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전담 2부속실 없이 대통령 전담 부속실이 영부인 지시사항까지 만드는 것은 기형적”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모습.[출처=KBS]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모습.[출처=KBS]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3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나토정상회의 당시 착용한 보석장신구 논란에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에 시비를 건 현재의 여권을 지목하면서 “지금 국민의힘이 그 헬게이트를 열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 보석관련 논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대통령과 여사님의 일 중에 혹은 대통령과 관련돼 있는 일 중 구태여 밝혀지거나 끄집어내지 않아도 되는 일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죄를 짓거나 범죄여서가 아니라 건드리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을 그쪽에서 먼저 열어버렸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김정숙 여사 의상은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샤넬에서 빌려줬고 지금은 다시 또 샤넬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이미 정리가 끝났지만 사람들이 그때부터 여사님이 어떤 복장을 하는지, 어떤 장신구를 차는지, 그것이 얼마인지, 그것을 샀는지, 빌렸는지 이런 것들을 자꾸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그렇게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문제였다”고 당시 국민의힘이 이를 정쟁화한 것을 지목했다.

대통령 홍보에 대해 “국민들이 반응하고 감동할 때는 결국은 2가지인 것 같다. 하나가 리얼리티고 하나가 디테일”이라며 “우리가 무엇인가로부터 감동을 받을 때는 거기에 진심이 있고 디테일이 있으면 감동을 받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그걸 위해서 상당히 노력했다. 진심만 가지고도 투박하게 표현되면 잘 못 느낄 때가 많고 디테일만 요란하면 진정성이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2가지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늘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윤 대통령 홍보전략에 대해 “디테일이 없는 경우라고 봐야한다. 디테일은 기술의 영역”이라며 “대통령의 말이라는 건 혹은 대통령의 행동이라는 건 설사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해석되게 돼 있다. 때문에 행동 하나, 말 하나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반지하방 현장을 방문한 부분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게 연출이라기보다는 별로 고민을 안 하는 거죠, 디테일 고민을 안 한 것”이라며 “그 자리에 대통령이 쭈그리고 앉아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전의 디테일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마음이 아파서 거기에 가서 그걸 봤을 거 아닌가. 그렇지만 그 디테일이 떨어져 버리니까 진심도 사라져 버리는 것”이라며 “그 디테일을 만드는 게 의전이고 홍보고 또는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를 담당하는 부서의 역할인데 그런 것들이 안 되니까 제가 여러 번 프로페셔널을 쓰라고 조언한 것”이라고 했다.

또 탁 전 비서관은 “지금 대통령실은 이 2개의 PI를 혼용하고 있거나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윤석열 개인의 장점이 친밀감이고 호방하고 이렇다면 그걸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리얼리티와 디테일이 어긋나면서 어색하고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 연출된다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 아이덴티티에 대해선 “대통령 부인은 선출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출직 이상의 대우와 역할이 부여된다. 비록 선출되지 않았더라도 지원하고 관리하고 평가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맞다”며 “지금처럼 영부인을 전담하는 2부속실은 없이 대통령을 전담하는 부속실이 영부인의 지시사항이나 일정까지 만들어 내는 건 상당히 기형적인 구조”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2부속실 설치가 불가피하다면서 “대통령과 영부인을 하나로 묶어 버리고 그것을 대통령실에서 전체적으로 관리한다. 그러니까 자꾸 거기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권위로 여사의 일정이 진행이 되니까 상당히 기형적인 구조가 돼버렸다. 이전 정부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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