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에는 교육 환경에 대한 투자가 필요 서울시 차원의 고민 필요”

김우영 서울시 은평구청장 (사진=이은재 기자)
▲ 김우영 서울시 은평구청장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7월 17일 민선 6기 단체장으로 재선된 김우영 서울시 은평구청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김우영 구청장은 재선할 수 있었던 것은 민선 5기 최연소 구청장이었고 지역주민들이 잘하겠나 걱정했는데 비교적 안정적으로 잘했다고 보아주신 것 같다고 자평했다. 민선 6기 출범을 별도의 취임식 없이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김구청장은 낮은 곳에서 새출발하는 마음가짐을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의미로 임했다고 한다. 민선 6기 구정의 최우선 목표를 ‘안심하고 살 수있는 은평’으로 잡고 주민들의 안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잡고 꼼꼼히 챙길 것이라 밝혔다. 아울러 민선 5기 때 계획한 수색 역세권 개발, 녹번 혁신파크 건설, 구파발 첨단의료단지 유치 등의 3개 개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일자리 창출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구청장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상급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육환경 개선에 서울시와 서울 교육청 그리고 자치단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우영 서울시 은평구청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우선 재선을 축하드린다. 비교적 여유 있게 이겼다. 민선 5기 구정에 대해 주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점을 가장 좋게 평가받았다고 생각하나. 

어르신들은 어린 나이에 잘하겠나 걱정이 많았는데 걱정에 비해 안정적으로 잘했다고 봐주신 것 같다. 걱정이 안도감으로 바뀌었고 그 점을 평가를 많이 해주신다. 권위적인 타입이 아니고 누구나 흔쾌히 대하고, 구청장이라고 행세하거나 내세우지 않았다. 일하는 구청장으로 다가갔는데 한번 했으니 그 구상을 다음에도 지속해야 성과가 나지 않겠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 민선 5기의 연장선상에서 기왕에 구상한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이 반영됐다는 말씀인 것 같다. 지난 인터뷰에서 은평구 주민들에 대해 굉장히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착한 분들이라고 말씀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선거를 치루는 과정에서 여러 유권자들을 많이 만났을 텐데 그런 확신이 깊어지셨는지. 인상에 남는 분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선거 때 장애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40년간 장애인이었다는 한 아주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말만 하는 것 아니냐, 바뀐 게 없다고 했다. 인도에 휠체어를 타고 지나갈 때 불법적으로 주차돼 있는 인도 위 차량, 혹은 상업행위를 하는 노점들로 인해 차도로 지나가야 하는 고통을 겪어 보았느냐고 하소연을 했다. 말만 앞세우는 행정은 하지 말라고 호되게 말씀했다. 그런 질문에는 그저 부끄러울 뿐이었다. 행정은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고,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행위를 챙기는 것이기 때문에 벅차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장애아를 둔 부모들의 하소연도 들었다. 매일 이 아이와 함께 삶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참 힘들었다.

세월호 사건 이후에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희망을 얘기하기 어려웠다. 고통을 내면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로 희망을 만들어가는 동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통스러울 때 진정으로 그 고통을 내면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아주 중요한 덕목이 돼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 취임식을 별도로 하지 않고, 재활시설에서 봉사활동 하는 것으로 민선 6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하신 특별한 동기가 있었는지. 주민들 반응은 어땠나. 

주민들 반응은 대체로 잘했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현직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선거 끝나자마자 복귀해서 여름에 있을 수 있는 재난 등에 대한 대비체제로 들어갔기 때문에 별도로 민선 6기의 새로운 시작을 대외적으로 선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취임식 예산을 편성해 놓은 것이 있어서 사회복지시설에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사주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아서 에어컨, 농구대 등을 복지시설에 기증하고, 발 마사지 봉사와 아이들 돌보기 등을 직원들과 같이 해봤다. 어려운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새 출발을 같이 한다는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6기 구정 방향을 잡으신 것을 봤다. 세월호 참사 상황에서 선거를 했고,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있다고 생각된다.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은평’을 목표로 내세웠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안전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분야가 있다. 자연재해로 부터의 안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여름 폭우 등의 사태가 났을 때 조기에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이 있다. 다음으로 화재와 사고 등에 대비한 소방 안전이 있다. 그리고 범죄로부터의 안전도 빼놓을 수 없다. 야간 귀가 시의 안전, 도둑과 강도 등으로부터의 안전이 있다. 이상의 세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자연재난으로부터의 안전은 은평구의 특성에 기반해서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구축해왔다. 하수도 용량을 늘렸고, 100년 빈도의 많은 비가 와서 범람할 때를 대비해서 하수도를 개량했다. 저지대 반지하 주민들의 피해 가능성이 제일 높다. 그런 주택들을 조사해서 거기에 맞는 대응 매뉴얼, 응급지원시스템을 강구했다. 1:1:1 재난안전 시스템이다. 만약 폭우가 오면 양수기가 필요하다. 동주민센터나 구청으로 전화를 해야하는데 전화가 폭주하면 불통이고 통화 중인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면 어떤 응급조치도 못한다. 4년 전 첫 취임히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겪은 일이었다. 우리 공무원의 핸드폰 번호를 해당 가구들에게 가르쳐주라고 했다. 재난위험 가구에 가깝게 살고 있는 직원과 연결해서 그 직원의 신분과 사진, 핸드폰 번호를 집에 붙여놓게 했다. 이 직원은 문자 메시지로 호우 경보가 있을 예정이라고 해당 주민에게 알려드리고 전화도 한다. 그 주민 입장에서는 위험이 있을 것 같을 때 제일 처음 그 공무원에게 연락을 하고, 공무원은 비상상황일 때 양수기를 들고 뛰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해놓는다. 4년 이상 시스템을 구축했고, 민간봉사자까지 1명을 더 붙였다. 그렇게 1:1:1 재난안전시스템을 구축했다. 광화문에 물난리가 난 적이 있다. 1명당 공무원 1명을 전담 배치한 것을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보고했었다. 

은평구는 북한산과 불광천이 위험요소이다. 상류에서 하류로, 북한산에서 아래쪽 계곡으로 물이 흘러내려가는 속도가 아주 빠르다. 바위산이기 때문이다. 시간 싸움이다. 10분당 10~15mm 비가 오면 아주 위험하다. 시간당 개념이 아니라 분당 개념으로 단축해서 자동으로 수량 측정을 해서 하류 계곡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 방송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철저한 전문가 시뮬레이션, 직원 교육 등을 하고 있다. 재난을 최소화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언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경각심을 갖고 움직이자’고 한다. 경찰과의 범죄안전 디자인, 범죄 취약지대에 CCTV를 설치하거나 방범활동을 한다. 관제센터를 통해 범죄로부터의 안전을 보장하는 여성 안전 귀가 도우미 활동 등을 하고 있다. 

화재에 대해서는 소방서가 소방안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나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방 안전훈련을 시키고 있다. 소방방재 행정타운을 물푸레 골에 유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다. 처음 할 때는 지역 주민들이 불만족스러워 했다. 소방시설이 들어오면 사이렌 소리만 나고 시끄러울 것이라고 했다. 이제 도시안전이 도시 브랜드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소방방재 행정타운을 축으로 해서 은평구가 아이들을 학교에 안전하게 보내고, 여성이 저녁에 편하게 귀가하고 재난으로부터 편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구정활동을 열심히 할 것이다.

-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렵다. 민선 5기에 이어 6기에도 지자체마다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가 구정 목표가 되고 있고, 단체장들이 고심하는 대목이다. 은평구에서도 일자리 5만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2012~2013년 2년 연속 일자리 창출 서울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매년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일자리 창출은 안정되고 정규직인 일자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사회적 공공일자리, 노무자들의 일용직 일자리 알선 등이 포함돼 있다. 민선 6기에는 보다 정규적이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플랜을 갖고 있다. 그것이 서울혁신파크 건설이다. 박원순 시장과 함께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서울 40개 대학과 산학협동연구, 벤처 등 창조경제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나 작업공간이 없는 젊은 사람들을 위해서 기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좋은 아이디어에는 심사를 통해 사회투자기금을 지원해주고,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전시할 수 있도록 판매 및 전시장을 만들어 준다. 젊은 사람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일자리가 될 것이다. 2,300개 정도의 상주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수색역은 통일의 관문이고, 인천공항철도와 경인선이 만나는 교두보이다. 배후에 상암 DMC라는 미디어산업단지가 있다. 미래 지향적으로 고려했을 때 상당히 유망한 지역이다. 수색 역세권에는 상암 DMC가 갖고 있지 못한 문화, 쇼핑, 편의, 상업 등 제2의 타임스퀘어 같은 것을 건설할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상당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구파발 부근에 가톨릭병원이 연말 착공된다. 첨단 의료단지로 의료와 관련된 연구나 일자리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구상을 현실화시켰을 때 우리 지역의 성장동력이 되기도 하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 수색 역세권 개발, 혁신파크 건설, 구파발 쪽의 가톨릭병원 유치 등을 은평 지역의 3대 개발 사업으로 제시했다. 이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에 접어들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경제개발과 민주화에 상당히 역할을 한 세대이다. 노령으로 접어들지만 개개인은 노령사회를 대비한 것이 많지 않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안착에 대해 박원순 시장도 지난 지방선거 때 강조하셨는데, 구청장께서는 노령화 시대와 또그 연배들의 일자리, 대책 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혁신파크 예정지 안에 서울 인생 이모작센터를 처음으로 유치했다. 인생 이모작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장소로 운영되고 있다. 종로구에도 개관해서 서울시에서는 권역별로 할 게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센터 한두개 기능으로는 어렵고, 고령화 사회 준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생산 가능 연령을 14~64세로 본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인구 비율은 늘어날 것이다. 성장잠재력도 떨어질 것이다. 조금 발상을 바꾸면 64세에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70세 이상까지 가능하게 만들면 되지 않겠나. 베이비부머처럼 50대 후반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제2의 학교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 초등학교 6학년과 1학년을 대비해 보면 학생 수가 절반 정도로 줄어서 교실이 비고 있다. 그 교실에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50대 후반 분들이 입학하도록 하고 국가가 재교육을 하는 것이다. 노년사회에 대한 준비 없이 바로 진입하기 때문에 대다수가 혼란에 빠진다. 노년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교육, 인문학적 교육, 20~30년 동안 해온 직업을 노년까지 유지할 수 있는 전문적 교육 등을 국가가 대대적으로 해야 한다. 

64세를 넘으면 70대 초반까지 일할 수 있다. 일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협동조합이다. 역마을 협동조합을 주목하고 있다. 역촌동 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이다.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이라고 하면 특정한 분야의 협동조합이다. 두레생협 등은 식자재를 위한 협동조합이고, 의료생협은 의료 관련 협동조합이고, 건축협동조합 등으로 분야가 있는데 역마을 협동조합은 분야가 없다. 한마디로 멀티이다. 청소도 하고 주차도 하고 방범도 할 수 있다. 재활용, 배송, 방범, 홈서비스 등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마을관리 협동조합이다. 시니어들이 일하면서 물론 많은 인건비를 챙겨가기는 어렵겠지만 시니어들이 적절한 인건비나 활동비를 탈 수 있다. 마을관리를 협동조합을 통해 하고 협동조합에서 시니어들이 갖고 있는 직업적인 노하우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결과적으로 마을도 좋아지고 일자리로 운영될 수도 있다. 

융합행정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자리 독립 예산이 많지 않다. 공공 일자리, 사회적 일자리 예산이 많지 않다. 새 정부가 융합을 강조했다. 대학이 갖고 있는 지적 기능을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대학에 대해 지원하거나 장학금 지원을 할 때 조건을 걸어야 한다. 브라질에서 복지사업을 할 때 조건을 걸었다고 한다. 정부가 지원을 하면 그 돈을 받아 아이를 학교에 보내라는 조건을 건 것이다. 우리도 대학들을 지원할 때는 대학생들이 각 전공과목 실험과 실습을 할 때 지역사회와 연결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대학이 단순히 스펙을 쌓는 공간이 아니라 실행능력을 쌓는 공간이 된다. 실험실습을 해봤지만 다 요식행위이다. 회사에 가면 재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 국가적으로 낭비이다. 실헙실습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해당 전공과목을 갖고 지역사회에 연결하면 된다. 경영학과 학생들은 시니어 클럽이나 노인기업에 대해서 경영을 해주고 리포트를 낸다. 사회복지학과는 복지관이나 경로당에 가면 된다. 인문학과는 시 낭송이라도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그렇게 설계하면 연간 장학금 집행액수가 5~6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이 지역사회에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 

그런 식으로 우리가 하고 있는 마을속 학교도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을 위한 아이템이다. 학교는 정규 교과 과목 위주로 움직인다. 문화, 예술, 체육, 진로 적성 상담, 놀이 과목 등은 선생님들이 다 감당하기 어렵다. 지역사회에 전문가들이 학교에 파견돼서 방과후에 가르친다. 보조교사 인건비를 주고 있다. 거기에서 교육적 지원도 되고, 일자리 창출도 된다. 이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없는 예산으로 애를 쓰고 있다.           

-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서 귀를 기울이고, 당장 전국적으로 시행되지 않더라고 특정지역에서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과 문화로 행복해지는 은평을 구정의 한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이 많으실 것 같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어떤 처지에 있는지 한마디로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인간을 만드는 교육이다. 자본주의적 인간이라는 것이 생산성 있는 인재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 교육이 생산성을 추구하고 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유교시대 교육처럼 인문학적인 인의예지 교육을 가르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무슨 교육인가. 색깔도 없고 정체성도 없다. 국영수가 과연 자본주의형 인간의 생산성에 기여하는 교육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우리 아이들이 현재 제도화되어 있고 매트릭스처럼 깔려져 있는 교육에 도구로 사용되고 있고, 대학까지 나왔는데 생산성에 기여하는 인재는 별로 없다. 스펙과 고시에 매달리고, 좌절하는 개인으로 전락하는 상황이다. 국가적으로 교육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국가에게 무작정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지역에서 새로운 교육의 흐름들을 만들어가는 것들이 필요하다. 교육은 내 편, 네 편, 이것이 옳고 저것이 옳고 나눠져서 싸울 필요도 없다. 

행복이 받쳐지지 않는 교육은 성적도 좋게 나올 수 없다. 쥐를 갖고 실험 하면 쥐를 코너에 몰고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면 면역력도 떨어지고 쥐의 두뇌 회전도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의 지적 수준은 행복감을 기초로 했을 때 최대로 발휘될 수 있다. 학교가 현재 불행한 공간이 되고 있는데 불행한 아이들이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일에 구청이 역할을 해야 한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그런 부분에 상당히 의지가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 마을, 구청, 교육청, 서울시가 함께 나서서 학교 분위기를 바꾸고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무언가를 바꿔 나아간다면 학부모들이 같이 동의해줄 것이라고 본다. 

학부모냐, 학보모냐 하는 캠페인도 있다. 부모학교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주로 학교와 아이의 관계로 보는데 사실은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더 근본적이다.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그 아이가 연령대별로 어떤 주기적 변화가 동반되는지에 대해 누구도 그 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부모가 될 수 없다. 옆집 누구 엄마, 누구 아저씨의 얘기를 듣고 우리 아이의 교육 문제를 재단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는 아이들의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부모가 학교에 다녀야 하고 부모가 준비를 갖춰야 한다. 부모학교를 적극적으로 열겠다. 시니어들이 인생 이모작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센터처럼 부모학교를 열 것이다. 같이 어울리고 소통하면 아이가 빗나가거나 옆으로 빠지는 일들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속 학교 프로그램, 전문가를 학교로 파견하는 것, 부모들의 인식 제고사업들을 꾸준히 할 것이다. 

은평구에 위치한 창의인성센터에서 조희연 교육감을 만나서 이같은 제안을 했다. 지역사회 안에 교육복지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지역사회 안에는 다양한 청소년 단체들이나 기관들이 있다. 그것을 하나로 모아서 청소년 복지 계획을 세우자는 것이다. 청소년 복지는 어른의 시각으로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체는 청소년이 돼야 한다. 청소년 참여위원회가 있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애들이 모여서 청소년 사업계획을 스스로 입안한다. 그 아이들이 처음으로 한 것이 서울시 공모에 응해 직업체험박람회 예산 8,000만원을 따와서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미래에 유망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해서 구청 광장에서 개최했다. 지난 4월 했다. 몇 만명이 참여했다. 청소년 주도의 청소년 복지, 교육과 관련된 교육복지협의체를 교육청에서 만든다. 촘촘하게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복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저의 계획이다.

-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구청장과 뜻이 맞는 분들이 많이 당선됐다.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내놓았는데 당시 경기도의 주민들, 학부모들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한다. 이번에 당선된 조희연 교육감도 좋은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분이고 구청장과 뜻도 맞으니까 서울 교육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서울시에 대해 건의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서울시는 재정이 좀 된다. 공적 유발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서울시가 어떤 곳에 선택하고 집중하는지에 따라서 서울시가 얼마만큼 바뀌는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것 중 하나가 학교다. 지금까지 무상급식으로 집중했는데, 서울교육청은 교육감이 바뀌면서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했다. 학교에 집중적 투자를 해야 한다. 그동안에는 시설보다는 사람이었다. 사람이니까 아이들 먹는 것에 집중했다. 무상급식을 시행하니까 보편적 복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학교는 환경이다. 환경 민감도가 제일 높은 세대가 청소년이다. 학교를 가보라.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10분 휴식 시간 동안 아이들이 가서 휴식을 하는 공간이다. 그곳이 불쾌한 환경이다. 누구는 학교가 교도소 같다고도 한다. 

창의인성교육센터는 교육청에서 시범적으로 만들었는데 학교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무대가 있고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학교를 조금만 손을 보니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도록 인성센터가 만들어졌다. 만약 서울시가 학교에 투자하면 아이들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지속가능하게 몇 년 동안 투자를 하겠다고 하면 학교 건축과 관련된 산업이 움직인다. 케인즈 시대의 뉴딜사업일 수 있다. 요즘 같은 불황시기에 골목경제가 돌지 않는다. 학교 건축을 마을 건축과 연계해서 건축 관련 자영업을 하는 분들과 연관시키면 건축 일 하시는 분들, 디자이너, 문화예술 인력들이 학교 건축에 참여할 수 있다. 그렇게 선택과 집중을 하면 백화점식으로 부분 부분을 다 건드리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마을 건축은 도시 재생이다. 서울시는 도시재생기금으로 2조원을 확보해서 서울재생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 학교는 급식 등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박원순 2기에는 학교 자체의 환경 변화에 상당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같은 불황시기에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MB의 청계천 같은 박원순 시장의 작품이 없다고들 한다. 학교를 박원순 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이 바꾸려고 하면 바뀔 수 있다. 그런 성과는 아주 당당하게 얘기해도 되는 성과이다. 우리는 독자적인 재정이 없기 때문에 서울시가 상당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아이디어나 고민들을 나누면서 구체적인 현장에 접근하는 문제와 관련된다고 본다. 서울 동북부 쪽에 구청장 협의회가 있다. 노원, 도봉, 강북, 성북 등이다. 서부에는 그런 협의체는 없나.

생활권역이 서대문, 마포, 은평이다. 같은 생활권이다. 서로 협력을 많이 한다. 100만 정도 도시가 돼야 규모가 형성되니까 급식지원센터를 같이 해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급식 관련 정책 대결 구도로 가면서 시기를 놓쳤다. 가시적인 협의체는 없지만 지금도 서대문구청장, 마포구청장과 항상 가까이 교류를 하면서 ‘문화적 콘텐트를 공유하자’, ‘불광천 주변에서 축제 교류를 해보자’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지난 인터뷰에서 구청장께서 ‘서울의 서북부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 거점이 수색역이 되지 않겠나. 경인선 출발점이 되기도 하고 상암과 연계해서 문화와 콘텐츠가 있는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서북부 시대가 열리면 마포, 서대문, 은평, 고양시까지 연결되지 않겠나 생각된다. 은평 자체의 힘도 중요하지만 인근 지자체와 연계해서 서북부라는 큰 권역으로 접근하는 것은 어떨지 물어보고 싶었다. 

‘선거 때 공약 한 가지 한 가지를 자식을 대하는 마음으로 소중히 하겠다’고 했다. 민선 5기 공약사항들을 얼마나 이행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또 민선 6기에 접어들면서 제시한 공약도 우선순위가 있을 것인데? 

5기 때에는 매니페스토 평가가 98.9%였다. 왜 정확하게 소숫점까지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99% 공약 이행이었다. 1%는 구립보육시설을 2배 하겠다고 했는데 달성 기한이 조금 남아있다. 그게 1% 부족했던 것이다. 나머지는 다했다. 그때 세웠던 공약들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중요한 정책들로 이행되고 있다. 두꺼비하우징, 마이 닥터 클리닉, 주민참여예산제 등은 은평구를 관통하고 있는 정책들이다. 민선 6기 공약은 이전 계획했던 수색역, 혁신파크, 가톨릭병원 등을 가시권에 두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교통 문제는 GTX를 국토교통부가 용역 중에 있고, 연신내를 거쳐서 삼성역까지는 가는 것이다. 서부경전철은 박원순 시장의 플랜이다. 신분당선도 있다. 삼송원흥지구가 들어오면서 통일로를 중심으로 교통 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것들인데 자치구의 독자적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나 중앙정부 힘으로 하는 것이다. 구청장으로 열심히 로비하고 당위성을 중앙에 가서 알리고 촉구하는 일을 해야 한다. 사업을 정상적으로 하는데 최대한 노력해야겠다. 

- 은평구는 서울 부도심이고 교통이 좋은 편은 아니다. 서울 서부시대를 열겠다고 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교통이 잘 트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구청장께서 공약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중앙정부, 지자체가 함께 해서 재임 기간 중에 획기적으로 변화됐으면 좋겠다. 지방자치제도의 한계와 문제점은 여전히 많은 것 같다. 민선 5기에 구정을 펼치면서 이것만은 반드시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계속 논쟁이 되고 있는 보편적 복지의 분담 비율이 있다. 보육과 기초연금은 중앙정부에서 공약한 것이지만 기초지자체 분담금이 영유아 보육료의 경우 16.5%, 기초연금은 13.5%가 된다. 올해에만 기초연금 40억원, 무상보육 30억원 등 70억원이 현재 편성이 되어 있지 않다. 이 상태라면 기초연금 지급을 못한다. 그런 사태에 대해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서울시가 고맙다. 서울시에 대해 우리는 구청의 기초생활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25개 구로 구성되어 있다. 시 따로 구 따로가 아니다. 재정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얘기이지만 시 따로 구 따로인 것이 현실이다.  

박원순 시장이 중간에 와서 어수선한 시기를 보냈다. 오세훈 전 시장 때 중구난방으로 여러 가지 잘못된 정책들이 많아서 수습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비교적 안착을 잘 시켰다. 재정 문제를 깊게 들여다 볼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 항상 재정 분담 문제로 중앙정부와 갈등이 있었다. 급한 불부터 끄자는 심정으로 박원순 시장의 시정에 동의해왔다. 서울시 채무 감축도 이전 이명박 정부와 오세훈 전 시장 때 과도한 개발사업을 한 것에 대한 구조적 해소 차원에서 이해를 해줬다. 이제는 재설계가 필요하다. 지금 서울시 부채는 그렇게 위험한 단계가 아니다. 토지 조성한 것이 미분양돼서 나타난 빚이다. SH공사도 경영상 심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채무 감축을 이제 장기화해야 한다. 4년 동안 얼마 갚을 예정이었다면 앞으로 8년의 계획을 갖고 갚아야 한다. 

우리는 소위 진보 시정을 지향한다. 진보의 정책 방향은 공공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공공의 주도적 역할을 높여서 시장의 잠재력을 높여야 하는데, 팽창 재정 전략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기준재정수요충족도가 100%가 돼야 구청 단위의 기초생활이 보장된다. 공무원들 인건비를 주고 도시의 기본 기능을 충족시킬 수 있다. 취임 전인 2010년 이전에는 수요충족도가 120%가 넘었다. 20%는 구청장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다. 지금은 90%대 초반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기초생활이 되지 않는다. 시비는 구에서 걷어서 올린다. 공용 서울시는 위험 부담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재정을 자치구로 이양해야 한다고 본다. 박원순 시장의 시대적 흐름에 맞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본다. 박원순 시장은 참여연대를 했던 분이고, 시장님이 계속 시장만 할 것도 아니다. 이명박처럼 이상한 방향으로 하면 도시 전체가 이상한 방향으로 빠질 수 있다. 위험 시대이다. 경제적 위험, 안전상 위험시대이다. 분산하는 게 맞다. 현장이 잘 안다. 현장은 구보다는 동, 동보다는 통이다. 시가 비전 등 모든 것을 다 컨트롤할 수는 없다. 현장에 가장 가까운 단위가 즉각적으로 현장에서 행정의 효율을 발휘해서 주민들을 구제해야 한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이다. 일자리가 어디에서 나올 수 있는지를 제일 잘 아는 곳이 자치구이다. 자치구가 일자리 창출을 플렉시블하게 할 수 있도록 적어도 재정적으로 최소한의 기초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의 자치구는 심각한 권리 침해를 받는다. 그렇게 되면 시정도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 박원순 시장과 구청장들께서 자주 이런 현안들에 대해 말씀을 나누실 것 같다. 

때가 되면 한다. 우리는 항상 을의 입장이다. 시장을 만나면 ‘이것 해주세요. 저것 해주요’ 하는 것도 하루 이틀의 일이다. 시장 마인드의 문제가 아니고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이다.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오랫동안 관행으로 해온 것이다. 개혁은 쇳불을 단김에 빼듯이 해야 한다. 시장님 몫이다.

- 재선했으니까 민선 5기 때 가졌던 계획과 플랜을 구체화시키고 실행하는데 역량을 발휘하길 바란다. 지켜보겠다. 끝으로 재선할 수 있도록 지지해준 유권자와 네티즌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전국 자치단체장 중 민선 5기에는 최연소였고, 민선 6기에는 차연소이다. 동작구청장이 한 살 어리다. 나이가 많고 적고는 행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젊음은 젊음 그대로의 매력이 있고, 노련함은 노련함대로의 매력이 있다. 은평구는 젊은 사람을 원했다고 봐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 힘과 용기를 내야 한다. 세상이 어렵고 미래도 암울하고, 젊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지 못하는 사회라 중간세대 입장에서 미안하다. 과거 386들이 치열하게 싸웠던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나 후배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이념적 대립에 의한 억압이나 억눌림 없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그 노력의 결과가 꽃이 피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기성세대를 원망만 할 것인가. 인생의 주인공은 자기이어야 한다. 스스로 바뀌도록 부딪히고 도전해야 한다. 그런 젊음이고 싶다. 행정을 하다보면 그게 안 된다. 말도 조심해야 하고 화합과 화해 모드로 가야 한다. 답답할 때가 많이 있다. 한 측면에서는 누군가가 중재하고 화합으로 이끌어가야 하고, 한 측면에서는 누군가가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각자가 사회에서 처한 역할이 있다는 것을 존중하면서 정치에서 절망만 보지 말고 희망을 찾고자 노력하는 게 어떨까. 은평구가 젊은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네티즌들께서 관심을 가져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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