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닥칠 환경 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훨씬 위험한 사회 도래할 것”

사진=이은재 기자
▲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폴리피플>은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모시고 최근 날로 심각해지는 지국 온난화와 대기오염 등환경문제 전반에 대해 말씀을 듣는 인터뷰를 가졌다. 최열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개발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수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고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마감 직전에 구속되어 1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 출감 이후 ‘뜻 깊은 재충전 기간이 됐다’고 말씀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옥중에서 독서와 사색을 통해 지난 30여년의 환경운동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나아갈 바를 구상하고 나오신 것으로 알려졌다. 1년의 공백을 매우기 위해 여러 활동에 분주하신 데도 불구하고 귀한 시간을 할애해 주신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게 감사드리며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재인식 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원전 사태가 일본에서 발생한 뒤에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이다’고 완전히 역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점이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규제 완화가 필요한 대목도 있겠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분위기를 잡아가는 것이 환경문제 등에 있어서 생태 파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나 접근 방식이 어떻게 된다고 보나.

우선 환경에 대한 내용이 없다. 환경에 대해 얘기한 적이 거의 없다. 과거에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뒤에 만나서 ‘대통령이 돼서 환경이나 생태나 녹색이라는 말을 왜 한 번도 쓰지 않냐’고 말했다. 그랬더니 노대통령이 ‘나는 한번씩 쓰지 않고 하면 집중적으로 한다’고 했다. 비교적 진보적이라는 분도 환경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안 갖는 것을 봤다. 보수적인 사람들도 똑같다. 이명박 정부도 거꾸로 갔고, 박근혜 정부는 구체적인 환경정책을 얘기하지 않는다. 국민의 생명, 건강, 안전, 환경, 인권, 필요하면 안보도 강화해야 한다. DJ 정부 때 카드 대란이 있었다. 지하철을 타러 가면 아줌마들이 현금 5만원을 주고 카드 가입을 하게 하니까 막 한 것이다. 그때 사람들이 큰 문제가 생긴다고 했는데 결국 카드사 부도가 났다. 결국 더 많은 국민의 세금, 공적자금이 들어갔다. 환경문제를 보자. 후쿠시마가 수명이 다 된 것을 빨리 폐기했으면 사고가 안 나는데 대형사고가 난 것이다. 우리나라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폭발 사고가 났다. 불소가 유출됐다, 벤젠이 어떻게 됐다, 지하로 무엇이 들어갔다, 바다에서 부딪혀서 기름이 샜다고 한다. 환경이나 안전에 대한 의식이 확 떨어진 것이다. 

특히 우리는 중화학 공장이 대부분 70~80년대에 만들어졌는데 중화학사업이 30년이 되면 노인이 되는 것이다. 노인이 되면 병이 나는데 크고 작은 것들이 터지는 것이다. 땜방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아파서 세상을 떠나야 하는데 노후화 됐는데 자꾸 교체를 한다. 이론적으로는 교체를 할 수 있는데 경쟁력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에 세우는 것과 중국에 세우는 것, 인도에 세우는 것의 비용이 완전히 안 맞는다. 철강산업도 임금이 싼 중국이나 인도로 간다. 우리는 새로 만들 수도 없고 지금 있는 것을 계속 수선해서 쓰는 것이다. YS 정부 때는 삼풍도 무너지고 성수대교도 무너졌다. 그때는 건축물이 무너진 것이지만 중화학공업은 화학물질이고 유독물질이다. 대형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지나. 대표적인 것이 83년도에 발생한 인도의 보팔 사고이다. 미국 유니온카바이드 회사가 인구가 80만명이나 되는 보팔에 들어가서 한 것이다. 가스가 수분과 결합하면 타기 때문에 자다가 실명된 사람들이 많다. 생명을 잃은 사람도 몇 만명이고, 그런 식으로 실명하고 중상을 입은 사람이 몇 십만명이다. 지금도 기형아가 나오고 소송이 계속 되고 있다. 그런 것을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경제가 어려우니까 풀어주자. 풀어주면 우리나라 기업이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경쟁력을 가지면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이다. 결국 자연을 훼손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한 대가로 돈을 버는데 파괴된 것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국민인데, 이제 그것은 안 된다. 그린벨트도 마찬가지이다. 그린벨트는 도시가 무분별하게 팽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너츠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그것을 풀면 도시가 팽창하고 더 큰 대형 도시로 밀집되는 것이다. 그것을 보존해서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존에 있는 공터도 공원으로 만들어서 중국으로부터 오는 미세먼지도 나무가 많이 있으면 정화를 시키는 역할을 한다. 숲이 많은데 들어가면 숨 쉴만하다. 4대강 공사의 22조원을 그런 곳에 썼으면 어떻게 됐을까. 대통령이 그런 것을 했다면 미래를 내다보는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했을 것인데 엉뚱한 곳에 돈을 썼다. 중요한 것과 급한 것을 구분해야 한다. 급하다고 해서 중요한 것을 하지 않으면 낭떠러지에 가 있게 된다. 

제주도 강정이나 밀양 송전탑 등도 환경문제와 연관이 있다. 정부의 정책에 맞서서 주민들이 자연을 지키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데 언론은 지역 이기주의라고 매도하고, 심지어는 ‘종북 세력이 개입해서 정부 정책의 발목을 잡는다’는 식으로도 말한다. 결국 고립시켜서 밀고 가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전국적인 관심사가 아니라도 작은 범주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것을 풀어내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데.

정상적인 수준의 민주주의가 되고 있지 않다. 지역 이기주의라고 하는데 가장 이기주의는 관료들 자신이다. 관료들이 자기 부서를 어떻게 한다고 하면 서로 갖고 가려고 싸운다. 관료들은 관료 생활을 마치고 자회사 공기업에 낙하산으로 다 간다. 그것만 하나.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간부들은 기업에 사외이사로 간다. 계속 자기들은 노후까지 생활을 보장받는 쪽으로 간다. 국민이 위임한 머슴이면 위임한 역할대로 가야 하는데 군림한다. 모든 독점권을 갖고 결재를 한다. NGO는 국민 세금에 대해 결재권이 10원도 없다. 

밀양 송전탑은 초고압선이다. 자기들이 한번 살아보라고 하라. 서울의 원지동에 화장장을 만들 때 당시에 내가 화장장 심사위원장을 했는데 서초구민들이 반대해서 못했다. 고건 시장은 관사를 그곳에 만들겠다고 했다. 한전 간부들이 밀양에 가서 살아보라고 해라. 일본 원전 감독하는 공무원들은 터지고 나서 제일 먼저 도망을 갔다. 주민들에게 이기주의라고 말할 정도가 되려면 자기가 먼저 몸을 던져서 체험을 할 정도의 수준으로 접근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도 그 전력을 후쿠시마에서 쓰는 게 아니고 다 동경으로 공급한다. 사고가 난 다음에 후쿠시마 출신 젊은 여자들은 시집을 가기도 힘들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력구조도 마찬가지로 변두리에서 생산에서 도시로 보낸다. 전기는 멀리 갈수록 다 도달하지 않으니까 볼트를 높여서 보내는 것이다. 초고압으로 하면 인체나 자연에 많은 영향을 준다. 

모든 것이 분권화되듯이 지역 분권으로 지역 에너지는 지역에서 해야 한다. 독일이 그렇다. 지역에 있는 선생님, 전문가, 기업이 지역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풍력을 만들고 쓰레기를 모아서 바이오로 한다. 지역의 발전을 이루고 일자리를 만들면서 지역에 뿌리를 내린다. 그런 식으로 해서 독일은 원전을 다 없애기로 합의한 것이다. 과학자들이 합의한 것이 아니고 윤리위원회에서 끝장토론을 해서 결정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면 원전 관계자가 나와서 풀로토늄을 먹으면 건강에 좋아진다고 한다. 자기가 풀로토늄을 먹어보라고 해라. 국민을 괴롭히고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종북으로 몰고 간다. 지금 북을 지지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나. 그런 식으로 가는 사람이야말로 시대에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가장 집단 이기주의이다. 자기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원전이 청정에너지다’, ‘원전만이 살 길이다’, ‘원전 가격이 싸다’고 하는데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몇십년 동안 처리하는 비용을 다 포함하면 가격이 가장 비싸다. 그것을 빼고 생산하는 연료만 갖고 계산하는 것은 국민을 초등학교 2학년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통일 대박론을 얘기하면서 ‘DMZ에 평화공원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현실 가능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DMZ가 그나마 분단 상황이 주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데 공원을 조성하면 인위적인 요소가 들어간다. 지금 그렇게 접근하는 게 옳은가.

이인제 경기도지사 때나 김진선 강원도지사 때도 그런 얘기가 다 나왔다. 나도 조사에 참여하고 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가능하면 비무장지대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이 손을 대면 토목으로 가게 돼 있다. 비무장지대는 가장 자연과 가깝게 보존된 것이니까 보존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하려면 통일이 되면 길을 만드는 것 등을 염두에 두고 심사숙고해서 해야 한다. 필요한 시설물도 최소화해야 한다. 유럽 등을 다니면서 비교해서 보면 우리나라 남쪽은 일부러 국토를 망가트리라고 해도 이렇게 망가트리기 힘들게 만들어 놓았다. 

강원도에도 좋은 산 바로 앞에 높은 콘도를 지었다. 콘도는 경관을 해치지 않는 곳에 짓고, 경관이 좋은 곳은 다 와서 보고 가도록 해야 한다. 그 앞에 다 지었다. 서울도 보라. 전 세계 10대 대도시 중에 이렇게 큰 강이 흐르고 주변에 산이 있는 곳이 서울 외에는 없다. 북경은 평지이고 강도 없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잘 못하는가. 잘못하는 사람들이 반성을 해야지 지자체 선거가 있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또 토목공사장이 된다. 일본을 토목 국가라고 하는데 일본은 그래도 우리나라 영토의 3.5배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시멘트 소비량이 1년에 5,000만t으로 똑같다. 정말 정신 차려야 한다.

녹색당이 대안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체적인 것으로는 아직까지 미약한 것 같다. 결국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다. 이 문제에 대해 장기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나.

정당이 조직의 최고 형태이다. 정당은 환경, 도시정책, 여성, 세금 등 모든 것에 대해 완결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완결된 구조를 만들 수준의 정당이 우리나라에 없다고 본다. 독일은 어릴 때인 중․고등학교 때부터 정당에 대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많다. 정당에 연구소도 있다. 미국에도 브루킹스, 헤리티지 등의 재단이 다 있다. 거기에 전문가들이 다 있어서 끝없이 연구하고 정책을 만든다. 미국도 NGO들을 다 지원해준다. 그렇게 해서 정부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비정부가 할 수 있도록 한다. 비정부와 정부가 같이 하는 것도 많은데 우리는 이것을 정부가 독점하고 있다. 새마을운동, 바르게살기 등 관변단체에만 지원을 해준다. 국민들이 그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참여연대이든 경실련이든 환경운동연합이든 NGO들이 옛날보다는 지지를 못 받지만 그래도 가장 영향력을 가지는 단체이다. NGO가 아무리 떠들어도 정책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 그 중 일부가 정치권에 가는데 그렇게 가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수혈이나, 땜방이 되고 만다.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환경에 대해 철학적인 바탕으로 해서 여성, 복지, 식량 등을 논의하는 집단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집단이 만들어지려면 그것을 논의할 만한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써클 비슷하게 된다. 녹색당이 만들어지는 것에 찬성하지만 훨씬 더 광범위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광범위하게 만들지 않으면  좁아진다. 그러면 영향력도 제한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사람이 거북이처럼 500년을 산다고 하면 계속 할 수 있는데 삶이 제한되어 있어서 그렇지 못하다. NGO가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 풀뿌리 운동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영국은 국민 85%가 NGO에 가입되어 있다. 얼마 전에 송호근 교수가 서울대 학생들에게 ‘NGO 에 가입한 사람 있냐’고 했더니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내가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할 때는 대학에 강연을 많이 갔는데 지금은 후퇴하고 있다. 취업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점차 자동화되고 전 세계 어디라도 임금이 더 싼 곳으로 가는데 우리나라에 좋은 일자리가 많아질 수 없다. 

기존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한데 계속 기존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는 문화, 컨벤션이다. 컨벤션을 하면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 전시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외국에 있는 사람을 많이 모아서 와야 하고, 세미나를 해야 하고, 숙박과 레스토랑이 있어야 하고, 생태 관광을 해야 하고, 가장 고급스러운 것들을 많이 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컨벤션에 가보면 많이 깨치고, 국민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좋다. 컨벤션이 난립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일정한 규모가 있어야 운영이 된다. 한전 사옥이 이전하면 대기업이 들어와서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안 된다. 그 자리에 컨벤션이 들어와서 지하까지 다 연결을 해서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만들 때부터 컨벤션에 연관된 사람들을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런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영어와 일어를 복사기에 넣으면 한국어로 나오는 세상이 됐다. 그렇게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과거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새것을 추구하는 것보다 과거에 알고 있는 것을 빨리 버려야 하는데 그게 더 힘들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면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안에 있으면서도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버려야 새것이 나오지 그것을 그대로 가지고 새것을 추구하면 폐쇄회로에 갇힌다. 과거에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몸을 던졌기 때문에 그 열정이 폐쇄회로에 갇힐 가능성이 더 높다. 자신이 그렇게 열정을 다해서 할 때 다른 사람들을 자기 것을 다 챙겨서 더 잘 사는데 나는 뭐냐고 하면서 분노로 나타나고 분노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상승효과를 가져와서 대중 정서와 다르게 가는 것을 봐왔다. 열정적인 활동을 한 사람들일수록 과거에 가진 것들을 버리고 새것을 찾아야 한다. 지역에 있는 사람일수록 과거에 가진 것들을 버리고 행동해야 한다. 먼저 찾아 나가서 체험하고 행동하고 대중으로 하여금 행동하게 해야 하는데, 지역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전 국민적인 사안에 연결된 것이 먹는 문제이다. 

먹는 것에 전 국민들이 관심이 있다. 지역의 특정 사안은 잘 보이지 않아서 서울 사람들은 함께 하기 힘든 면이 있다. 식품 안전, 기후변화에 의한 식량 문제, 대형 재난, 에너지 문제 등이 다 연결되어 있다. 종합적으로 보는 눈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에 닥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금세기에 아마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대로 가면 쓰나미가 일본에만 왔지만 십년 안에 우리나라와 중국에도 올 것이다. 대형사고, 허리케인이 방글라데시에도 오고, 폭염이 유럽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남미에도 나타날 것이다. 기존에 우리가 모아놓은 GDP가 그쪽으로 다 쓰인다. 그러면 불평등이 더 심화된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나라보다 덜 쓰는 나라에 피해가 더 많아서 환경에 의해 분쟁과 전쟁이 생긴다. 힘없는 사람들은 테러로 나아간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도 지뢰밭이고 위험사회라고 하는데 앞으로 10~20년 후에는 훨씬 심각한 사회가 분명히 올 것이다. 내가 35년 전에 한국 사회의 환경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얘기한 것이 지금 보면 거의 맞다. 나는 그것만 생각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 것은 당장 5년 동안 눈에 보이는 성과 중심으로 가고 5년 단위로 자기가 하는 걸로 자른다. 세상은 하나로 이어져 가는데 정권이 바뀌면 그때마다 다시 자기 기준대로 자른다. 

지난주에 영화 <노아>를 봤는데 인간이 방종하고 오만하니까 인간을 응징하기 위해 창조주가 대홍수를 일으켰다는 이야기이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를 보면서 또 다른 대홍수와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언가가 필요하고 어떻게 창조적으로 대응하느냐가 모색되어야 할 시기인데? 

지금의 직업들이 10년 안에 없어질 것이다. 절반 이상 없어질 직업을 구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굉장히 빠르게 없어진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미래 예측은 책을 보는 등 기존 관행대로 가면 절대로 되지 않는다. 새로운 체험을 많이 해야 하고 많이 보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성찰은 돌아다니고 바쁘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전 국민이 그렇게 할 수 없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그룹이 있어야 한다. 그런 그룹이 나오면 언론 등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안에서 신문 5개를 봤는데 조선, 중앙과 한겨레, 경향이 다른 세상에 있는 신문 같았다. 그만큼 쪼개진 것이다. 남북이 쪼개져 있고, 남한 내에서도 쪼개져 있는데 어떻게 나라가 잘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분단을 극복하지 않으면 갈등이 반복된다. 창의적 생각이 분단에 의해 막혀 있다. 창조경제라고 하는데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 ‘통일이 대박이다’고 했는데 통일이 쉽게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는데도 안 되고 있고 이명박 정부 때는 대폭 후퇴했다. 이명박 정부는 자기 방식대로 하면 언젠가 잘 된다고 했는데 잘 된 것이 무엇이 있나. 결국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군대에 갔다 오지 않았다. 우리는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도 최전방 소총수로 3년 동안 군대에 갔다 왔다. 영하 30도 한겨울에 남쪽 병력 몇 만명, 북한 병사 몇 만명이 밤새도록 추운데 떤다. 우리가 왜 이렇게 보초를 서야 하는가. 그런 고민을 해야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생각이 난다. 군대를 안 갔는데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 군대에 안 간 사람이 이명박 정부 때 작전회의를 했다. 고민과 체험이 있어야 창조력이 나오고 동족에 대한 애정도 나온다. 

우리 동족만이 아니라 아시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애정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못 살았을 때 도와줬으면 우리도 도와줘야 한다. 전기 없는 아시아 8개 나라에 대한 보급이 끝났다. 방글라데시아와 미얀마에 갔는데 태양광 전등을 달아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태양광 전등으로 공부해서 성적이 다 좋아졌다. ‘재난을 당해서 먹는 것도 받고 옷도 받고 담요도 받았는데 태양광 전등이 최고로 좋았다’고 했다. 일회용으로 주는 것을 줄이고, 그 나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교육을 하고 태양광을 주고, 에너지 없이 쓸 수 있는 것으로 전환돼야 한다. 연말에 사회봉헌 활동이라고 하면 쌀과 연탄을 나눠준다. 대기업은 그런 것을 할 수준이 아니고, 동네 기업이 이웃 공동체를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인간이 자연을 버리면 자연이 인간을 버린다. 그것은 과학이다. 인간이 자연을 살리면 자연이 인간을 살린다. 자기 자식들이 좋은 대학에 나와서 좋은 직장을 가진다고 하는데 그 좋은 시절에 8살 중국 여자아이가 폐암에 걸리듯이 자기 손자가 폐암에 걸리면 좋은 직장을 가진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나. 그런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자기 자식, 손자만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착각한다.

긴 시간 소중한 말씀 감사드린다. 미래에 닥칠 일들을 대비할 수 있는 통찰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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