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미래재단 기념식 참석…손학규 “새정치는 통합 정치”

안철수 무소속 의원.
▲ 안철수 무소속 의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시기적절하게 독일에 갔다 와 여러 깨달음을 가지고 오신 손 대표님께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행보에 기대감을 표했다.

안철수 의원은 8일 저녁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7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손 고문이) 국가가 나아가는 방향, 앞서 했던 시행착오,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현장에서 보고 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지혜를 많이 나눠주고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나라에 좋은 영향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시아미래재단은 손 고문의 싱크탱크다.

안 의원은 “역사를 보면 우리나라 주위에 강대국의 역학 관계가 바뀔 때가 우리나라 위기의 시작이었다”며 “현재가 대한민국을 둘러싼 역학관계가 바뀔 때이기에 정말 위기감을 느낀다.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이 경각심을 가질 중요한 시간”이라며 ‘손학규 역할론’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정치라는 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이 출산률을 높이고 자살률을 낮추는 게 우리나라 정치의 역할”이라며 민생 정치를 강조했다.

안 의원은 “자살률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상황을 얼마나 어렵게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고, 출산률은 우리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지, 얼마나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지, 이를 확신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은 1위이고 출산률은 최하위”라며 “지금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많은 분들이 너무나 어렵다고 느끼고 있고, 우리 미래에 대해서 불행하고 낙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 의원은 <이코노미스트> 커버스토리에 실린 독일 메르켈 총리의 ‘통합 행보’를 언급하며 이 같은 문제들의 해법을 시사했다.

안 의원은 “(메르켈은) 다른 당의 정책이라도 포용이 가능하면 다른 당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가져온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 당에서 차별하고 공격하려고 해도 할 수 없고 불평하기 곤란한 상황으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메르켈) 그분이 자연과학자다.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복잡한 문제일수록 작은 조각으로 세분화 해 작은 문제 하나를 끈질기게 시험하는 것처럼 해결하고 공감대를 형성해간다”고 ‘메르켈 리더십’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단기간에는 사람들이 혼란을 겪는 것도 많았지만 (메르켈이) 결과를 통해서 증명하다보니 굉장히 신임을 받았다”며 “그런 식으로 독일 정치를 했고 EU 재정 문제도 그렇게 해서 풀어보니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EU가 재정문제를 해결하는데 굉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이날 안 의원은 예정했던 연설문과 달리 즉석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애초 안 의원이 배포한 연설문에는 손 고문에 대한 “기대”를 밝힌 대목은 없었다. 더군다나 이날 기념식에는 민주당 이외의 정당에서는 안철수 의원만 참석해, 안 의원과 손 고문쪽과의 관계가 주목됐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안 의원이 자살률, 출산률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손 고문의) ‘저녁이 있는 삶’을 하면 된다”며 안 의원의 발언에 호응을 보였다.

손학규 고문은 이날 안철수 의원을 지칭해 명시적으로 야권 연대 관련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기조강연을 통해 “새로운 정치는 통합의 정치”라며 “좀 더 과감하게 통합의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고문은 “분열과 대결의 정치에서 과감히 떨쳐 일어서야 한다. 자기 정치세력과 진영의 논리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며 “자기의 지지기반에 집착해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는 폐쇄 정치를 과감히 던져 버리고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그동안 ‘혁신이 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사이에서 ‘창조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양측의 연대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현 시점에서의 즉각적인 연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전후까지 야권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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