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산자락의 아늑하고 고요한 동네 ‘삼각산 재미난 마을’ 탐방기

 

< 폴리뉴스는 ()창조와 소통과 함께 성미산 마을과 더불어, 도시화의 상징인 서울에서 조용히 마을공동체를 일궈온 것으로 잘 알려진 '삼각산 재미난 마을'을 방문하였다. >

▲  삼각산 재미난 마을의 지도. 강북구 우이동 일대
▲ 삼각산 재미난 마을의 지도. 강북구 우이동 일대

마을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고요한 풍경이 우리를 반겼다. 북적이는 사람도 없었고, 동네 앞에는 작은 개천이 얼어붙어 있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인근의 단독주택 대부분이 갈색 벽돌로 지어져 있어 동네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을 주었다. 성미산 때와 마찬가지로 마을이라는 표시나 지도가 없어 여기가 마을인가? 싶기도 하였지만, 그 분위기 자체만으로도 하나의의 마을이라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간간이 북한산으로 오르는 등산객들도 보였다.

 

▲  재미난 마을 일대의 고요한 풍경
▲ 재미난 마을 일대의 고요한 풍경

삼각산 재미난 마을은 강북구 우이동과 인수동 일대에 있으며, 마을 주민 다수가 30~40년씩 오랫동안 정주하여 자연스럽게 마을공동체의 분위기가 형성된 곳이다. 마을 텃밭에 공동으로 가꾼 야채를 나눠 먹으며 아이들 교육부터 카페 운영, 공연 준비까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한다. ‘이라는 청소년 동아리에서 동네 아이들의 작은 모임이 시작되었으며,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모인 것은 1998년 구성된 공동육아협동조합꿈꾸는 어린이집에서 부터이다.

후에 아이들이 자라자 대안교육을 고민하다 2003년 재미난 학교를 설립하였으며 설립 후 3년동안은 주민의 편견과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발전을 거듭하여 2011년엔 사단법인으로 등록하였다. 이밖에도 마을 주민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랑방처럼 모이는 재미난 카페’, 마을 밴드 재미난 밴드’, 마을 극단 우이동’, 등이 있으며, 박원순 시장이 우수사례로 칭찬하기도 하였다.

1. 마을 내 주요시설

 

▲  삼각산 재미난 학교. 5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 삼각산 재미난 학교. 5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삼각산 재미난 학교 : 50여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음, 6명의 정교사가 국어·수학·영어와 같은 과목과 함께 미술·풍물·책읽기 등의 수업을 진행하느 대안 초등학교이다. 3학년 이상의 학생들은 을 주제로 하여 직접 모내기부터 추수까지 하는 과정을 경험해보는 등 매년 1가지씩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며, 정규 교육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정규 중학교 진학 시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올해부터 7학년(1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  마을 사람방 '재미난 카페' 입구
▲ 마을 사람방 '재미난 카페' 입구

재미난 카페 : 2009년 삼각산재미난학교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출자와 투자로 만들어졌던 친환경농산물식당 <재미난밥상>2011년 삼각산 재미난 마을이 인수한 후, 불가피한 이유(인근에 대규모 웰빙식당 오픈)로 밥상이 문을 닫게 되면서 마을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삼각산 재미난 마을이 인수 후 회원총회를 거쳐 문화카페로 방향을 잡고, 회원들이 필요 자금부터 인테리어 공사까지 모두 조달하였다.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되며 수익금은 재미난 학교 운영비로 사용된다. 카페 내에서는 다양한 동아리, 배움터, 나눔, 대관활동이 이루어진다.

카페521 : 유기농 먹거리 카페. 사진작가 김성곤씨가 운영하고 있으며 매달 수익금의 일부를 (사)재미난 마을에 기부하고, 매주 사진 강의도 하면서 마을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다.

▲  마을목수공작단의 내부
▲ 마을목수공작단의 내부

마을목수공작단 : 목공을 좋아하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운영하는 마을공동작업장으로, ()삼각산 재미난 마을 사무국장인 이상훈씨가 운영하고 있다. DIY가구만들기교실과 어린이목공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활용, 재사용 가구 만들기 활동도 한다. 외부의 주문을 받아 물건을 제작·판매하기도 하며 매주 열리는 목공 교실은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마을밴드 JnB

음악과 노래를 좋아하는 마을 아줌마, 아저씨로 구성된 마을밴드. 스스로 모여 음악도 즐기지만, 마을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밴드교실도 운영한다.

이외에도 삼각산 재미난 마을은 스튜디오 느림보, 함께 놀자, 극단 진동 등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공간 외에도 우이동 인근에서 활동하며 삼각산 재미난 마을과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조직들도 있다.

우리는 간단히 마을을 둘러본 뒤, ‘재미난 카페에서 이상훈 사무국장을 만났다. 

 

2. ()삼각산 재미난 마을 이상훈 사무국장 인터뷰

 

이 곳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는 지 몰랐다

강북구 대부분이 북한산 국립공원 덕에 자연경관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이 동네 전체의 건물 층수가 산과 가까운 곳은 3, 조금 먼 곳은 5층으로 제한되어 있다. 개발 측면에서 보면 낙후된 곳이지만 문화예술, 공동체 활동가 측면에서 보면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때문에 풀뿌리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20여년 전부터 있었다. 그 때는 주거 환경이나 철거를 반대하는 운동에서 시작했다. 또 이동네는 마을 한곳에서 오래산 분들이 많다. 10년 조금 넘은 나는 원주민 축에도 못끼고, 30~40년 씩 이곳에서 살아야 좀 살았다고 한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 찾다가 만들어져 

 

삼각산 재미난 마을이 언제 생긴건가 

삼각산 재미난 마을이라는 정식 이름은 최근에 생긴 것이다. 이 뿌리는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92년도에 이라는 청소년 문화활동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다 98년도에 협동조합 어린이집이 만들어지고, 마을공동체라는 개념없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다가 2003년부터 삼각산 재미난 학교가 만들어지면서 연대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마을산타 등 단발성 이벤트를 많이 했는데, 그런 것은 준비하는 사람은 못즐기고 관객만 즐거운 행사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최자도 재미있는 지속적인 활동을 해보자해서 체계적으로 활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학교를 중심으로 모여 카페를 열어 마을 배움터를 만들고, 밴드연습실, 목공소를 만들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1년도 1월에 사단법인 삼각산 재미난 마을을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마을공동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장이 바뀌고 마을공동체를 말하면서 유일하게 마을이라는 단어를 쓰는 곳이 성미산과 이 곳 뿐이다보니 본의아니게 유명해진 것 같다.

 

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했는데, 품은 무슨활동을 하나 

마을 청소년들이 모여 연극을 하는 곳이다. 품에서는 14~15년전부터 매년 가을에 청소년문화제 추락(가을추 즐거울락)’이라는 공연을 하다 작년에 장터로 전환을 시도했고, 올해부터는 5월부터 10월까지 매년 넷째주 토요일에 여는 연중장터로 진화했다. 축제 공연은 단상이 있고 관객이 아래있는 수직적 관계라면 장터는 부스가 깔린 수평적 관계다. 그런 장터에서 공연도 열고, 타로, 악기, 목공을 알려주는 부스도 설치하여 마을 주민들과 타지 사람도 함께 모여 논다.

 

▲  지난해 5월에 열린 장터. 장난감 체험 부스
▲ 지난해 5월에 열린 장터. 장난감 체험 부스

4시간동안 50~60개 정도의 부스가 열리는데 대략 700~800명정도 왔다가는 것 같다. 가장크게 열리는 10월엔 부스나 찾아오는 인원이 2배정도다. 장소는 강북구청 앞에서하는데 그 때마다 차없는 거리로 정해준다. 우리는 장소를 빌리고, 강북구청에서는 마을공동체 사업 구실도 살리고, 서로 윈윈이다 

 

그러한 장터의 기획은 누가하는가

기획은 다같이 한다. 장터 기획은 품, 축제 기획은 장돌뱅이, 부수는 각각의 동아리, 배움터 부스는 사무국등 함께모여 각자의 영역을 기획한다. 이렇게 각자 잘 준비한 컨텐츠들이 모여 큰 축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삼각산 재미난 마을이 하나의 큰 덩어리로 알고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다양한 조직이 모인 네크워크라 할 수 있다.

 

▲  지난해 5월에 열린 장터. 타로카드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 지난해 5월에 열린 장터. 타로카드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연대할 수 밖에 없는 삶이 우리를 모이게 만들어... 함께 모이니 좋은 일 하게 되더라

 

어떤 계기로 이런 활동을 하게 되었나 

가난해서다. 부자였으면 이런 활동없이 타워팰리스에 살았을 것이다. 가난한 서민의 삶이 서로 연대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것 같다. 같이 살아야 살 수 있다. 사람들이 모이면 나쁜일을 안한다. 여러명이 모여 야동 안보지 않냐. 자신들의 모임이 좋은 방향으로 나가길 바라기 때문에 나쁜일을 안하더라.

그렇다고해서 내가 뭘 해보고 싶다고 억지로 모으거나 한 것은 아니다. 활동가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다리는 것이지, 내가 나서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문제의식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긴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하고싶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해야한다.

 

서울시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주요사업으로 책정하고 활동 중이다. 서울시의 지원은 있나

삼각산은 돈을 받지 않는다. 작은 돈은 우리도 있으니 필요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스케일 큰 것이다. 마을 극장 같은거. 그런데 그런 것은 몇 억, 몇 십억 씩 들어가지 않나. 해준다면 거절은 안하겠다.(웃음 

마을만들기는 사업이 아니다. 이미 자신들이 생각하는 마을의 범위는 다 있다. 마을만들기가 아니라 마을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품앗이, 향약 등 역사속에서 이미 마을공동체 정신이 있지 않았나. 그런 것들이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말살되고 유린되고 행정구역상 ~, ~리만 남았다. 사라진 그 정신을 다시 회복하려는 것이다.

또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서이다. 마을 만들기에는 정답이 있지 않다. 이 것이 좋다, 성미산이든, 삼각산이든, 혹은 아파트에서도 이것이 공동체성이다 느끼면 그게 공동체인 것이고 그런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마을공동체다. 이런 것을 하고자하는 주체들이 모였을 때 의지는 있는데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 적절한 지원으로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지 주체들이 의지도 없고 확인도 안되는데 돈줄테니 해봐라, 이러면 시골동네에 마을회관 지어주는 새마을 사업이랑 다를게 없다. 

또 이만큼은 우리끼리 할 수 있는데 남은 이만큼은 부족할 때 지원받으면 잘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냥 지원을 해주면서 마을회관을 어디다 지어줄까?” 하면 서로 조금이라도 더 이득보려 하기 때문에 평생 같이 살던 마을 사람들끼리 싸우게 된다. 즉 진짜 의지가 있는 곳에 지원을 해줘야 피가 되고 살이되는 것이지 그렇지않으면 독이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이 곳 말고 여러군데서 이런식으로 실패한 경험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다른 마을과의 연대는 있나 

아직 뚜렷한 연대는 없지만, 마을 내에서만 하는 활동의 한계, 서울시와의 크고 작은 갈등 조율에서 어느정도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다른 마을공동체와의 연계를 고민하고 있다. 협동조합 중심, 노인 중심 등 우리와는 또다른 시도를 통해 마을을 형성한 마을들과 관계를 만들고 배우려고 한다.

 

마을 활동가들을 보면 문화예술계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문화예술이라는 것 자체가 소통과 공감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마을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 역시 소통과 공감이기 때문에 통하는 것 같다. 마을 공동체 내에서 이 소통과 공감을 가장 쉽게 나눌 수 있는 형태가 문화예술이다보니 이 쪽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대안학교 보내는 부모라고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냥 하나의 다른 형태일 뿐

 

재미난 학교라는 대안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생겼나

어린이집에 다니던 아이들이 크니깐 자연스럽게 생긴 문제다. 일반학교에 보내던 부모들이 방과후 프로그램을 찾다가 자연스럽게 관계가 형성되었는데, 그러다 기존 공교육에서 벗어난 제대로 된 교육, 내가 아까 언급했던 앎과 삶을 같이 하는 곳을 만들어보자 하는 얘기가 나와 만들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우리 활동을 무슨 대단한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1년에 7만명이 공교육을 그만둔다. 그 중 비인가 대안학교는 1년에 1,500명수용 가능하고, 그중에서도 우리는 아주 극소수다. 그저 공교육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아주 작은 시도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냥 서로 그렇게 봐주면 편하다. 언론이나 타 기관에서 부풀려서 그렇지, 대안학교에 보내는 부모라고 해서 대단한 부모가 절대 아니고 공교육 보내는 부모라고 바보가 아니다. 이분법적으로 볼 것이 아니다.

 

마을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마을극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간이 갖고 있는 물리적 영향력이 참 중요하다. 그런데 한두푼 필요한게 아니기에 어렵다. 아직 마을 후원자가 없는데, 박원순 시장이 후원자가 되었으면 좋겠다(웃음). 그렇다고 해서 후원회나 모금활동을 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고, 천천히 해나가려 생각하고 있다.

 

마을은 계획으로 만드는게 아니다.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모이는 것

 

앞으로의 마을 계획은 무엇인가

계획? 없다. 그건 각자 알아서 할 문제다. 자기들 각자가 좋아하고 필요하면 할 문제지 내가 설득해서 할 문제가 아니다. 내 다른 인터뷰를 보면 협동조합을 추진 중이라고 적혀있을텐데, 그것은 그냥 내 계획일 뿐이다. 물론 협동조합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협동조합도 수익이 있는 곳이여야 하니까.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마을 목공소같이, 일터와 삶터, 앎터가 조화롭게 이루어진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다.

마을공동체에 있어 내 개인적인 바람은, 자본주의 산업사회가 삶터와 일터를 구분시켜버렸다. 공교육도 삶터와 앎터를 분리시켜 버렸다. 하지만 그 것의 구분을 없애고 싶다. 일터, 삶터와 앎터까지 한 곳에서 이루어지게 하고 싶다. , , 앎이 한 곳에서 순환하는 구조. 이 것이 마을공동체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이런 순환구조가 활성화 되어야 마을공동체가 지속가능한 것 아니겠나.

 

사람들이 마을공동체 활동을 활발히 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재밌어야 한다. 뭐든지 재미있어야 한다. 활동을 해오다보니 느낀건 보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설득해서 되는 것도 아니더라. 본인이 좋아할 때, 필요함을 느낄 때 그래서 그 것이 구체화 됐을 때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관에서 만드는 평생학습관에서 마을의 목공 고수를 찾습니다이렇게 공지를 하면 사람들은 고수가 뭐야? 내가 고수야?’이렇게 혼자 물어보다 끝난다. ‘나랑같이 목공할 사람 언제 어디서 모입시다이렇게 해야 온다. 그렇게 하면 내가 목공을 좋아하는지, 또 그 때 내가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 무언가를 하려면 이렇게 재미있게 해야하고 구체적으로 해야한다.

 

주인공은 마을 사람들, 나와 마을 사무국은 뒤에서 도와주는 보조자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런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나

나는 반드시 일을 70%이상 설계하지 않는다. 그리고 50%만 달성해도 잘한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30%는 놀아라, 그래야 70%일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100%로 계획을 세우면 틈이 없기 때문에 하나라도 틀어지면 일전체가 꼬인다. 마을일은 사람대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의도한대로 되는게 아니더라. 그때 그때 사람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소화할 수 있는 여지를 늘 남겨두고 활동해야 한다. 너무 타이트하면 상대가 들어올 때가 없고 내가 들어갈 때도 없기 때문에 이러다가 부러지면 서로 상처주고 원망하게 된다.

마을은 좋든 싫든 얼굴을 계속 봐야 하기 때문에 원수를 만들면 안된다. 마을은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딪히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보편적인 문제들이 늘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큰 흐름을 거스르지 않을 정도라는 암묵적인 동의는 있다.

마을공동체 구성원 누구나 각자 자신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서로 접근했을 때 진정성이 있는 교류이지 그런 것 없이 자기 선입견을 세우고 일방적으로 접근하면 서로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런 것들을 너무 많이 봤다. 그래서 사무국은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어디든 접근할 수 있게 무색무취다. 가능한 최대한 뒤에서 물러서 보조역할이 된다. 주인공은 마을사람들이다.

사무국이 자기 입장을 갖고 마을 사람들에게 접근하지 않으려 늘 경계하고 긴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 오버하게 되면 마을사람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겠나. 그렇다면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겠냐고들 하는데, 그게 좋다. 마을은 빨라도 마을이고 늦어도 마을이다. 사실 그것역시 마을사람들이 선택할 문제지. 성미산, 삼각산 둘다 이렇게 되는데 20년은 걸리지 않았나. 마을공동체라는 것이 그렇게 천천히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조율해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좋아서하는거니깐. 하하하

 

서울답지 않은 한가로움과 여유가 느껴지는 마을, 삼각산 재미난 마을의 이상훈 사무국장 역시 여유가 느껴지며 마을 이름 그대로재미난사람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늘 자신과 조직의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랄까. 그가 원하는 대로 이 삼각산 재미난 마을에서마을공동체라는 이름의 뜻에 담긴,진정한 공동체성이 회복되길 바란다.

 

 

박혜경, 김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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