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성명과 6.15선언, 10.4선언 존중하고 이행할 의지 있느냐”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10개항의 공개질문장을 통해 “평화통일을 바라는가, 전쟁을 바라는가”라며 이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조평통은 이날 ‘북남관계의 전도는 전적으로 박근혜의 태도여하에 달려있다’는 제목의 공개질문장에서 먼저 “박근혜가 말하는 ‘통일’이란 어떤 통일인가”라며 “먹고 먹히는 체제대결이라면 전쟁밖에 없는데 그것을 바라는가”, “체제대결은 곧 전쟁이다. 박근혜는 우리와 진짜로 전쟁을 하자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통일에도 조국통일대전에도 다 준비돼 있다. 평화통일을 바라는가, 전쟁을 바라는가 대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이나 ‘드레스덴 3대 제안’이 체제대결의 흡수통일론인지 아닌 지를 직접적으로 물은 것이다.

또 조평통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두고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무슨 차이가 있는 지도 물었다. 공개질문에서 북한은 “이명박 역도처럼 북남관계를 파국에 몰아넣자는 것이 아닌가”로 질문했다. 이는 북한의 선(先) 핵포기 입장을 고수할 경우 남북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침략적인 미국 핵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정당방위를 위한 동족의 핵 억제력을 걸고 드는 것은 파렴치한 궤변”이라며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미국 핵무기와 침략군대를 철수시켜야 하며 미국의 핵위협부터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함께 벌리는 북침 핵전쟁연습을 중단할 용단을 내려야 한다. 당면해 오는 8~9월 또다시 벌려놓으려 하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을 그만둔다는 것을 선포할 용의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또 조평통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관련해서도 “북남 고위급접촉 때 남측수석대표는 ‘신뢰조성이 대통령의 의지’라면서 한번 믿어달라고 했다”며 “그러나 돌아앉아서는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악랄하게 헐뜯고 각종 도발과 모략사건조작에 더욱 광분했으며 ‘급변사태’까지 운운하고 있다”고 그 진정성을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박근혜가 말하는 ‘신뢰프로세스’인가”라며 “대결과 신뢰는 양립될 수 없다. 대결인가 신뢰인가. 어느 쪽인가”라고 물었다.

또 조평통은 국가보안법 철폐와 함께 남북간 민간교류와 협력사업 중단의 원인으로 이명박정부가 취한 ‘5.24 조치’를 거론하고 “5·24 조치를 철회할 생각이 없는지”도 물었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관련해서도 “서해 5개 섬 열점지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것이 더 절실한 문제”라며 서해평화수역 조성 의사에 대한 답도 요구했다.

조평통은 마지막으로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할 의지가 있느냐”며 “진실로 북남사이에 신뢰를 도모하고 평화통일의 문을 열어나가려는 입장이라면 시대와 민족과 더불어 제기하는 우리의 엄숙한 질문에 심사숙고해 온 겨레와 전 세계 앞에 올바른 대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실로 북남 사이에 신뢰를 도모하고 평화통일의 문을 열어나가려는 입장이라면 우리의 질문에 올바른 대답을 해야 한다”며 “북남관계의 전도는 전적으로 박근혜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