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가 미국 워싱턴에서 회동하고, 북핵문제를 포함해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내 미국인 억류자 문제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 입장을 촉구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과의 9일(현지시간) 회동과 관련해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양국이 북한문제와 관련한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황 본부장의 이번 방미가 북한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으로 추진키 위한 미국과 한국의 밀접한 공조와 지속적인 노력을 반영한다”면서 기존의 북한의 선행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한미 간의 북핵 공조원칙에 대해 재확인했다.

황 본부장은 회동 직후 현지 취재진들에게 “한미 양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북한의 전향적 조치를 촉구했다”면서 우리 쪽의 남북고위급 접촉 제의에 북한이 응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은 이산가족상봉과 북한 내 억류 미국인 석방 등 인도적 문제에서도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한미 양측이 북한 내 미국인 억류자 문제를 북한 핵문제와 함께 다룬 부분은 ‘인도적 문제’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이례적이었다. 양국은 지금까지 인도적 사안에 대해서는 북핵문제와 결부하지 않으면서 처리하던 과거의 사례와는 달리 북핵문제와 결부된 사안으로 논의돼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새누리당은 한미 양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과 관련해 “(한미 수석대표들이) 북한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인권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은 우리 정부가 이미 제안한 제2차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에 성의 있는 답변과 함께 진정성을 가지고 회담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현안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는 9일 정권수립 66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남북관계 개선만이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헤아리기 바란다”고 덧붙였다.