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구조팀 권재중 경장, 맨몸으로 승객 구조

9일째 해상에 머물며 구조·수색 작업

(연합뉴스) "죄송합니다…."

목포해경 항공대 항공구조팀 권재중(36) 경장은 사고 현장에 도착해 어떻게 승객을 구조했는지 설명을 해달라는 질문에 눈물을 머금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답했다.

권 경장은 최초 신고가 접수되고 나서 30여분 만에 도착한 구조 헬기에 타고 있었다.

그는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배는 70도 이상 기울어 있었고 좌현 일부는 이미 물에 잠긴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권 경장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구조헬기에 있는 구명벌을 투하해 떨어뜨리고 레펠줄을 타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는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많은 사람이 좌현 난간 안쪽에 나와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대부분 바다에 대한 두려움으로 물속으로 뛰어내리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승객들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구명벌을 편 것이다.

구명벌이 펴지자 우왕좌왕하던 승객들은 구명벌이 있는 쪽으로 뛰어내렸고 권 경장은 구명벌까지 헤엄쳐 가서 이들을 안정시켰다.

이어 좌현 안쪽으로 헤엄쳐 들어가 구명조끼를 입는 승객들을 두 명, 세 명씩 붙잡아 헤엄쳐 구조했다.

문제는 여성과 학생들이었다.

그는 "남자 분들은 용기를 내서 바다로 뛰어드는데 선미 쪽에 있는 여성 승객과 아이들은 겁에 질려 뛰어내리지 못하고 있었다"고 사고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권 경장은 구명벌에 탄 승객들을 해경 123함정에 인계를 하고 빠르게 헤엄쳐 여성과 아이들이 있는 선미로 향했다.

선미 난간은 해상에서 15m 정도 위쪽에 있었다.

특수훈련을 받은 권 경장은 선체를 기어올라 승객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선미 쪽에는 많은 승객이 모여 있었다. 바다에는 컨테이너와 화물칸에서 쏟아져 나온 화물이 떠다니는 상황이어서 여성과 학생들이 뛰어내리다가는 다칠 위험이 있었다.

권 경장은 점점 기울어져 가는 세월호에서 일일이 승객들을 구조해 123함정과 어선이 대기하는 곳에 내려줬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 많은 승객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상황이 좀 더 좋고 시간이 되고 능력만 됐으면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는데 너무 죄송할 뿐이다"면서 "지금도 현장에서 잠수사들과 구조요원들이 온 힘을 다해 실종자 모두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족 분들이 용기 잃지 마시길 바란다"고 승객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권 경장이 속한 항공대 항공구조팀은 사고 발생일부터 9일째 해상에서 구조·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