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관심 보이면 日은 서두를 것, 尹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日에 빌어야 할 상황 올 수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27일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모습.[출처=TBS]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27일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모습.[출처=TBS]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7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전제조건 없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한 것과 “일본은 윤석열 대통령이 오체투지 형식으로 일본에 항복하도록 만들려면 북일 정상회담을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리가 김 위원장에게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납치 문제를 제1번 의제로 해야 한다는 아베 총리가 떠났다는 것에서) 그건 기시다 총리가 아베의 그늘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도 있지만 또 하나는 남북을 갈라치기 하려는 저의가 숨겨져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8월 18일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윤 대통령과는 다시 만날 생각이 없다는 표현을 쓰고 인간 자체가 싫다고 그러지 않았나?”라며 “북쪽에서 비토하는 윤 대통령과는 다르게 일본 총리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면 우리 외교는 또 한 번 술렁거리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가만히 있어 봐, 남한의 윤 대통령을 한번 골탕 먹이기 위해서 기시다 총리 못 만날 것 없지’ 하는 식으로 입장 표명이 나오면 우리가 술렁거리게 되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 우리가 또 일본한테 매달려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를 일본에 맡기는 형국이 된다고 봤다.

정 전 장관은 이 제안에 대해 “북한은 아베 전 총리가 장난을 쳐서 우리를 어렵게 만들면서 북일 정상회담을 하는데 납치 문제를 먼저 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필요 없다, 이렇게 거절했는데 이번에 기시다 총리가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따지지 않고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미국의 대북 제재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지금 일본”이라며 “그런 일본이 그들의 국내 정치적 필요 때문에 총리가 가령 평양을 찾아온다든지 여러 가지 쇼로라도 할 경우에 북한이 누릴 수 있는 여러 가지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 전 장관은 “거기에 우리가 끼면 다시 한 번 외교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번에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진짜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이야, 머리가 보통 잔머리가 보통 빠른 게 아니야. 관상으로 이야기할 건 아니지만. 하여튼 이거 조심해야 할 대목”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조금만 관심을 보이면 일본은 서두를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걸 막기 위해서 우리가 일본한테 가서 빌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과거사 문제라든지 징용 배상 문제, 독도 문제 관련해서 모든 것 다 해결됐다고 치고 지소미아도 다시 복원하자는 식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일본한테 모든 것을 굴복하고 들어가는 형국이다. 그걸 윤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그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3국 공조로 북한 도발에 대응한다는 기조를 밝힌데 대해 “미국의 확장 억제만 가지고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일본을 왜 끌어들이나?”라며 “한일 간에는 과거사 문제도 있지만 독도 문제도 있다. 만약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답시고 한미일 공동 작전을 펼 경우에 일본이 독도에 척 올라서 가지고 무슨 일을 벌일 줄 아나? 이건 일본 끌어들일 일이 아니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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