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지난 10년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난 각종 기상이변이 우연이 아닌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증거임을 주장하는 논문과 연구자료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는 “과거 1천년 중 가장 더운 시기로 기록될 지난 10년 동안 각지에서 일어난 기상이변들은 최소한 극단적인 폭우와 고온 현상은 사람이 만들어낸 온난화와 관련이 있음이 명백하다”면서 “이 속에서 발견된 하나의 패턴을 갖고 증명할 수 있다”고 네이처 기후변화저널 최신호에서 밝혔다. PIK에 따르면, 물리학 원칙에 따르면 더워진 공기는 습기를 많이 머금어 비를 내리기 때문에 온난화는 기상 이변을 초래하게 된다. 1980년부터 2005년 사이 북대서양에서 일어난 열대성 폭풍의 강도가 현저히 높아진 현상은 해수면 온도 상승뿐 아니라 대기권 상층부의 온도 하락에 의한 것일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상이변과 기후변화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주장은 UN 산하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 보고에서도 제기됐다. IPCC는 고온 일수와 폭염 및 폭우가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면서 “약 90년 뒤 전 세계적으로 폭염현상은 현재의 10배가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지난해 작성된 정부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의 2050년 기온상승 폭은 IPCC의 예상치 2도보다 85% 증가한 3.7도이며 해수면 높이는 기존 전망치 9.5㎝의 2.8배인 27㎝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해당하는 150㎢ 지역이 범람피해를 받는 규모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센터연구원 제임스 한센 박사 역시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일어난 혹심한 더위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금 같은 고온은 확률 300대 1 정도”라는 통계분석과 함께 “최근 몇 년간의 폭염현상은 기상학적으로 아주 희귀한 경우이며 인간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고온은 정상적인 기상도 불규칙한 기상 이변도 아니며, 순전히 기후가 완전 변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센 박사는 아울러 최근의 세계 3대 기후재난, 즉 지난해 텍사스 오클라호마의 가뭄 재난,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러시아에서 중동에 걸친 폭염, 2003년 특히 프랑스의 노년층을 포함한 수만 명을 죽음에 몰아넣었던 유럽 전역의 폭염이 순전히 지구온난화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내에서 발생한 기상재해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건 태풍도 폭우도 산사태도 아닌 1994년 발생한 폭염이었다. 당시 3천38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7월 31일 국립기상연구소가 폭염과 국민건강과의 관계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901~2008년까지 108년간 우리나라의 모든 기상재해에 기인한 연간 사망자 수 순위에서 최악의 기상재해로 기록되고 있는 1994년 폭염으로 인해 사망한 인구는, 1천104명으로 두 번째를 기록한 1936년 태풍 때보다도 약 3배 이상 많은 수다. 기상연구소는 ▲지역의 사회경제적 수준 ▲쾌적도 ▲시민의 폭염에 대한 적응력 ▲폭염 발생 시기 등이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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