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식민지백성 오락거리로 창경원 만들었다. 靑폐쇄 국격 하락 국민 부끄러움으로 전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영빈관에서 행사를 갖는 모습[출처=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영빈관에서 행사를 갖는 모습[출처=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 “청와대 폐쇄는 아마도 윤석열 정부의 시작은 물론, 정부가 끝난 이후에도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며,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22일 밤 페이스북에 “일본이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든 이유는 식민지 백성들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면서, 대한제국의 권위를 떨어트리고, 새 권력인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호감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 과연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어떤 이유인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역사의식과 인문적 소양이 없는 정치권력이 얼마나 국가의 품격을 떨어트릴지 슬프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청와대가 역사적 공간이라기보다는 공연, 전시 등 상업 및 위락 공간으로 활용되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다.

탁 전 비서관은 또 “대한민국, 청와대는 영욕의 공간이다.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대한민국 최고권력의 상징적 공간이었다”며 “미국이 백악관을 영국에게 점령당했었다고 폐쇄하지 않았듯이, 역사는 그러한 치욕까지도 유지하고 보존되어 새로운 시대 새로운 권력에게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청와대의 역사성을 짚었다.

새 정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청와대 관람객이 얼마가 들었다며 자랑하고, 뜬금없는 공연을 하고, 근거가 박약한 경제효과를 들먹인다. 전에도 말했듯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고 사쿠라를 심고, 벚꽃가지를 흔들며 야간 개장행사를 했듯이 아마도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청와대와 용산 사이에서 엄한 짓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의 폐쇄는 절차와 과정 그리고 기대효과면에서 모두 실패한 결정이다. 나는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 폐쇄로 인해 연쇄적이고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견했다”며 “이미 의전, 경호, 보안, 소통, 업무연속성, 위기대응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대한민국 ‘대통령사’라는 역사의 단절과, 대통령과 국가의 권위, 외교행사 등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자업자득인데, 참으로 속상한 것은, 그 자업이 대한민국의 국격과 많은 국민들의 부끄러움으로 전이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올해 광복절 행사가 용산 대통령실 앞마당에서 진행된 것에 대해 “국방부 연병장에 불과 했던 장소를 광복절 경축식의 장소로 결정하고 어떤 상징도, 역사성도, 미래에 대한 메시지도 없이 파리한 행사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간단하다”며 “새 정부가 광복절을 용산 이전의 당위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변변한 이름조차 붙이지 못하는 ‘대통령실’이라는 공간을 부각시키기 위해 광복절 경축식을 소재로 이용한 것”이라며 “이러한 무리수는 여전히 청와대 폐쇄와 관련한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는다는 데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급조한 개방행사, 관람객들의 쓰레기 하나 제대로 대처 못하는 관리부실의 문제, 총독관저 모형 복원 논란, 상업광고 촬영과 같은 설익은 활용계획은 부정여론을 더욱 공고하게 하고, 직, 주공간의 분리와 새 공간의 구축에 따라 여전히 진행 중인 문제들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탁 전 비서관은 “분명한 것은 윤 대통령은 단순히 집무실을 이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라며 “청와대라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상징적 공간을, 과반의 국민적 동의 없이 폐쇄한 것이다. 다만 폐쇄하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개방이라는 허울로 포장하여 역사적으로 단절시켜 버린 것이다. 이러한 권한은 누구도 부여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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