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 첫 반응은 “의원 각자가 판단, 드릴 말씀 없다” “야당도...”

사진 출처 새누리당 홈페이지
▲ 사진 출처 새누리당 홈페이지

“앞으로 어떤 경우라도 우리 당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를 우리는 열지 않겠다”(2014.8.20 관훈토론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방탄국회에 동조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검찰의 체포의 총알은 피할 수 있어도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나 법의 시선을 피할 수는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절차에 당당히 임해야 방탄국회 비판을 듣지 않을 것이고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2014.08.21 당 최고위원회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누리당 지도부의 “방탄국회는 없다”는 이같은 공언은 지난달 19일 밤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롯해 130명 의원 전원의 명의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방탄국회’ 논란이 일자 이같은 비판 발언을 일제히 내놓은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당시 임시국회를 소집한 사유는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세월호 특별법, 국정감사 분리 실시 관련 법안, 안산 단원고 3학년생의 대학특례입학 관련 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검찰이 입법로비 청탁과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신계륜·신학용·김재윤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이 뒤따랐다.

비판 여론 의식한 김무성 “죄송, 비난 달게 받겠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 나와...

새누리당 지도부가 새정치연합 비판에 열을 올리며 “방탄국회는 없다”고 큰소리를 땅땅 쳤지만 3일 오후 철도 부품 제작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예상을 깨고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그 같은 약속이 허언이었음을 입증했다.

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에서 총투표 수 223표 가운데 찬성 73표, 반대 118표, 기권 8표, 무효 24표로 부결됐다.

새정치연합의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서 “방탄국회”라고 총공격을 가했으면서 같은 당 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자 총 단결해 부결시켜 버린 것이다.

특히 김무성 대표는 그동안 ‘보수 혁신’을 줄기차게 강조해왔고 7.30재보궐 선거에서도 ‘혁신작렬’이라는 기치로 선거운동을 벌였었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에 대해 새누리당의 첫 반응은 또 한 번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었다.

김무성 대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방문한 자리에서 송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의원 각자가 판단한 문제에 대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는 첫 반응을 내놨다.

김 대표는 체포동의안 부결 배경에 대해 “국회의원의 특권이었던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우리가 내려놓겠다고 했고 이미 세 분의 동료의원이 구속됐다”며 “전혀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는 상황에서 구속 수사를 해야 하느냐는 본인의 호소에 의원들이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반대·기권·무효표가 150표에 이른 것을 거론하며 체포동의안 부결에 새정치연합도 일정 부분 동조를 한 것이라며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본회의장에 재석한 새누리당 소속 136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했다고 하더라도 150표에는 훨씬 미달한다”면서 “일방적으로 우리당에 모든 비난을 퍼붓는 것은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반응은 지난 2012년 7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이한구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물론 당시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다.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김무성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저께 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됨으로써 국민적 비난이 비등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그 비난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한편,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송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야당의 '이탈표'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이 따가운 시선을 보이는 것에 대해 저희도 반성을 한다"며 "어떻게 됐든 죄송한 생각을 갖는다"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은 트위터에 "체포동의안 부결은 부끄러운 일이며, 방탄국회를 비난하던 새누리당이 방탄국회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면서도 "우리 당에서도 일부 부결에 가세한 것으로 보이니 할 말이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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