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와 시민 그리고 시장, 보수와 진보가 어우러져 시민을 바라보는 시정 펼쳐”

▲사진: 이은재 폴리뉴스 기자
▲ 사진: 이은재 폴리뉴스 기자

최성 고양시장은 지난 27일 고양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폴리뉴스 14주년, 폴리피플 5주년 특집기획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최성 고양시장 인터뷰>에서 갖고 “고양형 시민참여 주민자치”에 대한 지론과 6.4지방선거에 대한 소회를 들려주었다.
이날 인터뷰에서 최 시장은 6.4지방선거는 부친상, 화재 등으로 거의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음에도 재선시장으로 당선된 것에 대해 “살기 좋은 1위 도시와 일자리, 자치 등의 성과에서 ‘최성. 고생했구나. 이제 됐어’라는 의미보다는 ‘4년으로는 부족하다. 한번 더 4년의 기회를 줄 테니 고양시를 대한민국 최고의 행복도시로 만들어봐라.’라는 격려성 지지였다고 본다.”며 “저를 선택하지 않으신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고 밝혔다.
또 최 시장은 경기도의 연정에 대해 인위적인 연정은 어렵고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고양시는 ‘고양형 시민참여 주민자치’를 모델로 해서 공직자와 시민 그리고 시장, 보수와 진보가 모두 참여하고 소통하는 화학적으로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시장은  “100만 시민을 바라보는 행정을 펼치니까 어느 당이 됐던 어느 세력이 됐던 정파적이고 시민적인 이익에 반하면 왕따를 자초하는 구조가 있다.”며 시의회가 새누리당이 다수여도 전혀 시정을 펼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최시장은 고양시가 살기 좋은 1위도시로 평가 받은 비결은 공직자들을 철저히 성과에 따라 공정하게 승진하는 인사시스템과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공동성과를 중시하는 TFT를 적극 활용한 것이라며 100번도 넘게 “시정 성과를 공직 인사에 철저하게 반영하겠다. 나를 바라보지 말라. 시장의 구미에 맞는 성과가 아니다. 시민들이 박수 칠 수 있는 시정 성과를 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하는 최성 고양시장 인터뷰 전문이다.

▶이번 재선에서도 과반 이상 득표로 당선됐다. 2010년에는 야권연대의 가장 핵심적인 지역으로 앞서서 모범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됐나. 야권연대가 고양에서 이뤄졌나.
-야권연대는 안됐다. 통진당도 나왔고, 무소속도 나왔다. 게다가 고양터미널 화재사건이 발생하고 그 과정 중 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상을 치르는 바람에 거의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던 최악의 조건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저에게 다시 재선의 기회를 주신 시민들의 뜻을 생각해봤다. 4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가족들보다 더 시민들의 안전, 행복, 건강을 위해 올인 해 왔고, 그런 열정과 진정성을 다수 시민들이 믿고 한번 더 기회를 주신 거 같다. 우스갯소리로 ‘잘할 때까지 더 해봐라’ 라는 마음 아니겠나? 시민들께 감사 드린다.
살기 좋은 1위 도시와 일자리, 자치 등의 성과에서 ‘최성. 고생했구나. 이제 됐어’라는 의미보다는 ‘좋다. 의미가 있지만 4년으로는 부족하다. 한번 더 4년의 기회를 줄 테니 고양시를 대한민국 최고의 행복도시로 만들어봐라. 기대해보마’라는 격려성 지지였다고 본다.

제게 남은 고민은 ‘저를 선택하지 않은 분들이 왜 저를 선택하지 않았을까’이다. 제가 펼쳤던 시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가? 그분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를테면 조금 더 전통적인 방식의 개발에 대한 향수나 기대가 있던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의 비판 목소리를 더 경청하려고 한다. 대한민국호가 세월호로 인해 보수와 진보로 찢겨져 있고 어르신, 청소년 등 세대별로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 지역적으로 아직 화학적 결합이 되지 않고 있다. 고양시는 최고의 고양형 시민참여 주민자치 모델을 만들고 싶다. 오늘도 조찬을 하면서 직원들과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고양형 시민참여 주민자치 모델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런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야당과 연합협의체를 발족했는데 시장님은 꼭 현재 새누리당 차원을 떠나서 시민협의체 모델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
-고양시는 야5당 단일후보를 민선 5기 때 경험했다. 야5당과 시민사회가 단일화해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역사와 철학을 가진 분들과 1~2년 넘게 정책 공유를 하고 시정에 공동참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새누리당을 포함한 보수 쪽도 100만 시민의 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끌어안아야 한다. 이 문제를 4년 동안 풀면서 내놓은 것이 ‘고양형 시민참여 주민자치’이다. 핵심은 보수, 중도, 진보가 아우러지는 것, 정파를 초월하는 것이다. 공직자와 시민, 시장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경기도 남경필 지사의 연정은 의욕과 목표는 좋지만 이념적, 정책적, 가치적, 시정운영에서 있어서 아무런 경험이 없는 연합체가 너무 과도한 목표를 설정하고 정치적으로 풀어갈 경우 위기가 오는 것이다. 남 지사가 갖는 개인적인 여러 가지 실수와 아픔들이 있고, 각 정파간 이해관계가 달라질 때 외적 충격이 오거나 장애물을 만나면 상당히 어려워진다. 그것이 잘 되면 좋겠지만 실패로 귀결될 때 그 후유증이 너무 크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연합이 아니라 시민들의 안보, 개발 등 보수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보수층과 삶의 질과 사회적 약자, 복지를 중요시하는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층과 합리적인 중도 개혁 보수가 아우러지면서 시정 참여를 이루어내는 것이다.
고양시 의회는 제가 소속된 새정치민주연합이 과반을 차지했다가 두 분이 무소속이 되면서 새누리당 의원이 의장이 됐고, 다수 상임위원장이 새누리당 소속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큰 문제 없이 시정이 가는 것은 100만 시민을 바라보는 행정을 펼치니까 어느 당이 됐던 어느 세력이 됐던 정파적이고 시민적인 이익에 반하면 왕따를 자초하는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참여자치제에 개인의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인가. 아니면 시민단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나.
-다양하다. 시정주민참여위원회라고 고양시의 최고 자치적 기구는 각 정당, 시민사회단체를 대변하는 분들이 두루두루 참여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는 아니다. 약간의 묘수가 필요하다. 시민참여단, 시민감사단을 꾸릴 때 ‘원하는 분 오십시오’라고 하면 A사업에는 보수 쪽이 쏠려있고, B사업에는 특정 정파가 관심이 있어서 대거 오면 나중에 누구를 위한 환경사업이고 주민자치사업이냐는 부분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인선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도 중도, 보수, 개혁으로 세력간 안배를 한다. 지금도 참 어렵다. 진보적인 단체 분이 오면 ‘종북’이 꼭 나오고, 보수적인 분들이 모여서 하면 시장 입장에서는 아슬아슬하다.
흥미로운 것은 아주 과격했던 투사형 시민운동가들이 기존의 보수적인 주민자치위원들과 얼마나 잘 지내는지 모른다. 시민사회단체에서만 운영하는 아주 개인적인 주민자치 프로그램에 보수를 자처하는 위원들이 ‘선생님, 멘토님. 이것 좀 가르쳐주십시오’ 한다. 공직자와 시민사회도 초기 2년 동안에는 시민사회 분들이 ‘공직자들 제발 좀 빼라’ 했고, 공직자들은 ‘시장이 왜 저렇게 위험한 사람들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금은 중요한 사업을 할 때가 되면 자기들끼리 소주잔을 기울이고 묘수를 만들어내서 나중에 전국 지자체 최우상을 같이 받고 있다. ‘언제부터 두 분이 그렇게 친했습니까’하고 웃으며 묻는다. 그러면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죠’라고 한다. 놀라운 변화다.

▶자치현장에서 공직자와 시민, 보수와 진보가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거버넌스인 거 같다. 고양 거버넌스가 꽃 피고 있다.
-내일 국회에서 지방자치 관련 학회 세미나가 있다. 제가 특별히 초청돼서 기조강연을 하게 되어 있다. 고양형 시민참여 주민자치 모델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왜 고양형이라고 하는가? 다른 지자체를 보자. 어떤 특정 지자체를 지목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지자체의 수장은 똑똑하고 저보다 자치 마인드가 뛰어나다. 그 분을 존경하고 대단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무엇이 다르냐? 훨씬 뛰어난 100만 시민이 있다’고 했다. 영혼 없는 철밥통이라고 하는 공직자들이 시민단체, 보수적인 단체와 머리 맞대고 일을 왜 하겠나? 승진과 연결된다.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도입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 승진이 다 되어 왔다. 주민자치 전국 1위 한 과장이 국장으로 승진됐고, 일자리 창출을 시민들과 함께 만든 국장과 과장들이 다 승진했다. 부서로 갈 때 과거 인사는 ‘A주무관 B로 가. 짐 싸’, ‘한직인 어디로 가’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본인들이 희망보직을 한다. 일례로 학창시절에 학보사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공보실에 가서 소식지를 만들고 싶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취미라서 공보실에 가서 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다 발탁이 된다. 직원들이 ‘나는 어디로 가지’라고 눈치보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다. 이 숨은 비밀은 다른 데에서 흉내내기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2,500명의 공직자를 아주 공정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묘수는 부서간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다. ‘성과를 내는데 집착하지 말라’, ‘공동 성과를 내라’, ‘TF를 구성하라’고 강조했다. 고양시 민선 5기에 꾸려진 TF가 적어도 500개는 될 것이다.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했다. 왜 그러냐 하면 부서에서 필요에 의해 만든다. 꽃 박람회를 하면 모든 부서가 다 달려든다. 그리고 우리 간부회의에는 문화재단, 도시관리공사, 진흥원, 자원봉사센터 산하 기관장들이 다 들어온다. 점심 때 가까운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저쪽에 몇몇 기관과 부서가 모여서 밥을 먹는다. ‘무슨 일입니까’라고 하면 ‘앞으로 사업에 대해 같이 논의한다’고 한다. 식사를 하고 저녁에 소주 한잔을 하는 것이다. 답은 이것이다. 이 인간적인 신뢰와 소통, 네트워크가 중요한 것이다. 협조공문 만들어서 의견 여부를 묻는 것은 죽어있는 협의이다. 고양시는 이것이 최고로 이뤄진 것이다.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고양형 지방자치의 현실이다.

▶옛날에는 공직자와 시민사회가 친하면 비리가 발생했다. 그래서 만나면 감사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그런 문제점들은 어떻게 극복했나.
-완전히 다른 것이다. 우선 지금까지 100번도 넘게 ‘시정 성과를 공직 인사에 철저하게 반영하겠다’고 했다. 어제 시의회에서도 말했고, 완벽히 실천했다. ‘나를 바라보지 말라. 시장이 좋아하는 것, 시장의 구미에 맞는 성과가 아니다. 시민들이 박수 칠 수 있는 시정 성과를 내라’고 했다. 그러나 공직 본분을 망각해서 청탁, 뇌물수수, 여러 가지 문제가 나오면 가차없이 옷을 벗기고 징계를 했다. TFT는 시민 권익을 중요시 하는 쪽으로, 집단 민원이 발생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이권 유착이 되면 옷을 벗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 얘기를 들어보면 ‘가만 안 둬’라고 하고 가만히 뒀다. 고양시는 민선 5기 때 발견 즉시 직위해제나 징계했다. 어지간히 간이 부은 분이 아니면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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