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공천 등 ‘공천 파동’ 여파 차단에 골몰, ‘미래 vs 과거’ 구도로 ‘朴정부 심판론’ 부각

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 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미니총선’으로 불리우는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7일 전국 15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6.4지방선거가 사실상 무승부로 끝이났기 때문에 이번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을 상대로 명백한 승리를 거두겠다고 필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판세는 새정치연합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재보선 공천 작업 이전에는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부의 거듭된 인사참사 여파로 인해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조심스럽게 ‘승리’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공천 파동’ 쓰나미가 한차례 휩쓸고 가면서 상황이 급반전된 분위기다.

'기동민' '권은희' 전략공천으로 대표되는 공천 파동의 여파가 선거 판세에 그대로 영향을 미친 것일까. 여야의 대진표가 확정된 이후 언론을 통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참혹하다.

영호남을 제외하고 수도권·충청권(총 9곳)에서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서울 동작을 나경원 후보가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크게 압도하면서 7곳에서 확실한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정장선 후보가 출마한 평택을과 대선후보급 중진 손학규 후보가 나서는 수원병(팔달)에서만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보였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이 지난 10~15일 수도권, 충청권 9곳과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출마한 전남 순천-곡성을 포함해 10곳의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과 충청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의 강세가 뚜렷했다.

‘수도권, 충청’ 새누리당 뚜렷한 강세, ‘야권연대’ 문제는 어쩌나...
“후보 장점 충분히 알리면 반전 가능”

서울 동작을에서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43.2%를 기록, 기동민 후보(15.0%)와 노회찬 후보(12.8%)를 크게 앞질렀다.

수원을(권선)에서는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44.3%)가 새정치연합 백혜련 후보(20%)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병(팔달)에서는 새정치연합 손학규 후보(34.7%)와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36.1%)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정(영통)에선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 33.7%,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가 21.5%였다. 정의당 대표인 천호선 후보의 지지율은 7.3%로 나타나 이 지역 역시 서울 동작을 등과 함께 야권후보 단일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37.7%)가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33.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경기 김포에서는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37.0%)가 경남도지사를 지낸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28.9%)를 앞질렀다.

대전 대덕의 경우는 새누리당 정용기 후보(43.0%)가 새정치연합 박영순 후보(33.1%)를 앞질렀고 충주에서도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46.7%)가 새정치연합 한창희 후보(26.3%)보다 우세했다. 서산-태안 역시 새누리당 김제식 후보(35.1%)가 새정치연합 조한기 후보(23.6%)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

전남 순천-곡성은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가 37.1%를, 이정현 후보가 28.1%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의 평균 응답률은 27.6%,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5%포인트였다.

새정치연합은 다수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위축된 분위기다.

새정치연합은 아직은 선거 초반이고 각 후보별 인지도가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거 전략을 잘 세워 막판 총력전을 펼칠 경우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취약지역에 총출동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17일에는 서울 동작구 기동민 동작을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부의 인사참사를 집중 부각시키며 정권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재보선에 나경원(서울 동작을), 임태희(경기도 수원정), 정미경(수원을) 후보 등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출마했다는 점을 겨냥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며 선거전략을 ‘미래 vs 과거’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열린 의총에서 "쉽지 않은 선거"라며뒤 "이번 선거는 거짓눈물과 거짓약속으로 국민을 속인 집권세력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새정치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경원, 임태희, 정미경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며 “새누리당의 선거 콘셉트는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고 그에 반해 새정치연합은 미래 변화를 주도해 나갈 세력들로 후보가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뛰고 있는 우리 후보들에게 의원들과 당원들이 마음을 모아달라”며 “저는 우선 동작과 수원지역에 상주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겠다”라고 수도권 지역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 대표는 이어 “저는 그 지역에서 먹고 자고 주민들과 만나겠다”면서 “평택과 김포도 수시로 가고 충청권도 가겠다”고 말했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 지도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선거 승리를 위해 당의 화합을 강조하며 박근혜 정부에 대한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당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선거 초반 판세가 새누리당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새정치연합의 ‘공천 파동’이 악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한차례 공천 파동이 일어난 이후 광주 광산을에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의 외압을 폭로했던 권은희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새누리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결국 민심에 악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만일 선거 초반 판세가 그대로 막판까지 이어져 새정치민주연합의 재보선 참패로 귀결될 경우 ‘김한길, 안철수’ 체제 흔들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수도권 한 의원은 <폴리뉴스>기자와 만나 “이번 재보선 공천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권은희 전략공천은 보수진영에게 공격의 빌미를 줬다. (외압 폭로의)정당성에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며 “새정치연합이 여당의 공격을 방어해야 하므로 (선거 판세가)새정치연합에게 유리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선거 판세와 관련 “현재 출발은 아주 열악한 상황이다”며 “지역에서 얼굴 알리기를 갓 시작한 상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수도권 전패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데 지금부터 각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칼라, 경력과 능력을 충분히 알릴 수만 있다면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공천이 너무 늦게 되지 않았으냐. 공천이 순탄치 않아 후보들의 면면이 제대로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위원장은 ‘권은희 전략공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이제 선거가 시작됐는데 권은희 후보 공천이 옳았다고 생각하는지 질문이 있는데 정치에서 옳은 것이란 최선을 다해서 결정을 해서 밀고 가는게 가장 옳은 길이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이 초반 판세를 ‘열세’로 시작하면서 야권연대 문제는 더욱 더 골칫거리가 됐다.

새누리당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당 등 야권 군소정당 후보들과 표를 나눠 갖는 것이 결코 유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속으로는 야권연대가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어느 한쪽 정당이 후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결코 간단치가 않고 야합이라는 새누리당의 비판과 곱지 않는 국민들의 시선 때문에 연대를 위해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손학규 후보는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연대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로,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단지 눈앞의 선거에 이기기 위한 공학적, 산술적 연대는 공멸의 길이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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