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시민연대, 다양한 부분서 꽃 피웠다는 것은 성과다”

사진=이은재 기자
▲ 사진=이은재 기자
최성 고양시장은 “관심은 시민제일주의의 행정에 입각해서 다양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고 말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1월 17일 고양시정연수원에서 가진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국 161개 시․군․구 중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고양시가 1위를 했다”며 “모든 자치단체장, 모든 자치단체들이 받고 싶어하는 평가인 주민자치도시 정책과 제도 분야에서 1위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최성 시장은 고양형 야권연대에 대해 “(지난 지방선거에서) 고양형 야권연대의 틀이 마련되면서 ‘아, 고양시의 방식이 가능하구나. 정책 연대, 후보 단일화, 그리고 이후의 시정 운영에 있어서 공동적 참여가 가능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며 “전국 지방자치 제도와 정책 분야 1위라는 평가의 근저에 그 정신이 유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은 정당 연대를 했든, 시민연대를 했든, 민주당이든 중요하지 않다”며 “이 순간 민선 5기의 시정 운영의 성과들이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교육에 있어서, 복지에 있어서, 행복의 질에 있어서 체감적인 만족도가 높아졌느냐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최성 시장은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계속 시장직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공식적 표현은 3월 초에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성 시장은 “제 관심은 시민제일주의의 행정과 시정에 입각해서 다양한 교육, 문화, 복지, 일자리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며 “고양형 연대의 틀이 어떻게 되느냐에 대해서 제가 나설 상황도 되지 않는다. 그분들이 깊게 고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정치적 입장을 발표하고, 시장직 출마를 위해서 자유로운 입장이 됐을 때 논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좋은 지방정부 수립 위해 의식 모아야 하지 않느냐는 컨센서스 있어”

- 올해 선거에서 고양은 다른 지역과 달리 그때 함께 했던 주체들이 여전히 주체들이다.

그 주체들의 영향력은 전국적인 총선과 대선에서의 패배 때문에 달라졌다. 우리가 성공했다면 그것을 7할 정도의 성공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그 방식 그대로 재탕하거나 재연하는 것은 결코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또, 그때의 주체들이 온전히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아무리 그 비중을 키운다고 하더라도, 백만 시민이 바라보는 그 위상으로 볼 때에는 상당히 상대적으로 약화됐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인 거 같다. 

- 고양에서 어떤 형식이든 함께 참여하고 연대하는 모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가.

지난 선거 때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젊은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그런 논의가 진행됐다. 그동안 민주주의, 평화,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던 원로들이 전국적으로까지는 모르겠지만 고양에서만큼은 시민을 위한 참 좋은 정부, 좋은 지방정부 수립을 위한 공통의 문제 의식을 모아야 하지 않느냐는 컨센서스가 있었다. 그런 것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준비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 신분이 자치단체장이고, 자치단체장에게 주어지는 여러가지 선거법상 제한이 있기 때문에 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주워서 듣는 수준이다.

- 크게 두가지 상황이 변했다. 야권연대에 종북프레임이 들어와서 통합진보당은 분당된 상태다. 통진당은 정당해산 심판 청구까지 되어 있다. 핵심 국회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안철수 신당이 기존 정치세력을 다 부정하면서 열기가 뜨겁다.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 전 창당을 통해 독자적인 경쟁을 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2010년 선거와 비교해서 크게 바뀐 점인 거 같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이든, 능력있는 지방자치단체 후보에 대한 평가이든 지금의 변수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후보, 민주당과 또다른 대안세력으로 준비하고 있는 안철수 신당이 어떤 형태로 선거와 정책 연대를 하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결정적인 변수라고 본다. 오히려 종북 프레임은 큰 변수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미 민주당이나 안철수 신당에서는 통합진보당의 정당 해산 심판의 결과, 그 정당과의 연대, 종북 프레임으로부터는 확고히 선을 긋고 있기 때문에 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이번 선거에서는 굉장히 부차적인 변수라고 본다. 남은 변수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정당공천제 폐지 관철 여부다. 두 정당 모두 폐지를 선언했다. 능력있는 인물의 발굴과 추천, 전국적 단위에서 강고한 49% 이상의 지지율을 갖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율을 놓고 호남과 수도권에서 어떻게 멋지고 치열하고 감동적으로 싸우느냐가 중요하다. 밥그릇 싸움, 당리당략적 싸움을 하면 괴멸적인 타격이 올 것이다. 그 두 정당이 시민을 위한 민생개혁 연대 차원에서 사즉생으로 그 연대를 풀어 나아간다면 그것을 누가 주도했느냐를 떠나서 올해 지자체 선거, 보궐선거 이후에 야권에 주도성을 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이 여러 변수 중에서도 결정적인 변수라고 생각한다.

- 수도권 인물 면에서 민주당이 앞선다. 현직들이 많다. 현직에 대한 인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당 지지도는 거꾸로 새누리당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인물 경쟁력을 가졌지만 정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정당이든, 인물이든 지금 나온 여론조사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본다.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본다. 그런 흐름 외에도 실질적인 정책적 내공에 있어서 민주당의 우위와 신상품으로서의 참신한 신당에 대한 감각적 지지가 어우러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 정당의 정치 지도자들, 야권의 유의미한 정치 세력들이 최대공약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 강점과 약점 중에서 강점끼리 조화가 이뤄지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고, 약점끼리 조합이 이뤄지면 파괴적 분열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것이 2월 초, 구정이 끝나고 정당공천 유무가 판가름이 나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두 달 사이에 드러날 것이라고 본다. 운동 경기를 하다 보면 탁구도 그렇고, 농구도 그렇고 대체로 시소 게임으로 간다. 마지막 5분을 몇 분 남겨놓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모든 내공들이 집합된다면 그때 의외로 어느 일방의 완승으로 갈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그것을 구조적으로나 사전적으로 예단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다고 본다.

“우리들의 시민연대, 다양한 부분서 꽃 피웠다는 것은 성과다”

- 시장님의 시정 성과 중 지금까지 가장 잘한 사업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들어달라.

전국의 모든 지자체장,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올인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 민생경제 회생, 지역경제 회생 등이다. 중앙정부도 어렵다. 고양시는 그 부분에서 전국 1등의 성과를 낸 도시다. 그 1등의 주된 평가 근거가 된 것은 지역 꽃박람회 등이나 각종 행사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내고, 사회적 기업과 마을 기업 등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제 정치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야권 단일후보로 된 이후에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중앙 차원에서는 심판을 받았고 좌절을 겪었다. 인내심의 한계를 겪으면서 진행해 온 우리들의 시민연대가 다양한 부분에서 꽃을 피웠다는 것이 두 번째 성과다. 세 번째 성과는 이 모든 변화의 숨은 공로자다. 2,500명의 공직자들이 영혼 없는 철밥통이라는 외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창조적인 공직자로의 변화를 저와 함께 일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아주 의미있는 성과를 냈던 것이고, 불문율이고 성역이었던 부분들이 변화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고양시의 비전과 변화의 발전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다 보였다. ‘이때쯤이면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말한 것이 있는데 그 기대치를 넘어섰다. 연말과 연초에 ‘욕심을 내지 말고, 지금까지 한 것들을 잘 마무리하고 보존하자’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학교폭력과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들의 끼와 열정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창조적인 교육도시의 꿈과 비전을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여성과 주부의 재취업, 일자리 창출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데,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지 않는 거 같아서 아쉽다. ‘울보 시장’이라는 책을 내면서 핵심 화두가 ‘대한민국은 우울증 공화국이고 자살 공화국이다’는 것이었다. 흐느껴 울고 있는, 죽지 못해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 생존의 절벽과 벼랑 끝에서 살아가고 있는 서민 분들에게 건강과 행복, 비전과 희망을 주는 도시로 만들려고 했다. 그 부분들도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아쉽다.

- 직접 현장에 참여하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다 보면 울컥하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한두 가지만 소개해달라. 

장애인들이나 잡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시민들이 그렇다. 고양시에서 의붓엄마에게 극심한 학대를 당했던 세 자매가 우울증 치료를 받은 일이 있다. 시장으로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순간들, 갑작스러운 화재로 네 명의 가족이 사망을 당한 비닐하우스에 사는 주민의 빈소 앞에서 무기력한 시장으로서의 모습들을 봤다. 그러면서 일신상의 여러가지 고민들을 하는 모습들을 볼 때 울컥했다. 이렇게 시정을 끝냈을 때 예상하지 않은 분들이 저에 대해 ‘팬이다’, ‘꼭 고양시를 이끌어줘라’, ‘유심히 보고 있다’, 또 옮기기 민망한 정도의 분에 넘치는 평가를 해주면 답변은 ‘알겠습니다’라고 하지만 울컥이 아니라 울먹이면서 안 들리게 답변하는 순간들이 ‘내가 시장이구나’라고 느끼는 순간들이다.

- 이전에 8년 동안 했던 시장님은 공무원들과 함께 편하게 일했다고 한다. 워낙 일을 많이 하다보니까 공무원들에게 상당히 피로감이 쌓여있을 수 있다. 선거를 앞뒀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조금 모니터링이 잘못된 거 같다. 기본적으로 공직에서의 즐거움과 기쁨은 노동의 강도가 아니라 자신이 했던 일이 누구를 위한 일이고, 그 일의 성과가 제대로 나타났을 때다. 일을 열심히 했던 분들이 공직에서 제일 중요한 승진을 하게 되고, 원하는 부서에 갈 때에는 그 일이 즐거움이다. 별로 일을 안 하고 불평만 하거나 지연이나 정치적인 인맥의 끈으로 승진을 꿈꿨던 분들은 여러가지 상황이 불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어느 지자체보다 능력에 따른 인사를 했고, 원하는 희망 부서를 상대적으로 잘 배치했다고 본다.

저의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보는데 시장 4년, 고3 수험생부터 3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야근, 주말근무 등 상관 없이 일했다. 우리 아이들은 일중독자라고 한다. 평일에 야근을 하거나 특근하는 것을 다른 직원들에게 강요하거나 강조해본 적이 없다. 일 잘하는 사람들이 잘 노는 것이다. 만약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으면 일주일이나 한달 동안 나인 투 식스(nine to six) 외에 저녁에 몇 번 일을 했고, 몇 번 저녁에 나와서 일했냐, 그것을 누가 시켰냐는 면에서 본다면 그런 여론이 다소 있는 것은 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여론이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어떤 평가를 하고 있고, 그것이 어떤 근거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고양시 공직자는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실하고 가장 창조적이며 상대적으로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 추석 때 유일하게 가족과 함께 지방에 갈 수 있는 버스를 예산을 통해 지원해주고, 틈이 나는대로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스포츠 활동을 통해서 시장과 직원들이 볼링, 탁구, 농구, 야구 게임을 같이 한다. 직원 힐링 차원에서 힐링캠프를 보내준다. 30년 동안 일한 공직자가 ‘그만 두겠다’고 해서 직접 만나서 설득해 일년 동안 교육훈련을 보내줬다.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은 다소 힘든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부심을 느끼는 공직자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국회의원을 하고 시장을 하고 있다. 예전에 어떤 전직 총리는 ‘국회의원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시장님은 어떤가.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시장이 열배 힘들지만 열배 이상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3년 반이 돼서 요즘 드는 생각은 ‘왜 국회의원을 할 때 재미있고 보람있게 했지만 상대적으로 힘들었을까’이다. 제가 여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 시장은 야당 시장이었다. 그러다보니까 큰 국가적 담론인 통일, 외교, 안보에 대해서는 제안했지만, 세세한 시정에 있어서는 참여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고양시장직의 보람이나 의미, 재미는 열배 이상이다. 시장직에 너무 즐거운 마음, 감사한 마음으로 올인하고 있다.

“재선 관련 공식적 표현, 3월 초에 할 생각”

- 다음 재선에 도전하는 것인가.

임기 4년 동안 시장이 되기 전에 심적으로 남겨놓은 갈등들을 푸는 데 초점을 뒀다. 이제 어느 정도 정착했지만, 최소한 10년 정도는 시정을 펼쳐야 제대로 된 시의 발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다음 저의 진로에 대한 마음은 이미 굳혔다. 하지만 제가 시장이 됐을 때 ‘마지막 그날까지 오직 시정에 올인하겠다’고 했다. 3월 첫째 주 정도에 시민들에게 제 입장을 발표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계속 시장직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공식적 표현은 3월 초에 할 생각이다.

- 올해 선거에서 2010년 야권연대와 다른 창조적이고 새로운 야권의 힘을 모으는 일이 지난번처럼 고양에서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떻게 보나.

제 몫은 아닌 거 같다. 제 관심은 시민제일주의의 행정과 시정에 입각해서 다양한 교육, 문화, 복지, 일자리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이 정책들이 고양시민들로부터 제대로 되고 온전한 평가를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겠는가라는 것이 80% 정도다. 고양형 연대의 틀이 어떻게 되느냐에 대해서 제가 나설 상황도 되지 않는다. 그분들이 깊게 고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정치적 입장을 발표하고, 시장직 출마를 위해서 자유로운 입장이 됐을 때 논의할 수 있을 거 같다. 전국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흐름에 대해서는 제 역량 밖이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통해서 제가 가진 경험들과 소회들을 이야기하는 수준이다. 여의도와 중앙 정치권의 상황이 있다. 워낙 고양시에서만 4년 묻혀 살다보니까 감도 많이 떨어졌고, 어줍지 않게 주문하고 제안하는 것은 제 권한 밖이고 해서 말을 많이 아끼고 있다. 오늘도 사실 이런 논의에 대해 답변을 드리지 않으려고 했다. 탁월한 질문을 하니까 마치 술자리에서 옛날을 소회하면서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쪽 이야기들도 많이 나온 거 같다.

- ‘600년 문화도시, 100만 행복도시’ 멋진 시장님이 되길 바라겠다. / 손정호 기자 son50@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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