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비방전' 한계수위 넘어

열린우리당이 전당대회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정동영-김근태' 두 후보의 전면전이 한계 수위를 넘는 '끝장 투쟁'으로 가고 있는 양상이다.

김근태 후보가 거론한 '당권파 책임론'으로부터 불붙기 시작한 이들의 전면전은 정동영 후보가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하자"고 주장했지만 결국은 상호 비난전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단순한 정책대결이나 정치현안에 대한 견해 차이가 아닌, '과거 들춰내기식'의 노골적인 '비방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전대가 끝나고 나서 서로 '원수'로 돌아서려는 각오까지 하고 있는 듯 보여 전대 후유증은 예상보다 더 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권파 책임론'에 대해 정면 대응을 피해오던 정 후보측에서 지난 27일 "참을 만큼 참았다" "네거티브 선거 운동을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반격한데 이어 31일에는 '신당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한층 거세진 반격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측은 지난 총선때 정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또다시 역공을 펼쳤다.

DY측 "김근태도 당권파!" "신당에 무임승차한 것에 대한 자성은 없느냐"

'정동영 캠프' 정청래 대변인은 3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근태 후보님! 네거티브로는 민심의 바다를 건널 수 없다. 고정해달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4.2 전당대회가 실패로 끝나고 4.30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하면서 우리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것이 ‘정동영’만의 책임이라 할 수 있겠느냐"며 "당시 공천심사 위원장과 사무처장은 김 후보님 진영인데 아무 책임이 없다고 말씀하시겠냐"고 흥분했다.

정 대변인은 "김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이 분들도 당권파가 아니냐"며 "당시는 공천이 잘못 됐다는 문제제기가 제일 많았다. 그렇다면 이 분들을 대신해 김 후보님께서 책임지시겠느냐"고 따졌다.

정 대변인은 "김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새정치국민회의’때도 열린우리당 창당 때도 가장 늦게 합류했다"며 "김 후보는‘당권파 당권파’하시는데 신당에 무임승차한 것에 대한 자성과 해명은 없느냐"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김 후보님의 그런 느린 속도로는 역동성 있게 변화하는 21세기 시대정신을 따라 잡을 수 없다"며 "도원결의를 한 9인의 ‘신당결사대’(김 후보님께서 칭하는 소위 당권파)가 만들어 놓은 비단길 타고 오셔서 원내대표를 하셨으면 김 후보도 당권파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2003년 우리당 창당 과정을 주도했지만, 김 후보는 민주당에 남아있다가 마지막에 우리당에 합류했다는 사실을 들춰낸 것이다.

그는 또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정동영 후보가 희망돼지 저금통을 들고 선거 운동을 펼쳤지만 김 후보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계급장을 떼고 맞짱을 붙어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다. 노 대통령을 진정으로 대통령으로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변인은 "개혁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말과 실천이 일치해야 한다"며 "말만 많이 한다고 개혁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개혁의 고비 고비마다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고 맹비난했다.

GT측 "지난 총선에서 정동영의 오만과 경솔로 전국정당의 꿈 깨질 뻔"

이에 김근태 후보측에서는 "무엇이 정동영 후보를 그토록 초조하고 두렵게 만들었는가"라며 "상식 이하의 주장에 일일이 답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김봉태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415 총선 막바지에 정동영 의장의 오만과 경솔로 전국정당의 꿈이 깨지고 과반수 의석 확보마저 위협받았음을 잊었는가"라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 과반수를 지켜낸 장본인이 누구인지 당과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접적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정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4.15 총선 당시 불거진 '노인폄하' 발언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김 부대변인은 "우리당을 마지막까지 지켜낸 것은 김근태와 이름없는 국민, 그리고 당원들이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이것이 진정 정동영 후보의 생각인가. 만약 그렇다면 정동영 후보가 당당하게 앞에 나와서 말하라"고 흥분했다.

김 부대변인은 "‘아름다운 경선’을 말하다 말고 ‘분열주의자’라 비난하고, ‘칭찬하자’고 해놓고 대변인 뒤에 숨어 원색적인 네거티브를 퍼붓는 정동영 후보의 진정한 모습은 무엇인가"라며 "정당한 노선경쟁을 ‘분열주의’라 비난하면서 자신은 원색적인 네거티브를 펼치는 것이야말로 구태정치다"고 역공을 펼쳤다.

김 부대변인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노 대통령을 원색적인 색깔논쟁으로 끌어들인 장본인은 정 후보였는데 또다시 노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는데 노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한명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끝까지 민주당에 남아 통합 노력을 펼쳤던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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