 다름없다” “도랑에 든 소가 되어 휘파람을 불며 양쪽의 풀을 뜯어 먹을 것인지, 열강의 쇠창살에 갇혀 그들의 먹이로 전락할 것인지,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다”을 언급하며 “국제질서가 격변하는 지금,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그 말씀이 새삼스럽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며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대통령님의 그 길, 저도 따라 걷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故김 전 대통령은 ‘평화’에 대한 많은 업적을 남겼다. 대북 유화정책으로 당시 공산권이 붕괴되고 미국 주도의 탈냉전 시기와 맞물려 이전에 암울했던 남북 관계를 뛰어 넘고 사상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고, 2002 한일 월드컵 등으로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안정을 이룩했다. 이에 세계적으로도 평화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됐다.

또한 故김영삼 전 대통령 문민정부 시절 터진 1997년 당시 아시아 금융위기 속에 대한민국도 여지없이 외환 위기를 맞게 되었다. 결국 12월 3일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IMF 사태를 겪었다. 그 뒤를 이어받은 故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 정권 말부터 시작한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약 227톤의 금을 모았다. 이는 전국적으로 351만여 명이 참여한 성과였다.

이후 2001년 8월 23일 한국은행이 IMF 구제금융 차입금 195억 달러 전액을 상환할 수 있게 됐고, 당초 예정보다 3년 빨리 IMF 관리 체제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여야 지도부도 이날 추모사를 통해 故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에 함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추모사에서는 "수많은 핍박과 고난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보복을 하지 않으시고 화해와 용서로서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다"며 "정권교체가 잦은 요즘 집권하신 분들이 배워야할 가장 큰 덕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여야가 김대중 정신을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한국정치는 다시 신뢰받고 문제들이 잘 해결될 거라 확신한다. 저희들도 김대중 정신을 배우고 이행하고 지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추모사를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2.8.18 (사진출처: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추모사를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2.8.18 (사진출처: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추모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오셔서 대성통곡하시며 민주주의의 위기, 서민경제의 위기, 한반도 평화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철저하게 투쟁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유언같은 말씀이 생생히 기억난다"고 말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세 번의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매우 초라하다. 민주당을 만들고 민주당 정신을 지켜오신 대통령님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아마 지금 살아 계셨다면 그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다시 '민주당이여, 민주주의 위기를, 서민경제 위기를, 한반도 평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오고 있는 여러 위기를 앞장서서 막아내고 극복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민주당이 거듭나고 새로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대들이 김대중 정신·가치 이어가야” 직언

문재인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故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 행렬에 동참했다.

문 전 대통령은 故김 전 대통령을 ‘행동하는 양심’의 표상이라고 표현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13년이 되었다. 모진 역경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화합의 한 길을 꿋꿋하게 헤쳐나간 세계적 지도자였고, 늘 서민과 약자 편에 섰으며, IMF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국가지도자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신과 가치는 지금 시기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며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님이 이룬, 민주와 민생, 평화와 통합의 길 위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현재 계파 갈등으로 모든 정쟁에 꼼수가 판치는 행태를 꼬집었다.

문 전 대통령은 “엄혹한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 김대중’의 의지를 되새기며, 시련을 겪더라도 역사는 끝내 전진한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오늘 김대중 대통령님 서거 13주기를 맞아, 우리 후대들이 그의 정신과 가치를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재명·박용진 추도문에 미묘한 차이…“시련 이겨내고 인동초처럼 꽃 피울 것” – “떳떳한 정치로 민주당다움 되찾을 것”

추도식에 참석해서 헌화하는 박용진 후보 (사진출처: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 추도식에 참석해서 헌화하는 박용진 후보 (사진출처: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자들도 한마디씩 남기며 추도를 이어갔다.

‘어대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바람의 주인공인 이 의원은 ‘거인의 삶에서 답을 찾겠다’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 의원은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1998년 일본 국회 연설에서 하셨던 말씀이다.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드는 일,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일은 꿈을 꾼다고 저절로 오거나 희망을 품는다고 선물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 IMF 경제 위기를 이겨낸 통합의 리더십, 복지국가와 문화강국의 기틀을 닦아낸 혜안과 유능함,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열어젖힌 대통령님의 용기와 결단으로 우리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고 평가했다.

그는 故김대중 전 대통령 삶의 역경에 집중했다.

이 의원은 “5번의 죽을 고비와 55번의 가택연금, 6년간의 수형생활, 777일의 해외 망명 등 인생 대부분을 고난과 역경 속에 보내셨음에도 정치가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며 “어떤 굴곡의 삶을 겪었고, 앞으로 어떤 시련이 도사린다 한들 감히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과 비교할 수 있겠나”라고 ‘반명’ 노선이 분명한 ‘친문’ 의원들의 공세들에 대해 어려움을 에둘러 토로했다.

그러면서 “혹독한 시련에 굴하지 않고 인내하여 한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야만 비로소 인동초처럼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며 “대통령님께서 개척해주신 그 길을 따라 저도 멈춤 없이 전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을 함께 갖춘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 꼭 만들겠다”며 “김대중의 길이 이기는 민주당의 길이다”고 전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서울대병원 병실에 수감됐을 당시 몰래 못으로 눌러쓴 편지가 추가로 공개됐다.<br></div>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김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김 전 대통령이 1978년 7월 22일 서울대병원 병실에서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쓴 서신을 공개했다. 기존에 공개했던 옥중서신 19편 외에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2022.8.17 (사진출처:연합뉴스)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서울대병원 병실에 수감됐을 당시 몰래 못으로 눌러쓴 편지가 추가로 공개됐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김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김 전 대통령이 1978년 7월 22일 서울대병원 병실에서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쓴 서신을 공개했다. 기존에 공개했던 옥중서신 19편 외에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2022.8.17 (사진출처:연합뉴스)

‘반명’ 투쟁 박용진 후보는 이날 현충원에 직접 찾아 추도식에 참여했다.

박 후보는 “오늘 아침 열린 추도식에서 당의 역사와 함께한 고인의 발자취를 되새겼다”고 시작하며 글을 띄웠다.

그는 “DJ의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었다. 김대중 정신의 근본은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이다. 그것이 지금까지 고유한 ‘민주당다운’정치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사는 세상, 문재인 대통령의 포용국가의 뿌리는 결국 김대중 대통령이 확립한 민주당다움에 있다. 민주당은 그렇게 국민 곁에 함께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용진은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계승해 민주당의 미래를 여는 선당후사 당대표가 되겠다. 김대중의 민심, 노무현의 상식, 문재인의 포용이 살아 숨쉬는 정당, 민주당다움을 회복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래야 국민의 신뢰도 다시 얻을 수 있다. 꼼수가 아닌 정도를 걷는 떳떳한 정치, 반칙과 특권없는 상식적인 정치를 하는 민주당의 참모습을 되찾겠다”며 “오늘 김대중 대통령님 서거 13주기, 그의 정신과 가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겠다. 깨어있는 민주당, 행동하는 민주당의 앞길을 열겠다”고 글을 맺었다.

민주당은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당대회 3주차다. 민주당 텃밭이자 심장부인 故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 호남에서의 투표 결과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주 결과로 지금까지 80%대 득표율을 얻고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 이 의원 대세 흐름을 저지할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