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선거초반 ‘1타 3피’ 효과, 새정치연합 ‘권은희’로 맞대응할까?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7.30재보궐선거 전열이 구축되면서 새누리당의 ‘권은희 공세’는 단 하루도 멈추지 않고 연일 강도를 더해나가고 있다. 또한 선거초반 분위기도 새누리당은 기세등등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은희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재보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에는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에 대한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권 후보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을 두고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경찰의 축소은폐 폭로에 따른 ‘대가 공천’이라고 포문을 연 후 경찰관 시절 모해위증모해 의혹, 변호사 시절 위증교사 의혹 등을 잇달아 제기한 데 이은 것이다. 이러한 무차별적인 공세는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선거를 위해 ‘아니면 말고’식의 급조된 의혹 제기에 가까워 보이는 실정이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세대학교 법학과 석사과정에서 받았던 논문도 대량 표절논문으로 확인됐다”며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운영하는 ‘연구진실성 검증센터’가 권 후보의 지난해 2월 제출된 연세대 법학과 석사 논문을 표절이라고 주장한 부분을 들며 권 후보가 직접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권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7.30재보선 선거전략에 다름 아니다. 전국 15곳에서 진행되는 선거인만큼 중앙정치의 ‘선거프레임’이 작동을 막고 승부처인 수도권과 충청권 9곳에서 새정치연합의 ‘심판 바람’을 막겠다는 것이다. 중앙정치의 선거이슈가 약화되면 선거공간은 ‘지역일꾼론’이 주도하게 되고 이는 여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지형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권은희 공세’는 선거 초반 분위기에 화투 용어로 ‘1타 3피’의 효과를 내고 있다. 먼저 세월호 참사 이후 이완됐던 보수층을 자극하는 좋은 재료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전략공천 논란’ 후유증으로 야기된 야권지지층의 ‘짜증’을 연장시키고, 마지막으로 중간층과 젊은 유권자층으로 하여금 선거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16일 발표한 엠브레인 여론조사(10∼15일 실시,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5%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6곳과 충청권 3곳 등 9곳 중 8곳이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연합은 경기 평택에 출마한 정장선 후보 1명만이 새누리당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을 뿐이다.

서울 동작을의 경우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43.2%로, 새정치연합 기동민(15.0%), 정의당 노회찬 후보(12.8%)를 크게 앞섰다. ‘야권연대’가 성사된다 해도 새누리당이 주도권을 잡은 선거구도 싸움에 변화가 없는 한 판세가 바뀔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야권에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됐던 수원 3곳의 선거구에서도 거물급인 손학규 후보만이 34.7%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36.1%)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하고 있을 뿐 수원을(권선)과 수원정(영통)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오히려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앞서고 있다. 충청권 3곳 또한 새누리당 후보가 새정치연합 후보를 오차범위를 벗어난 격차로 압도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권은희 공세’에 무기력...‘권은희 선거’로 맞대응할 지 여부 주목돼

이러한 선거초반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권은희 효과’는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선거전략인 ‘호남 vs 비호남’ 구도를 형성하는데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중심의 호남정서가 수도권과 충청권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면서 이곳의 선거를 정치이슈의 영향을 덜 받는 ‘지역선거’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권 후보의 내부자 고발을 정치적 출세를 위해 ‘거짓말’로 치환시키고 권 후보에게 ‘거짓말쟁이’ 이미지를 덧씌우면서 지난 대선의 ‘부정선거 프레임’마저 희석시키고 있다. 새정치연합도 ‘정치적 거래에 능한 정략 정당’이 아니냔 의심을 들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신뢰도가 약화되면서 당이 제시하는 ‘이슈프레임’의 설득력마저 떨어지고 있다.

6월 초부터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참사가 연일 정국의 초점이 되고 있지만 이러한 이슈가 7.30 재보선 민심으로 연결되지 않는 ‘기이한 현상’도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 여전히 ‘세월호 정국’이 진행되고 있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음에도 선거민심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 인사실패’와 ‘세월호 심판론’으로 선거전 돌입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목표이나 지금의 흐름에선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번 선거에 정치적 명운을 건 안철수 공동대표는 17일 서울 동작을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재보선 선거지역 방문과 상주계획까지 밝히는 적극적 대응에 나섰지만 반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처럼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의 집중공격지점인 ‘권은희’에 대해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선거전략 전체가 꼬이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이 7.30재보선을 ‘권은희 선거’로 몰아가고 있음에도 새정치연합은 이에 대한 심각성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불리하다는 인식까지 하며 5곳만이라도 승리하면 다행이라는 ‘패배주의’에 휩쓸린 분위기다. 또 상황이 불리하자 ‘산술적 연대’, ‘선거공학적 연대’는 안 된다며 거들떠보지도 않던 ‘야권연대’의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권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지난 대선의 불법을 국회에서 당당하게 밝히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7.30재보선이 새누리당 주도의 ‘권은희 선거’로 가는 이 흐름을 외면하기보다는 오히려 새정치연합 스스로 제기되는 모든 의혹에 맞서 새정치연합 주도의 ‘권은희 선거’로 맞대응할 지 여부를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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