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당청관계 재정립, 민주당 통합론, 당권파 책임론' 빅이슈

2월 1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각 계파들은 거의 사활을 건 전투 태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현재까지 전대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영춘, 조배숙, 김부겸, 임종석, 김혁규 의원,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다.

이종걸, 윤원호 의원은 오는 19일과 20일 각각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모두 10명의 후보가 당권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이번 전대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김근태 두 대권주자들의 예비 대선후보경선 성격을 띠고 있다.

두 대선후보가 나섬으로해서 '정동영 대 김근태' '친노 대 반노'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출마자들 중 김혁규, 김영춘, 이종걸, 조배숙, 윤원호 의원 등은 지금까지 정동영계로 분류됐고 임종석 의원은 김근태계로는 나뉘어져왔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거판에서는 기존의 계파 구도가 그대로 연대 구도로 짜여지는 것은 아니다.

'1.2 개각 파문'과 맞물려 정치성향으로는 '친노 대 반노' 대결을 보이면서 동시에 '정동영 대 김근태' 대결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총 10명의 후보자들은 2월 2일 예비선거를 통해 2명이 탈락되고 총 8명이 2월 18일 전당대회 본선에 진출하게 되며 최종 5명이 지도부로 선출된다.

예비선거인단은 중앙위원, 국회의원, 시·도당 선출직 상무위원, 시·도당 여성 상무위원 등이 '1인 1표3인 연기명방식(1인 3표)'으로 투표하게 된다. 당원 여론조사결과도 30%를 반영한다.

예비선거에서는 후보자 중 여성 2인을 포함하여 8명을 다득표순으로 선출하되, 8위 이내 득표자 중에 여성이 2인 이상 포함되지 않을 경우에는 여성 후보자 중 1,2위 득표자가 전체 8위 또는 7위와 8위 득표자를 대신하여 당선되게 된다.

본선에서도 국회의원 전원을 포함한 대의원 1만 3000여명의 선거 인단 투표 결과 1위 득표자가 당의장이 되고, 2위부터 5위까지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되는데 단, 5위 이내에 득표자 중에 여성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에는 5위 득표자를 대신하여 여성 후보자 중 최다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된다.

본선 투표 방법은 '1인 1표2인의 연기명방식(1인 2표)'이다.

정동영, 김근태 두 전직 장관들의 당선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여성 의원 한몫을 제외하면 본선진출자 8명중 5명은 나머지 2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각 후보들의 경쟁은 벌써부터 상호 비방전이 가열되는 등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번 전대는 '1.2 개각 파문' 의 연장선상에서 치러지는 만큼 전대 결과에 따른 여권내 세력판도도 완전히 새롭게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 쟁점 1. '당청관계 재정립' ]

'당청관계 재정립론'은 전대의 핵심 포인트다.

'1.2 개각 파문'으로 인해 '친노 대 반노'간 싸움이 벌어지고 당 분열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터져나온 것이 '당중심론' '당청관계 재정립론'이다.

'1.2 개각 파동' 속에서 '친노'에서 '반노化'된 정동영 전 장관도 '소통의 리더십'을 내세우며 '당청 협력적 관계', 당중심론으로 이슈선점을 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당청관계는 당이 중심이 돼서 유기적, 수평적 협력관계가 강화돼야 한다"며 "당지도부 정치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바탕위에서 당이 '당의 정부다'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당,청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소통하는 중심에 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는 ‘청와대 중심론’이 아닌 ‘당중심론’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역시 '반노' 서명파 김영춘 의원도 '힘있는 여당' '대통령에게 NO할줄 아는 여당'을 내세우며 가장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번 일로 '반노'에서 '친노化'된 김근태 전 장관은 "당청협력, 의사소통이나 인식의 차이를 어떻게 좁히고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하는 것은 이 국면에서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문제"라고 밝히면서도 전대 주요 전략으로 '당권파 책임론' 부각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다.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는 “당청이 함께 창당정신에 따른 개혁과제들을 완수해야 한다”면서 “지금 우리당은 창당 초심을 망각하고 참여정부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따로 가려는 세력이 있다”고 '당청 일심동체'를 주장하며 반노 세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혁규 의원은 "당ㆍ청간에는 정치적으로 대등하고, 당ㆍ정간에는 정책적으로 당이 주도하는 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탈계파 단결론'을 주장하고 있는 김부겸 의원은 "집권여당은 능력으로 승부해야 하며, 우리당은 행정부와 함께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행정부와 보다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추어나가야 한다"고 '당청일체론'을 내세웠다.

당내에서는 "젊은 대의원들은 무조건 노무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드는 후보는 선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 쟁점 2. 당권파 책임론 ]

'당권파 책임론'을 놓고 정동영-김근태 두 후보가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어 상호 비방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는 전대 본무대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전망이다.

당권파 책임론이란 초대 의장 정동영 전 장관을 시작으로 신기남, 문희상, 정세균 등 전 의장들이 모두 정동영 전 장관측 인사들이었기 때문에 정동영계가 현재 당위기에 대해 '당 관리 소홀'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김근태 의원은 "당 위기에 대한 그 책임이 명백한 이른바 당권파에게 다시 당을 맡길 수 없다. 바꿔야 한다"며 "전대에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정 전 장관을 공격하고 있다.

이에 맞서 정 전 장관은 "총을 내부로 발사하는 집안은 잘 될 수 없다" "남탓을 하기 전에 각자가 모두 내탓이요 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분열주의를 내세우며 김 의원측을 공격하고 있는 상태다.

정 전 장관은 "당권파라는 말은 그동안 당의장을 한 분에 대한 모욕이다. 정동영이 당을 장악해왔다는 것인데 신기남 이부영 임채정 문희상 정세균 전 의장들이 정동영 밑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최근 경찰이 열린우리당의 ‘유령당원’모집과 당비 대납에 대해 서울시당을 압수수색한 것도 당권파 책임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쟁점 3. 민주당과의 통합 ]

민주당과의 통합문제도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

열린우리당 정체성 문제의 한 가지로 민주당 통합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후보자들이 출마 기자회견을 할때 기자들로부터 '민주당 통합론'에 대한 답변을 강요받고 있다.

김근태, 정동영 두 후보는 모든 면에서 대립하고 있는데 민주당 통합론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

대선주자인 김근태 의원은 "민주당만이 아닌 고건 전 총리 등을 포함한 반한나라당 세력, 범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민주당과의 통합을 전대 이전에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역시 차기 주자인 정동영 전 장관도 "원론적으로 개혁.민주.미래세력이 하나가 돼야 하지만 선거전략으로 추진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외 다수의 후보들은 민주당과의 통합론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과거로의 회귀'라는 비난을 의식해선지 "선거를 의식해 민주당만을 대상으로한 통합은 어렵다" "모든 민주개혁세력이 통합돼야 한다"는 식이거나 "지방선거 이전 논의는 적절치 않다"는 식의 답변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연합, 중도개혁세력 대연합'을 내세우고 있는 '김근태계' 임종석 의원이고 반면, 개혁당파가 주축이 되고 있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두관 특보는 "우리당을 분열시키는 행위" 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 쟁점 4. '1인 2표제' 합종연횡 ]

2월 2일 치러지는 예비선거는 '1인 3표제'이고 18일 전당대회 본선에서는 '1인 2표제'로 선거가 치러진다.

때문에 합종연횡, 짝짓기는 전대의 승부를 가르는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2 전대에서 정동영계 문희상 의원이 염동연 의원과 연대해 나란히 1.2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모든 후보들은 "구태 정치의 하나인 짝짓기는 없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으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물밑에서 짝짓기는 이미 끝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근태 의원-참정연 김두관 후보, 정동영 전 장관-의정연구센터 김혁규 의원이 이미 연대했다고 보면 된다는 주장이다.

이광재, 이화영, 서갑원 등 청와대 출신이 주축이 되고 있는 의정연구센터는 김혁규 의원을 지지후보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화영, 한병도, 이계안, 최재성 의원은 지난 15일 염동연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임종석 의원의 출마선언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타났다.

지난 4.2 전대에서 한명숙, 송영길, 염동연 의원 등 '실용파'를 지지했던 '국민참여 1219'는 17일 오후 12시부터 20일 오후 12시까지 전 회원 인터넷 투표를 통해 지지 후보 한사람을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정동영, 김혁규, 임종석 후보가 신청을 해 이들을 대상으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국참 정청래 의원은 정동영 전 장관 캠프에 뛰어들어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이 공식적으로 가입하지는 않았었지만 국참은 출범때부터 정동영 지지그룹으로 알려져왔고 12일 정 전 장관이 공식 가입하면서 '정동영 조직'으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 쟁점 5. 40대 기수론 ]

40대 기수론도 흥미거리다.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출마한 후보군은 김영춘, 임종석, 이종걸, 조배숙, 김부겸 의원 다섯 사람이다.

김영춘, 이종걸, 조배숙 의원은 서명파이고 임종석 의원은 김근태계, 김부겸 의원은 무계파 성향인데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지지를 받으면서 친노그룹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4.2 전대가 '정동영' '김근태'의 대리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고 독자 목소리를 내겠다고 주장하며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장 지도부 입성이 기정사실화 된 '정동영, 김근태' '여성 한몫'을 제외한 나머지 '2자리'를 놓고 서로 내부 경쟁을 벌여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때문에 40대 기수론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부겸, 이종걸 의원 등은 예비선거 이후 후보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으나 각자 정치적 색채가 너무 달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김부겸 의원은 최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지금은 각자 의지가 너무 강해 후보단일화를 거론하기 어렵다. 예비선거 이후에 논의되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그러나 민주당과의 통합 등에서 각자 입장이 극명하게 갈려 단일화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 쟁점 6. 영남지역 후보간 경쟁 ]

이번에 영남지역에서는 김혁규, 김두관, 김영춘, 김부겸, 윤원호 5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이게 된다.

가장 주목되는 후보는 김혁규 의원이다. 김 의원은 차기 대권까지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정동영 전 장관과 '영호남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우는 김두관 후보도 김혁규 후보에 맞서는 'PK(부산.경남)의 맹주'를 노리고 있다.

"TK(대구.경북)의 한나라당 아성 무너뜨리겠다"며 'TK 새주자론'을 내세우고 있는 김부겸 의원은 이강철(대구·경북)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영남에서 많은 후보들이 나오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외연확대에, 전국 정당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쟁점 7. 원내대표 경선과 직결된 전대 ]

2월 전대 이전에 치러지는 1월 24일 원내대표 경선도 전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은 정동영계 김한길 의원과 김근태계가 밀고 있는 배기선 의원간 '2파전'이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전대에서의 표심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