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을 비롯 황우여-최경환 등 당청 핵심인사 모두 자리 비워

민주당이 31일 끝내 장외투쟁선언을 선언하면서 정국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음에도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휴가 중’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며 31일 하루 동안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증인채택과 관련한 새누리당의 결단을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결정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모두 ‘휴가 중’이었다.

민주당의 요구에 대한 대응은 오로지 남아 있는 윤상현 수석부대표와 김기현 정책위의장 몫으로 떨어졌지만 이들이 야당의 요구를 수렴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이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이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해야만 하는 사안이다.

국정원 국조가 흐지부지하던 시점인 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휴가를 떠나 전날인 30일 경남 거제 ‘저도’ 휴양지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한가한 모습을 보였고, 이정현 홍보수석 등 청와대의 주요 포스트들도 업무자리를 떠난 상황이다.

또 ‘NLL(서해북방한계선) 정국’을 수습하자며 여야대표회담을 제안했던 황우여 대표는 회담 무산과 함께 30일 서둘러 국제의원연맹 행사 차 폴란드로 몸을 실었다. 원내사령탑인 최경환 원내대표도 28일부터 휴가 겸 자신의 지역구인 경산과 청도를 찾는 한가한 모습을 연출했다.

새누리당의 유일호 대변인과 김태흠 원내대변인 휴가 중이다. 심지어 특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과의 긴박한 협상시기였던 전날엔 지역구인 강릉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날 민주당 정청래 간사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일 때이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수뇌부가 ‘휴가 중’으로 31일 하루 동안 새누리당은 ‘업무 중지’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처럼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지도부의 대거 휴가는 사실 의도된 것이 아니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즉 여권이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해 야권의 대응을 무력화하기 위해 ‘휴가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사태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당청이 ‘치고 빠지기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휴가전략’으로 야당을 더 궁지에 몰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휴가전략’으로 감정선이 폭발한 상황이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긴급의총 모두발언에서 “여당이 급기야는 문제의 핵심인물인 원세훈, 김용판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 초차 사실상 거부하면서 여당 지도부와 국조위원들까지 서울을 떠나 휴가를 가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는 태도가 도를 넘었다. 저만 아니라 국민들도 모욕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새누리당 지도부의 ‘국조휴가’에 “국정조사에 합의하고 여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휴가를 갔다”며 “이는 처음부터 국정조사를 하지 않으려는 기만술로, 민주당으로서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 “새누리당이 간교하게 나갈 것을 예상했어야 하는데 너무 쉽게 생각했다”고 속상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이러한 ‘국조 휴가전략’이 31일 새누리당의 무대책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민주당을 장외투쟁으로 이끈 원인이 된 것이다. 휴가에서 돌아올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지도부는 첫 번째 과제는 장외로 나간 야당을 국회로 어떻게 끌어들이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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