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야당 양곡관리법 개정 밀어붙이고 있어, 당·정이 선제적으로 정책 의지 보여줄 필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왼쪽부터)과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왼쪽부터)과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는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쌀값 하락에 대응해 올해 수확기인 10∼12월 쌀 45만t(톤)을 매입,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이 민생 현안을 주제로 개최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쌀값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수확기 시장격리 물량으로는 최대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지난 15일 기준 20㎏당 4만725원으로 1년 전보다 24.9%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 폭은 관련 통계를 조사한 1977년 이후 가장 크다. 이에 농식품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초과 생산량 이상의 물량을 수확기에 전량 시장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쌀 45만t 시장 격리 결정을 내렸다.

이와 별개로 공공비축미 45만t 구매를 고려하면 올해 수확기 총 90만t이 시장에서 격리되는 효과가 생긴다. 올해 시장에서 격리되는 쌀 90만t은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의 23.3%에 달한다. 국회는 정부가 이날 발표한 쌀값 안정화 대책을 검토하고, 26일 전체회의 안건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올려 논의할 예정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쌀값 안정을 위한 조기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며 “농업계는 쌀값 안정화 대책 수립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야당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우리 당과 협의도 없이 양곡관리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당·정이 선제적으로 나서 쌀값 안정을 위한 정책적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이러한 정책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현재의 쌀값 동향에 대해 “현재 수급과잉 물량 27만톤과 시장안정을 위한 물량 10만톤을 포함해 총 37만톤의 쌀이 시장격리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지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9월 15일 기준 20kg당 40,72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스토킹 등 집착형 잔혹범죄 대응 방안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 ▲금융부담 경감 대책 ▲노동조합법 개정 대응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당정은 올 정기국회 중점법안에 처벌을 강화한 스토킹 처벌법 개정안도 추가해 신속 추진키로 했다.

노동계에서 추진하는 ‘노란봉투법’과 관련 노동조합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당정은 위헌 논란(재산권 침해), 민법상 손해배상원칙 적용의 형평성(노조에 대해서 예외 인정) 등에 대한 법리적 우려가 있고, 기업경영활동 위축 및 불법파업·갈등 조장 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만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최근 금융여건 및 대응방안>으로 자영업자‧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을 위한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 시행 차질 없는 시행 등을 확인했다.

당정이 쌀 45만t(톤)을 매입,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한데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토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정부와 여당이 손을 놓고 밀릴 경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농민들의 이반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진석 위원장은 이에 ‘쌀값 안정을 위한 정책적 의지’를 강조하면서 “농심은 천심”이라는 말도 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전북 김제를 방문해 농업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쌀값 하락과 관련해 “농약도, 기름값도 인건비도 다 오르는데 쌀값만 폭락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정부 역할이 이런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시장격리 자동개입 의무조항을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언급하고 “신속하게 본회의를 통과시켜서 농민들, 쌀 농가 여러분의 시름을 덜어드리도록 열심히 필요한 예산으로 최대한 수가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생산량 유지를 위한 제도들도 확고하게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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