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국제빈곤퇴치기여금' 수수료 53억 원 챙겨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과 국제선을 운항 중인 항공사들이 가난한 나라에 ‘나눔’을 실천하자는 뜻으로 해외출국 여행객에게 걷은 ‘국제빈곤퇴치기여금’에서 5년여 동안 수수료로 53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이 9일 외교부로부터 받은 <빈곤퇴치기여금 수수료 현황> 자료에 의하면, 제도가 도입된 2007년 10월 이후 올해 7월까지 5년 9개월간 총 974억 7800만원을 징수, 이 중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 항공사가 징수 대행료로 53억 4600여 만원을 받아 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총징수금액의 5.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도 도입 당시 위탁수수료는 인천공항공사 7.2%, 한국공항공사 7.5%였으나, 현재 수수료를 각각 5%와 4.5%로 하향조정했다. 2012년 1월부터 위탁수수료는 모두 항공사에 지급되는 것으로 공사 측에서 취득하는 수수료는 없게 됐다.

항공권연대기여금을 최초로 도입, 운영 중인 프랑스는 1년에 2,450억 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고 있으며, 기여금의 부과 및 징수는 민간항공총국이 담당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기여금 수수료율은 징수액의 0.5%로,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박주선 의원은 “당초 7% 내외의 수수료가 5% 안팎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을 돕기 위한 기여금의 목적을 감안하면 지금도 지나치게 높은 요율”이라면서, “기여금은 항공권 결재 시 함께 징수되는 것으로서 추가비용소요가 크지 않다. 지구별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나눔을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수수료율을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은 개발도상국가의 빈곤 및 질병퇴치를 위한 용도로만 사용할 목적으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부담금으로 부과하는 것으로서, 지난 2007년 10월부터 국내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여행객에게 1인당 1000원씩을 징수해왔다.[폴리뉴스=이청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