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혁신과 함께 재벌현안도 적극 발언할터…연대? 끝까지 낡은정치-새정치 구도로”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이 8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워크숍룸에서 열린 저서 ‘윤여준의 진심’ 북토크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리더십에 대해 밝혔다. <한겨레></div> 성한용 선임기자(사진 맨 왼쪽), <미디어스> 한윤형 기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폴리뉴스 최훈길 기자 chg1231@polinews.co.kr
▲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이 8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워크숍룸에서 열린 저서 ‘윤여준의 진심’ 북토크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리더십에 대해 밝혔다.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사진 맨 왼쪽), <미디어스> 한윤형 기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폴리뉴스 최훈길 기자 chg1231@polinews.co.kr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이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 대해 “전형적인 CEO 마인드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리더십을 평가하고 나섰다. 윤 의장은 지방선거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안철수 신당이 정치혁신을 비롯해 재벌개혁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여준 의장은 8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워크숍룸에서 열린 저서 ‘윤여준의 진심’ 북토크에서 “안 의원이 대선 때 ‘국회의원 정수 축소’ 입장을 밝혔고 그때는 저도 비판했”지만 “안 의원이 (정치에 대해)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생각하는 전형적인 CEO 마인드가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CEO 출신은 기업의 이윤 극대화로 인한 생산성, 효율성을 강조하는데 국가는 생산성, 효율성을 중요하지만 그것을 핵심으로 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CEO가 국가 운영을 맡을 때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면서 안 의원의 변화를 보여주는 최근 일화를 소개했다.

언론도 침묵하는데 삼성에 쓴소리 왜? 안철수 “삼성이 절 어쩔건데요”

윤 의장은 “안철수 의원은 다행히도 최근 얘기하는 것을 보면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깜짝 놀라서 이유를 물어보니 안 의원은 ‘공공성에 대해 평소에 절실히 느끼고 있어서 그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등 과거 CEO 출신 정치인들과 안 의원이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윤 의장은 “안 의원의 경우에도 CEO 출신이라서 위험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TV를 보니 안 의원이 ‘삼성이 약탈적 경영을 한다’고 밝혀서 깜짝 놀랐다”며 “‘약탈적 경영’이라는 말이 매우 자극적인 언어이기도 하지만 삼성에 관해서는 왜 그런지 학자, 공무원, 언론인이든 말을 안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의장은 “본인에게 ‘뭘 믿고 그러냐’고 직접 물어보니 안 의원은 그냥 가볍게 ‘삼성이 절 어쩔건데요’라고 했다”면서 안 의원이 삼성 등 대기업에 침묵하는 CEO 리더십과는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의장은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를 강조하다 보니 정치혁신에 치우친 발언을 해왔지만 사회적으로 정작 중요한 아젠다이자 현안이 재벌 현안”이라며 “앞으로 그런 점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적극적인 발언을 하도록 (안 의원에게) 충고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또 신당이 안철수 1인에게 편중됐다는 지적에 관련해서도 “어떤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한 번도 비민주적 분위기나 그런 성격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의장은 “‘안 의원이 좌지우지 하고, 회의 결정을 뒤집었다’고 밖에서 들었다. 다른 분들이 안 의원의 눈치를 보고 의사 결정을 한다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런데 와서 회의 한 번 해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회의를 비민주적으로 운영하거나 비민주적으로 의사 결정이 뒤집힌 적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제왕적 정당 운영 방식과 다른 민주적 정당운영 방식을 구체적으로 준비 중인지’ 질문 받자 “새정치를 표방하는 것이니 정당 조직과 형태부터 달라야 한다”며 “아직 결론은 안 났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미국식, 유럽식 정당 모델의 양론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위원장들 간의 합의가 쉽지 않다. 몇 차례 논쟁을 더 해야 할 것 같다”며 “속시원하게 말씀 못해 미안하지만 기존 정당과 조직 형태가 달라야 한다. 민주적이면서 비효율적이지 않아야 한다”면서 신당의 새로운 정당운영 방식을 예고했다. 

“안철수, 정주영·박찬종·문국현 창당과 근본적으로 달라” 

윤 의장은 안철수 신당의 정치 세력화에 대해 “정주영 회장, 박찬종씨, 문국현씨가 정당을 만들 때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정치 여건과 역량의 차이로 설명했다.

윤 의장은 “(안 의원의 정치 입문 이전에) 안철수 현상이 먼저 있었다. 자연인 이름에 현상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건국 이후 처음이다. 회오리 바람처럼 많이 (파장이) 일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의장은 “국민적 열망을 빠른 시일 내에 제도화 했어야 했다. 이를 제도적으로 담는 과정이 늦어졌거나 미흡했다. 그래서 최근에 인기, 지지도가 많이 내려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게 아닌가. 본인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애를 많이 쓰고 있으나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두고 창당과 선거 준비를 동시에 진행해야 해 여러 가지 내부 여건이 어렵다.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국민 열망을) 제도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최근에는) 비교적 조직적으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분들처럼 쉽게 선거 한 번 치르고 소멸하는 운명을 밟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윤 의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한 것에 대해 지금도 설왕설래 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렇게 대권 경쟁에서 빠진 것이 (안 의원) 본인에게 더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안철수 당시 후보가 단일 후보가 돼 선거에서 이겼다면 대한민국을 통치하고 국정을 운영하기에 많이 부족했을 것이다. 역량, 자질을 더 기를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덮어놓고 연대가 능사인가. 그러면 새정치 필요 없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북토크에 잠시 참석해 축사를 했다. /폴리뉴스 최훈길 기자 chg1231@polinews.co.kr
▲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북토크에 잠시 참석해 축사를 했다. /폴리뉴스 최훈길 기자 chg1231@polinews.co.kr
윤 의장은 6.4 지방선거 연대와 관련해 질문을 받자 “선거 때마다 연대를 해서 한쪽이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온 한국정치의 결과가 뭔가. 그것이 한국 정치의 지금 결과”라며 “덮어놓고 연대가 능사인가. 그러면 새정치가 필요 없다”면서 야권의 선거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 의장은 “(한국 정치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 여당, 야당처럼 국민을 동원의 대상으로 보고 정당이 동원을 위한 시스템으로 되고 있다. 지금 정당도 그렇다. 민주당도 차이가 없다. 특정 지역에 세력을 기반을 두고 유권자를 동원하는 이런 구조로는 안 된다”며 “(새정치 신당은) 정당의 개혁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윤 의장은 “저희는 양당을 다 기득권 세력이라고 본다. 독과점 구조”라며 “끝까지 우리는 낡은정치, 새정치 구도로 간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최근 민주당이 밝힌 혁신안에 대해선 “혁신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일부 부분적인 제도의 개혁이나 행태의 개선이 한국정치의 근본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 문제는 국회가 제대로 대통령 권력을 견제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게 절실한 과제이자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회 강화 통한 ‘대통령 견제’가 핵심 과제…‘안녕들하십니까’는 국민분노 상승 입증”

윤 의장은 “국정원 댓글 작업이 선거에 큰 영향을 안 줬더라도 민주주의, 헌법을 어긴 것이다. 그런데 이를 국정조사하려고 했는데 (여권이) 얼마나 막았나.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국회가 견제를 못하고 있다”며 “국회가 강화되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윤 의장은 “(지난 대선 당시) 부글부글 들끓는 혁명 분위기가 소강 국면이었는데, 요즘 현상을 보면 잠자고 있던 마그마가 다시 끓고 있다”며 고조되는 ‘정권심판론’ 분위기를 지적했다.

윤 의장은 “여러가지 일, 대통령 리더십의 성격, 여러 사건에 대처하는 능력과 방향, 어려운 민생 등 복합적 요인 때문에 다시 국민적 분노가 서서히 올라가는 이런 현상이 시작됐다”며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반향이 이를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북토크에 잠시 참석해 축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이제 가상으로 저희 당이 있다고 할 때 기존 양당의 지지율이 50%가 안 된다. 그럼에도 (기존 양당이) 국회 대부분의 의석을 갖고 있다. 지금 현재 국회가 국민 절반 정도밖에는 대변하지 못하는 구조”라며 “새정치의 내용에 대해서 (다음주부터) 하나씩 설명 드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일문일답]안철수 “새정치 내용 순차적 발표…국민 열망 이루겠다”>)

한겨레 성한용 “2012년 안철수 출마는 착오…신당 성공 확신 못해”

한편, 패널로 참석한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는 “(한국은) 제1, 제2정당도 제대로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3정당도 (창당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윤 의장과는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성 기자는 “안철수 신당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안철수 개인 역량이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뛰어난지 개인적으로 확신을 못하겠다”며 “(안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하겠다고 달려든 것은 잘못이다. 정치, 공익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2012년에 안철수 의원이 출마한 것은 착오”라고 지적했다.

성 기자는 “다만, 안 의원이 작년에 재보궐 선거로 정치인이 돼 정치를 할 자격이 됐다. 지금부터 하면 가능성이 있다”며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고 행운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성 기자는 지방선거 야권연대와 관련해 “선거 승리는 연대하거나 합치는 쪽이다. 3당 합당 김영삼, 97년 김종필 김대중이 그런 사례”라며 “(안 의원측은 연대를 부정하며) 여권에서 만든 시나리오, 프레임을 별 고민 안 하고 따라가는 게 있다”고 밝혔다.

성 기자는 “선거에 있어서 통합, 연대, 분열은 영원한 기본적인 전제이자 공식일 수 있다”며 “(안 의원측에서) ‘전국선거를 망쳐서라도 혁신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당은 수권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 기자는 정치혁신에 대해 “민주당에서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발표했고, 안철수 신당에서는 이를 환영하고 있다”며 “‘(야당의) 기득권 내려놓기’는 위험한 게 있다. 정당정치가 철저하게 강화돼야 대통령 권력, 재벌 권력으로부터 국민들을 잘 지킬 수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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