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최고위원 페북 글 논란…트윗 비판에 “북 잘못 지적했는데 왜 시비거냐”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한기호 의원.
▲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한기호 의원.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한기호 의원(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군, 재선)이 ‘좌파 색출’을 주문하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기호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입니다. 국가 안보조직은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서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 한 최고위원의 글은 페이스북에서 삭제됐지만, 트위터에서는 이 글이 삭제되기 전에 캡처된 이미지가 전파되고 있다. 대다수 트위터리안들은 구조 작업과 관련해 한 최고위원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비판 글을 올리고 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트위터(@mindgood)에 "세월호에 대한 대응체계 붕괴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종북프레임을 들고 나왔군요. 자식을 잃고 비탄에 빠진 학부모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네요"라고 지적했다.

한 트위터리안(@donnegol)은 “구조를 제대로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건 사회분열을 노리는 종북이거나 그러한 북한의 지령에 놀아나는 행위라는 게 새누리 국회의원(한기호)”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syttop)은 “새누리당 최고의원 한기호가 실종자 가족의 애타는 가슴에 또 하나의 비수를 꽂아”라며 한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트위터에서는 “한기호 최고위원이 세월호 침몰 사건 실종자 가족 중 정치적 목적을 가진 선동꾼이 있다는 내용의 인터넷 웹자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는 뉴스 보도도 전파되고 있지만, 한 최고위원이 페이스북 관련 글을 삭제한 상황이라서 이 내용이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기호 최고위원은 20일 <폴리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우리 참사를 가지고 비난을 했는데 거기에 놀아나면 안 된다. (내 페북 글은) 그것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다”며 “왜 그걸 가지고 시비거냐. 북한이 지금 우리를 비난하고 있는 게 문제 있다고 하는 게 잘못됐나”고 반문했다. 글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선 “그걸 가지고 시비거니까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한 최고위원은 ‘정부 문제를 지적한 것에 좌파 색출을 거론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북한의 얘기를 먼저 했다. 왜 (그 얘기를) 빼고 얘기하나. 기자님들이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 최고위원이 실종자 가족 중 정치적 목적을 가진 선동꾼이 있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 기자들이 소설 쓰는 것이다. 가만 안둘 것이다. 언론중재위에 고발할 것”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다음은 한 최고위원과의 직격인터뷰 전문이다.

한기호 최고위원이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한 글.
▲ 한기호 최고위원이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한 글.
▶ 페북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세월호 구조 관련해 좌파 색출을 거론했는데.

- 북한이 우리 참사를 가지고 비난을 했는데 거기에 놀아나며 안 된다. 그것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다. 북한(이 발표한 내용을 실은) 기사를 보세요. 북한에서 방송한 내용을 보면 왜 그런지 아실 것이다. 이런 참사가 있으면 위로 전문이라도 보내야 되는 게 아닌가. 같은 민족끼리 비난해서 되겠나. 전세계에서 그런 나라가 있나. 북한만 비난하고 있다. 같은 민족 맞나.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남조선에서 여객선 침몰사고> 제목의 기사에서 남한 언론이 “잠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실종자 가족들이 품었을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정부당국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남한 언론을 인용해 “박근혜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현장 방문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 정치인이 할 일이 있느냐 하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고 전했다.)

▶ 페이스북에서 이 글을 왜 삭제했나?

- 그걸 가지고 시비거니까 삭제했다. 왜 그걸 가지고 시비거냐. 북한이 지금 우리를 비난하고 있는 게 문제 있다고 하는 게 잘못됐나.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을 비난하는 나라가 있나. 북한만 비난하니까 문제가 있다.

▶ 이번 구조 관련해 정부 문제를 지적한 것에 좌파 색출을 거론한 것 아닌가?

- 북한에 동조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아'와 '어'가 다르다. 북한의 얘기를 먼저 했다. 왜 (그 얘기를) 빼고 얘기하나. 기자님들이 이상한 것 아닌가.

▶ ‘실종자 가족 중 정치적 목적을 가진 선동꾼이 있다’는 취지로 글도 올렸다고 하는데.

- 그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 기자들이 소설 쓰는 것이다. 가만 안둘 것이다. 언론중재위에 고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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